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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준

'클래식 카'들에 혼이 빠지다 지난 일요일 캘거리 마라톤에서 달리기를 마치자마자 고속도로를 타기에 앞서 길가 팀 호튼스에서 아침 뚝딱 먹어치우고, 3시간여 달린 끝에 점심 무렵 에드먼튼 남쪽의 중국집 '원정각'에 다달아 짜장면 점심을 먹고, 이른 오후, 새알밭 집으로 막 향하던 길이었다. 동네에서 가장 큰 쇼핑몰 단지인 '새알밭 센터' (St. Albert Centre)의 주차장이 사람들로 빼곡한 게 눈에 띄었다. 뭐지? 클래식 카 (빈티지 카) 전시회가 막 열리는 참이었다. 피곤한 것도 잠시 보류하고 차를 돌렸다. 작년에 성준이에게 저 행사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게 걸리던 참이었다. 뒤늦게 어딜 가는지 알게 된 성준이는 차에서 내리기도 전에 혼이 반 넘어 나갔다. 클래식 카아!!! 새알밭에 이렇게 사람이 많았었나 싶을 정도로 행사.. 더보기
2004년 1월 베이뷰 뮤즈 시절 더보기
2003년 12월 토론토: 동준이의 종강, 눈, 만화, 아내의 생일 동준이의 '종강' | 2003/12/19 10:53 12월. 모든 것을 정리하는 달입니다. 오늘 동준이가 다니는 널서리스쿨인 '예쓰아이캔'에서 일종의 '책걸이'격인 잔치가 열렸습니다. 세어 보니 모두 16곡. 맨 끝에 잇달아 부른 '올드 랭 사인'과 '오 캐나다'를 빼곤 모두 크리스마스 노래들이었습니다. 돌아오는 길. 동준이가 할아버지를 아주 좋아합니다. 아주 먼 훗날. 동준이가 이 사진을 보고, 할아버지를 알아볼 수 있으면, 그래서 고마워 하고 그리워했으면 하고 바랍니다. 영과 에글린턴 교차로 근처, 학교가 있는 랜리 골목길을 걸어나오는 중입니다. 벽 | 2003/12/20 03:48 안방이 동준이 방입니다. 동준이 치료사들이 와서 이런저런 놀이며 교육을 하자면 아무래도 공간이 많이 필요했습니다. 사진.. 더보기
동준이의 발렌타인 데이 선물 한국도 떠들썩할테지만 여기서도 예외는 아니다. 발렌타인 데이. 아무리 그럴듯한 연원을 갖다 붙이고 미화하려 해도, 결국 그 뿌리는 '도저한 상업주의'에 있음을 부인할 수 없는 까닭에, 나는 이 날이 영 마뜩찮다. 화이트 데이? 그건 아예 끄집어내지도 말자. '도저한 상업주의'라고 할 수 있는 이유는 이 맘때가 그런 때임을 광고 전단지들이 먼저 알려주기 때문이다. 일단 이번 주말 동안 온갖 술이 다 세일이다. 맥주, 양주, 와인, 샴페인... 또 돌연 보석이며 장신구를 파는 가게들의 전단지가 추가된다. 싸랑하는 그녀에게 바치시라...운운 하면서. 집에 텔레비전이 있었다면 그곳에서 먼저 발렌타인 데이가 멀지 않았음을 지겹도록 주입 받았을텐데, 그런 짜증을 덜게 된 것이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사람.. 더보기
동준이 이야기...아빠의 와와 시절 눈에 밟히는 얼굴 아빠가 씁니다. 자정이 넘었습니다. 오늘 커피를 좀 많이 마신 데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잠을 잔 게 '독'이 된 모양입니다. 이리 뒤척 저리 뒤척, 한 시간 넘게 잠을 청하다 결국 다시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렇게 뒤척일 때마다, 아내와 동준이 얼굴이 자꾸만 눈에 밟혔습니다.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내가 지금 잘하는 건가.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가치가 있는 걸까. 여러 생각, 의문, 가정 따위가 머릿속을 지향없이 날아다녔습니다. 동준이가 많이 보고 싶습니다. 떠나올 때, 한 번이라도 제대로 꼭 안아주고 올걸, 하는 후회가, 자꾸만 마음에 걸립니다. 아래 사진은 일요일 아침, 아내가 찍은 것입니다. ☆ # by kngdol | 2004/12/10 아까운 세월 아이들 크는 속도는 .. 더보기
