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타프 말러 썸네일형 리스트형 설/패밀리데이 올해는 우연히도 한국의 설과 BC의 '가족의 날' (Family Day) 연휴가 겹쳤다. 캐나다의 모든 주들에서는 매년 2월 셋째 주 월요일을 가족의 날로 정해서 토일월 사흘을 쉬는데, 유독 BC만 한 주 빨리 '긴 주말'을 난다. 다른 주들과 같이 셋째 주로 통일하는 게 여러모로 편리하고 사리에도 맞지 않느냐는 말이 많았는데, 올해만 놓고 보면 한국인과 중국인 처지에서는 고마워해야 할 우연이 된 셈이다. 설은 북미에서도 점점 더 많은 주목을 받아간다. 그 공로의 9할은 중국인들에게 있다. 영어권에서 설의 동의어가 'Chinese New Year'로 사실상 굳어진 것도 그러한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내 동료들 중에 퍽 사려깊은 한두 사람은 일삼아 Chinese라는 단어 대신 Lunar라는 말을 써서, '.. 더보기 성준이 생일, 그리고 말러 분주하게 보내면 심지어 주말조차 제법 길다고 느껴진다. 이번 주말이 그렇다. 다른 주말에 견주어 일이 많았다. 금요일 (6월12일)은 성준이의 여덟 번째 생일이었다. 실상은 birth'day'가 아니라 birth'week', 심지어 birth'month'처럼 여겨진 6월의 둘째 주였고, (5월 중순부터 지속된) 한 달이었다. 나이가 들수록 세월의 흐름에서 가속도를 느낀다는데, 어린 시절에는 그 반대의 인상을 같는 것 같다. 감속도, 혹은 아예 시간이 멈추어 있는 듯한 답답함. 왜 이렇게 시간은 더디게 흐를까? 조촐하게 촛불 끄고 케이크 자르는 '예식'을... 성준이 옆에 놓인 레고 '아이언맨'은 생일선물. '헐크 버스터 스매쉬'를 사달라고 노래를 부른 게 벌써 여러 달 전이었다. 나는 자주 그 이름을 헷.. 더보기 말러 교향곡 2번 '부활'을 보고 듣는 재미 토요일 아침 10시, 독일 베를린의 필하모니 홀에서 연주된 베를린 필하모닉의 말러 2번 '부활'을 '라이브'로 감상했습니다. 정말 좋았습니다. 제 성화에 아내도 옆에 앉아서 중반 이후를 함께 봤습니다. 말러의 음악을 다 좋아하지만, 그 중에서도 2번을 특히 더 사랑합니다. '다 좋아한다'라고 말하긴 아직 자격 미달이긴 합니다. 8번 '천인 교향곡'과 '대지의 노래'는 아직 그 진가를 제대로 느낀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죠. 멀지 않아 그 음악들에도 깊이 들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만... 베를린 필의 상임 지휘자인 사이먼 래틀의 말러 연주를 다 감상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2번은 래틀의 장기라고 할 수 있죠. 그가 지휘자의 길로 들어서게 된 계기도 어렸을 때 2번 연주를 보고 깊이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 더보기 MTT-SFO의 말러 7번 SFS는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의 줄임말, MTT는 1995년부터 그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마이클 틸슨 토마스'의 줄임말이다. 둘의 관계가 10년 넘게 지속된 데다 그 결과물 또한 상품(上品)이다 보니, SFS/MTT는 마치 한 단어처럼 여겨질 때가 많다. 이들의 최근 말러 연주 (심포니 7번)가 지난 2월11일 열린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상 두 개를 가져갔다. '최우수 클래식 앨범' 부문과 '최우수 오케스트라 연주' 부문의 상이다. 미국에서 주는 상, 미국의 오케스트라가 받은 게 무슨 대수랴 싶기도 하다. 그러나 이들의 수상에는 다소 눈물겨운 바가 있다. 이들의 음반이 그 잘난 EMI나 데카, 도이체 그라모폰 같은 거대 음반사의 도움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돈 많은 음반사들, 오케스트.. 더보기 ‘그때 그대로’ 정격음악 거장 로저 노링턴 겁없는 아마추어-대가 경지이른 프로 지휘자 | NEWS+ 1997년 9월18일치 베토벤의 교향곡들이 다 그렇지만 특히 제5번에 도전하는 지휘자는, 지나치게 단순화해서 말하자면 두 부류다. 하나는 아직 뭘 모르는, 따라서 겁없는 아마추어 지휘자이고, 다른 하나는 대가(大家)의 경지에 있는 이른바 프로 지휘자이다. 아마추어와 대가 사이에 놓인 대부분의 지휘자들은 대체로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설 때까지 5번을 뒤로 미루어 놓는다. 37분 안팎의 짧은 교향곡 안에 담긴 그 엄청난 에너지, 숨막히는 긴장감, 장대한 드라마, 그리고 완벽한 구성을 제대로 감당해낼 수 없는 까닭이다. 『도전은 진정 내가 좋아하는 것이다. 일단 하나의 영역이 정해지면 나는 다른 어떤 이도 끼여들 수 없는 완벽함을 보여줄 각오가 돼 있다.. 더보기 40년의 간극 - 베르나르트 하이팅크의 말러 2번 1968년 대 2009년 지난 주말 캘거리 필하모닉의 말러 2번 '부활' 연주회에 임시로 설치된 음반 판매대에 말러 음반은 달랑 두 장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 두 장 모두 하이팅크의 녹음이었다. 혹시 캘거리 필의 상임인 로베르토 민척이 하이팅크에게서 배웠나 했더니 그것도 아니었다. 어쨌든 최근 녹음은 이미 가지고 있는 터라 1968년반을 20달러 주고 샀다. 좀 비쌌지만 기념 삼아, 또 캘거리 필에 1, 2불 기부한다고 치고...^^ 이미 지난해 6월에 네덜란드에서 산 하이팅크의 말러 크리스마스 마티니 연주 DVD 박스를 통해 확인했고, 그래서 어떤 연주가 나올지 대략 감은 잡고 있었다. 더욱이 이미 확인한 크리스마스 연주가 1984년이었는데도 그처럼 거칠거칠했다면 1968년은 더 그렇겠지. 그 무렵의 리허설 장면을 보면 연주를.. 더보기 '헨젤과 그레텔'과 말러는 무슨 관계? 메타데이터에 관한 한 단상 말러는 헨젤과 그레텔이다? 적어도 내가 최근에 구입한 두 장짜리 말러 음반에 따르면 그렇다. 겉표지는 그림에서 보다시피 햇빛 찬란한 숲의 풍경 위에, 베르나르트 하이팅크가 시카고 심포니를 지휘해 녹음한 말러 2번이라고 돼 있다. 발매처는 시카고 심포니의 자체 레이블인 ‘CSO Resound*’. 그런데 이 음반을 디지털 화일로 리핑하기 위해 뮤직서버에 넣었더니 거두절미하고 ‘haensel and gretel’이라는 단어만 나온다. 나머지는 다 미상 (unknown). 도대체 이게 뭡니까? ... 메타데이타(metadata)를 아십니까? 정보 관리, 혹은 정보 경영 (information management)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법한 단어지만 대다수 일반 사람들에게는 귀설 수도 있다. 데이타는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