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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극과 극 - 3년전 오늘, 에드먼튼 페이스북의 새로운 기능 중 하나로 이용자들의 호응을 받고 있는 것은 1년전, 혹은 몇년 전 오늘의 기록이다. 페이스북을 이용한 기간이 길수록 과거사는 좀더 다양해진다. 어, 이런 일이 있었구나, 그래, 이제사 생각난다... 페이스북이 알려주는 과거의 에피소드는, 현재의 상황과 더욱 표나게 대비되는 내용일수록, 강한 인상과 반응을 불러일으키게 마련이다. 가령 지난 7일(월)의 경우, 3년전 알버타 주에서 직장을 다니던 시절인데 철 이른 폭설로 통근에 애를 먹은 내용이 나와 있었다. 이 내용을 보고 블로그를 뒤져보니 고생한 내용을 일기처럼 적어놓았다. 그런가 하면 3년전 오늘 - 역시 알버타 주에 살던 시절이다 - 에드먼튼의 기온이 영하 22도를 기록했단다. 11월, 그것도 아직 초순인데 그런 맹추위가 닥쳤.. 더보기
날씨 '따뜻한' 밴쿠버에 왔구나, 하고 새삼 실감하는 순간은 아래 그림처럼 에드먼튼과 밴쿠버의 겨울 날씨를 비교해 볼 때이다. 에드먼튼은 바야흐로 한겨울, 폭설을 맞고 있다. 밴쿠버는 영상의 기온 속에 오락가락 비를 맞는 중이고... 문득문득 에드먼튼의 날씨를 들여다본다. 4년전, 에드먼튼에 처음 왔을 때도 그랬다. 한동안 토론토의 날씨를 살폈다. 그러면서 내가 얼마나 추운 지방으로 올라왔는가를 상기 받곤 했다. 요즘은 지붕을 두드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한밤중에 문득 깨어, '지금 에드먼튼의 날씨는?' 하고 불현듯, 잠결에도 태블릿을 들여다본다. 이곳은 영상 8도, 혹은 9도, 저쪽은 영하 8도, 혹은 영하 9도... 아, 그렇지, 나는 지금 밴쿠버에 있지... 지금 새알밭에 있었다면 새벽에 일어나 눈부터 치웠.. 더보기
혹한 경보 밤새 바깥이 어수선했다.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 바람이 집 벽을 때리고 지붕을 훑는 소리였다. 낮고 서늘한 휘파람 소리 같은 그 북풍의 기세는 위압적이고 불길하고 불안했다. 그 위협적인 바람 소리에 문득문득 잠이 깼고, 그 때마다 바깥은 도대체 얼마나 추울까 궁금했다. 실내 온도를 22도로 맞춰놓았지만 외풍 때문에 실제 체감 기온은 그보다 낮을 게 분명했다. 이불 밖으로 팔을 내놓으면 금세 서늘함이 느껴졌다. 어제 오후부터 점점 추워지던 날씨는 밤을 지나 새벽으로 오면서 절정에 이르렀다. 오늘 아침 기온은 영하 27도에 체감온도는 무려 영하 40도! 바람이 시속 45킬로미터 속도로 불어대니 당연히 체감 온도도 곤두박질칠밖에... 출근하자마자 자주 찾는 캐나다 웨더네트워크에 접속해 보니 기온은 더 낮아져서.. 더보기
Winter Redux 수요일은 봄이었다. 눈부신 햇살, 버스가 지나가며 일으키는 먼지, 서서히 물을 머금어 가는 나뭇가지... 아 이제 봄이 왔구나! 그러더니 목요일, 겨울이 돌아왔다. 잔뜩 찌푸린 하늘이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 듯한 기세더니 오후 2시쯤부터 눈발이 날렸다. 눈발은 점점 더 촘촘해져서 폭설로 변했다. 얼마 안 있어 온 도로가 눈에 뒤덮였고, 퇴근할 무렵에는 교통 사고 때문에 통근 버스가 우회해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눈은 계속 내렸다. 어둑어둑 밤이 돼도 그칠 줄 몰랐다. 물기 머금은 눈은 묵지근해서 넉가래로도 잘 밀리지 않았다. 토론토에서 눈 치우던 시절이 문득 떠올랐다. 진저리가 처졌다. 다음 날. 눈발이 그친 듯하더니 오후에 다시 돌아왔다. 폭설은 아니었지만 펄펄 날리는 눈발의 기세는 여전히 만만치 .. 더보기
신나는 눈썰매 타기 영하 16도, 18도까지 곤두박질쳤던 기온이 일요일에는 점점 올라가더니 오후 들어서는 영상으로 돌아섰다. 오전 영하 12도였던 게 오후에는 영상 4도다. 오전 내내 하늘을 덮었던 회색 구름도 어느덧 물러나, 눈부신 햇살이 사방을 물들였고 파란 하늘이 열렸다. 오늘도 눈썰매를 안탈 수 없지. 날씨가 화창해서 그런지 지난 주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아이들이 몰려나왔다. 뭐 그래봤자 20명 안팎이었지만... 이번에는 짤막한 비디오도 찍었다. 동준이의 신나는 슬라이딩. 엄마와 성준이의 2단 썰매 타기. 더보기
