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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벌 잡는 덫 집 뒤꼍 창고에 벌집이 생겨 골치다. 창고의 한쪽 문 안쪽에 생긴 벌집을 발견한 것은 2주쯤 전이다. 벌 잡는 살충제를 사다뿌려 벌을 죽이고 그 벌집도 긁어내 없어버렸다. 그리고 혹시나 싶어 그 곁에 벌을 잡는 덫을 놓았다. 투명한 플라스틱 통 안에맥주 한 병을 - 아까워라! - 붓고 걸어놓으면 그 통 아래로 난 구멍으로 벌이나 파리가 냄새를 맡고 들어온다. 문제는 한 번들어오면 못 나간다는 것. 어제 또 한 번 벌과의 전쟁을 치러야 했다. 창고의 다른 쪽 문 안쪽에 생긴 벌집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을 어제 깨달았기때문이다. 또다시 살충제 한통을 사다 뿌리고, 벌집 긁어내고... 그리고 2주 동안 매달려 있던 벌덫을 확인하고는 기절하는 줄알았다. 벌들로 꽉 차 있었다. 개중에는 쉬파리 똥파리도 몇 마리.. 더보기
우드척 우드척(Woodchuck)이라는 동물이다. 사전에 보면 간단히 '북미산 마멋'이라고 돼 있고, 다시 마멋을 찾아보면 '마멋(땅을 파고 구멍에 사는 설치(齧齒)류의 동물)'이라고 나와 있다. 본래 들판이나 강가에 사는 것으로 돼 있지만 사람들의 터전이 점점 더 그들의 서식지를 잠식하면서 종종 민가의 뒤뜰에도 출몰한다고 한다. 딸기, 사과, 홍당무 등이 주식. 우리집 뒤뜰의 딸기가 다 사라져서 들토끼 소행이라고 이를 갈았는데, 알고 보니 이놈이었던 모양이다. 꼬리까지 더한 몸길이는 46~66cm로 꽤 큰 편이다. 몸무게는 1.8~5.4kg. 느림이 굼뜨고, 겨울에는 동면을 하는데 동면중에는 호흡 간격이 6분(6'초'가 아니고)당 한 번이란다. 참 신기한 동물이다. 엊그제 이 녀석을 보고, 딸기 도둑 맞은 것.. 더보기
중국젠데 별 수 있나! 중국젠데 별 수 있나...중국제가 그러면 그렇지...아무튼 중국제는! 물건을 사 와서 너무 쉽게 고장나거나, 쓰기도 전에 조립 과정에서 작은 부품이 부러지거나, 딱 맞아야 할 곳에서 어긋나 맞출 수 없다거나, 그럴 때마다, 짜증내며 내뱉는, 혹은 속으로 혀를 끌끌 차며 하는 소리다. 하여간 중국제는...! 어제는 캐네디언 타이어에서 온라인으로 산 농구대를 조립했다. 예상보다 훨씬, 정말 훨씬 더 긴 시간과 힘과 땀과 인내가 요구되는 작업, 이라기보다는 막노동에 가까운 일이었다. 당연히 맞아야 하는 나사못이나 연결 막대는 망치로 땅땅 때려야 겨우 들어갈 정도로 잘 정렬되지 않았고, 농구대 받침대의 바퀴 양 옆에 끼우는 마개 중 하나는 아예 처음부터 주물이 잘못되어 쓸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그 작은 마개 .. 더보기
이러다 죄 받지... 냉장고가 퍼졌다. 집 살 때 함께 포함된 가전제품중 하나로, 쓴 지 10년쯤 된 월풀(Whirlpool) 제품이었다. 어제부터 냉기가 돌지 않아 설마 설마 했는데, 오늘 아침이 되자 그 사실이 명백해졌다. 냉장고 음식을 서둘러 지하의 냉동고와 김치냉장고로 옮기고, 사람을 불렀다. 그 사람, 한 시간쯤 뚝딱뚝딱 문제점을 찾아보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압축기(Compressor)가 나갔으니 그를 가느니 차라리 이 참에 새 냉장고를 사란다. 컴프레서 바꾸는 데 드는 비용이 4, 5백불이고, 그냥 쓸 만한 냉장고 사는 비용이 그 비슷하단다. 전자제품들에서 이런 현상이 자심하다. 부품 바꾸는 비용과 제품을 통째로 바꾸는 비용이 엇비슷한 이 기괴한 현상. 아무런 문제도 없고 작동도 잘하지만 2년 쓰다 계약을 .. 더보기
에헤헤~헤, 에헤헤~헤, 에헤헤헤헤... 어릴 때 딱따구리 '우디 우드페커'를 참 좋아했다. 나중에 어른이 되어 다시 보고 폭력성이 좀 지나치다 싶기도 했지만, 그래도 우디는 여전히 참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토론토의 다운타운, CN타워와 야구장인 로저스센터 (구 스카이돔), 농구/아이스하키장인 에어캐나다 센터 등이 모여 있는 곳에 가면 이 우디, 는 아니지만 그와 '동족'인 딱따구리 두 마리를 만날 수 있다. 만화속 우디는 이른바 '도가머리 딱따구리' 혹은 '붉은 북미산 딱따구리' (Pileated Woodpecker)라고 부르는 딱따구리인데, 만화에도 나온 대로 빨간색 머리가 아주 멋쟁이인 새다. 임학을 공부하고, 그 분야에서 잠깐 일을 할 때, 두어번 이 도가머리 딱따구리를 직접 보았다. 정말 예쁘고 매력적이다. 솔직히 말하면 만화속 우디보.. 더보기