LSD...그리고 눈썰매 타기 일요일. 날씨는 두 주 가까이 푸근하다. 낮 기온이 영상을 가리키는 이런 날씨의 겨울이라면 정말 살 만하다. 오늘은 좀 길게 뛰는 날. 오는 4월에 있을 '새알밭 텐 마일러' (16km)의 코스를 뛰어보려다 몇몇 보도 위의 눈이 아직 제대로 치워지지 않은 것을 보고 생각을 바꿨다. 미처 생각해둔 코스가 없어 이리 돌고, 저리 돌고, 저쪽으로 내려갔다가, 다른 쪽 눈밭 길을 좀 달렸다가, 하면서 11마일 (약 19km)을 채웠다. 그렇게 이 골목 저 골목 다니다가, 동네 언덕에서 눈썰매 타는 아이들을 보았다. 잊고 있었다. 그래 저런 언덕이 있었지! 집에 돌아오자마자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언덕으로 갔다. 그리곤 신나는 미끄럼, 미끄럼. 작년만 해도 언덕이라면 질색을 하던 동준이도, 올해는 웬일인지 순순이.. 더보기
기도하는 마음으로... Fingers crossed | 2005년 7월 20일 오전 10:01 동준 엄마가 찍은 이 사진을 볼 때마다 피식피식 웃음이 납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자꾸 웃음이 납니다. 동준이의 손가락 때문입니다. '아빠가 물놀이를 허락해주기를!' 하는 의도에서 손가락을 그렇게 한 것인지, 아니면 '아빠가 설거지를 빨리빨리 끝내고 좀 비켜줬으면~!' 하는 바람에서 그렇게 한 것인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참 재미난 장면입니다. 올 여름 들어 MNR 인터뷰만 네 번이나 했습니다. 오늘 수세인트마리에서 한 것까지 쳐서 그렇습니다. 내일도 인터뷰가 있습니다. 피터보로인데 거리가 너무 멀어 전화로 합니다. '인터뷰라도 좀 해봤으면!' 하고 바라던 과거를 생각해 보면 많은 발전이라 할 만하지만, 막상 인터뷰를.. 더보기
트럼펫을 부는 고니 그런디 호수 (Grundy Lake) 캠핑 | 2005년 5월 17일 오전 11:17 영어 사전을 찾아보니 재미딱지 하나도 없게시리 그냥 '북미산 흑고니'라고 번역해 놓았습니다. 영어로 된 보통 이름은 트럼피터 스완, 말 그대로 트럼펫을 부는 고니, 혹은 트럼펫 소리를 내는 고니라는 뜻입니다. 그 우는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는다면 누구라도 아하~ 할 겁니다. 지난 주말 토론토에서 북쪽으로 300km쯤 떨어진 그런디 호수(Grundy Lake)로 캠핑을 갔다가 이 트럼펫 고니를 만났습니다. 혹시? 하면서도 그 생김새가 하도 와와(야생 거위)와 흡사해서, 캐나다 거위(Canada Geese)가 아닌가 했습니다. 그러나 그 유별나게 우렁차고 공명이 긴 울음소리가 계속 마음 한 구석에 '혹시?' 하는 의심을 끝.. 더보기
동준이 와와에 가다 동준이 와와에 가다 | 2005년 3월 14일 오전 10:40 집을 나선 것이 아침 9시10분쯤. 와와에 닿은 시각은 7시30분. 꼬박 10시간이 넘는 운전. 그러나 크게 지루하거나 피로하다는 느낌 없이 무사히 와와에 닿았다. 역시 혼자 하는 운전보다는, 누군가 함께하는 사람이 있는 게 훨씬 더 낫다. 아내와 동준이게는 초행. 와와까지 갈 것도 없이, 69번 고속도로를 탄 것이 처음이다. 패리사운드, 서드버리, 웹우드, 에스파놀라, 블라인드리버, 스패니쉬, 쎄살론, 아이언브리지, 브루스 마인스, 엘리엇 레이크, 에코베이, 수 세인트 마리, 그 사이사이로 지나쳤던, 미처 그 이름조차 기억해낼 수 없는 수많은 마을들. 10시간 넘는 운전 동안, 별 떼도 쓰지 않고 얌전히 앉아 버틴 동준이가 누구보다 대견하다.. 더보기
옛날 옛날에.... 동준이는 1998년 12월7일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예정일보다 일주일이나 더 엄마 뱃속에서 꾸물거린데다 강북삼성병원에 가서 유도분만 주사를 맞고도 당최 나올 생각을 안해 결국 엄마는 마취주사를 맞고 수술을 해야 했습니다. 동준이가 뱃속에 있을 때 엄마 배가 무척 커서 쌍둥이가 아니냐는 소리를 많이 들었지요. 동준이는 몸무게 3.71kg에 키가 54cm인 건강한 아기로 태어났습니다. 수술실에서 실려나온 엄마에게아빠는 "우리 아기 건강해. 엄청 쎄게 운다. 정말 이뻐"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수술한 곳이 아파서 잘 걷지 못했기 때문에 엄마는 이튿날까지 바로 몇십발짝 떨어진 곳에 있는 신생아실로 아기를 보러가지 못해서 무척 속상해 했습니다. 결국 이틀만에 신생아실 창밖으로 아기를 보러갔죠. 다른 아기들이 모두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