돈 긁는 비정한 손? 오늘 요크데일 쇼핑 센터에 잠깐 들를 일이 있었다. 이 쇼핑 센터는 아마도 캐나다 전체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앨버타주의 에드먼튼에 있는 쇼핑 몰이 최대라고 하는데 가본 적이 없으니 그냥 짐작만 할 뿐이다. 요크데일 쇼핑 센터는 그 규모뿐 아니라 파는 물건의 가짓수, 또 이른바 '명품'으로 일컫는 사치품을 다루는 가게의 종류와 숫자에서도 압도적이다. 주차장이 축구장 몇 개를 더한 것만큼 너른데도 차 댈 데를 찾기가 쉽지 않다. 크리스마스 같은 연휴 무렵에는 주차 공간 찾는 것은 고사하고 그 쇼핑 센터로 들어가기조차 쉽지 않다. 쇼핑 센터로 빠지는 길목의 고속도로가 미어터진다. 정말 '악' 소리 날 정도. 나는 아예 범접할 엄두조차 안낸다. 평일이라 비교적 한산(하다지만 여.. 더보기
블래카웃, 블랙아웃, 정전! 정말 혼잣생각이다. '정전'이라는 말보다 'blackout'이라는 말이, 내게는 더 실감나고 겁나게 들린다. 그 'blackout'도, '블랙아웃'이라고 한글의 외래어 표기식을 따르기보다 실제 발음나는 대로, '블래카웃'이라고 말하면 더 으시시하다. 그냥 그렇다. 오늘은 어제 최고 기온을 1도 경신했다. 어제는 35도, 오늘은 36도였다. 습도를 고려한 체감온도는 무난히 40도를 넘어섰다. 따가운 햇볕이 절절히 실감된다. 뉴욕 곳곳에 정전 사태가, 아니 국지적인 '블래카웃' 사태가 일어났단다. 지난 2003년의 재판이 또 나오지 않을까, 은근히 걱정된다. 북미 지역의 에너지 공급 능력이, 그 수요를 제대로 쫓아가지 못한 지는 벌써 몇 년 되었다. 절전합시다, 이용량이 급증하는 시간대에는 가능하면 에어컨을.. 더보기
명품 잔디깎이 기계 '가데나 아큐' 아내와 나는 '가데나' (Gardena)라는 독일 회사의 제품들에 유난한 호감을 갖고 있다. 잔디밭 물뿌리개, 전정가위, 좀더 굵은 가지를 치는 또다른 가위, 차나 집 벽을 청소할 때 쓰는 권총형 물뿌리개 등이 다 가데나 제품이다. 가데나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제품들에 하늘색과 주황색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디자인이 - 적어도 우리에게는 - 다른 회사 제품들보다 더 뛰어나다는 점도 한 특징이다. 위 사진에서 보는 잔디깎이 기계 (Lawnmower)는 지난해 늦가을, 아내가 홈디포에 들렀다가 매장 전시용으로 나온 것을 할인해 집어온 것이다. 이름이 아큐(Accu)이다. 지난해는 일단 '전시'만 하고, 올해부터 캐나다 지역에 본격 판매하기 시작했다. 모양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여느 전동 론모우어와는.. 더보기
TV를 끊다! 저로서는 중대한 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TV 끊기. 믿어지십니까? 아내로부터 '테돌이'라는 별명을 들을 만큼 TV에 붙어살아 왔는데 TV를 끊다니... (또다른 별명은 '리돌이'입니다. 리모콘을 갖고 전채널을 매 5, 6분 간격으로 훑어대니까... 흐흐). 그런데 어쩌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돼버렸습니다. 처음에는 케이블TV 채널 수를 반으로 줄였는데, 그러고 보니 제가 즐겨보는 스포츠 채널 셋 중 둘이 빠져버렸고, 결국 그 재미가 시들해진 데다, 갑자기 새롭게 관심이 불붙기 시작한 클래식 음악 듣기가 겹치면서 TV의 우선순위도 자꾸 밀리게 됐습니다. 그러다 어느날 문득 생각해 보니 지난 한 주 동안 TV 본 게 채 한 시간도 안되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아내한테, "우리 케이블TV 끊어버릴까?"라고.. 더보기
아름다운 레드버드 요 몇 주 동안, 틈만 나면 근처 '휘트니 블락' (Whitney Block, 아래 사진) 앞에 서 있는 나무를 보러 갔다. 내가 일하는 온타리오 주정부 건물들에는 무슨무슨 '블락'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맥도날드 블락, 퍼거슨 블락, 모왓 블락, 그런 식으로... 휘트니 블락은 그 중에서도 여러 부처의 장관, 부장관 사무실이 입주한 곳이다. 그 앞에는 레드버드(Redbud, Cercis canadensis)라는 관목 한 그루가 서 있는데, 그 종명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캐나다의 토종 식물 중 하나이고, 이맘때 살짝 피우는 꽃이 퍽이나 예뻐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 받는다. 요 몇 주간 휴식 시간이나 점심 때마다 휘트니 블락에 들른 것도 그 꽃 피는 과정을 훔쳐보기 위해서였다. 이 나무에 붙은 별명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