아침 안개 | 야생 제비꽃 | 통나무집 | 스모키 | 겨울에서 봄으로 아침 안개 | 2005년 5월 28일 오전 10:40 와와에는 안개가 많이 낀다고 합니다. 특히 여름에 그렇다고 합니다. 슈피리어 호수의 영향이겠지요. 그러나 아직까지 그 소문난 '자욱한 안개'는 아직 많이 만나지 못했습니다. 오늘 만난 아침 안개가 퍽 아름다웠습니다. 아침 출근길에, 북서쪽으로 펼쳐진 숲 위로 굵은 선을 긋듯 얹혀 있는 안개를 보았습니다. 우회전을 해 사무실로 직행하는 대신, 가던 길을 몇백미터 더 진행해 관광안내 센터로 향했습니다. 그곳에서 내려다보는 17번 캐나다 횡단 고속도로 주위의 풍경이 사뭇 아름답기 때문이었습니다. 토론토에서 가족, 친구들과 지낸 시간의 즐거움으로부터 아직 헤어나지 못한 탓일 겁니다. 일주일도 안되는 며칠 간의 근무가 퍽이나 힘겨웠습니다. 오늘 오후에는 가깝게.. 더보기
얼음 낚시 2005년 1월 9일 오후 12:24 얼음 낚시는 그만두고, 여느 낚시조차 해본 적이 없다. 그러나 오늘, 둘 중 하나는 해본 적이 '있다'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MNR의 동료인 Bob과 Anne을 따라, 슈피리어 호 주립공원 근처의 한 호수 위에서, 하루 반나절을 낚시로 보냈다. 눈이 많이 쌓여 두 사람은 크로스컨트리 스키로, 나는 Anne의 스노슈를 빌려 호수까지 갔다. 20cm 두께로 언 얼음은, 준비해 간 드릴로 쉽게 뚫었다. 여섯 개의 구멍에 얼음 낚시용 릴을 드리우는 한편, 나뭇가지를 꺾어 줄과 종을 매달았다. 입질이 왔을 때 그 소리로 쉽게 알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었다. 낚싯대를 드리운 지 채 20분도 안돼 Anne과 Bob이 잇달아 송어를 낚았다 (Speckled trout라고 하는데.. 더보기
추억의 부스러기들 "밖에 있는 차는 얼마나 추울까!" | 2005년 1월 4일 오전 11:06 ...라고 말했다는 우리 선배, 이런 거 하나 설치하시지요. 아니, 본래부터 달려 있다고 했나요? 내일 기온이 영하 15도 정도밖에 안 떨어질 것이라니 굳이 엔진블록 히터를 켜야 할 필요는 없겠지만 만사 불여 튼튼이라, 혹시 누가 압니까, 영하 20도나 그 밑으로 예고 없이 곤두박질 칠지... 이렇게 코드를 꽂아 전기를 좀 먹여주면 엔진블록이 적당한 온도로 달아올라서, 아침에 시동 걸 때 걱정할 일이 없답니다. 말하자면 자동차용 전기장판쯤 되는 셈이지요. 금주 중에 두 번인가 세 번 아침 기온이 영하 20도 밑으로 내려간다고 합니다. 바깥 공기가 쨍 하니 춥습니다. (*) 새먼과 가펑클 | 2005년 1월 6일 오전 10:21 .. 더보기
와와의 겨울살이...문이 얼었어요! ... 내 친구 밥 마침내 얼어붙은 와와 호수 | 2004년 12월 19일 오전 1:09 와와 호수가 얼었다. 이곳에서는 진짜 겨울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신호다. 제법 눈이 많이 내린 어제(금요일), 마침내 와와 호수가 완전히 얼어붙었다. 그것은 이곳 주민들에게 진짜 겨울이 시작되었으며 스노모빌러들의 시즌이 도래했음을 뜻하는 신호이다. 이곳 주민들의 식수원이기도 한 와와 호수는 깊다. 그리고 꽤 큰 편에 든다. 그만큼 얼어붙는 속도도 더 느리다. 이 호수가 꽝꽝 얼어붙어 그 얼음 두께가 1m 안팎에 이르면 가장 인기 있는 스노모빌 하이웨이로 변한다고 한다. 이곳부터 다른 쪽 끝까지 몇km에 이르는 구간에는 제한속도도 달리 없어서 그야말로 독일식 아우토반이 된다는 것이다(진짜로 독일의 아우토반에 제한속도가 없는지는 확실치 않.. 더보기
와와에서의 생활...목하 번역중, 곰돌이 푸의 고향, 저녁놀 등 행복한 건 아이들 | 2004년 12월 8일 오전 8:08 다시 눈이 내린다. 하루 종일 내렸다. 라디오를 들으니 북부 온타리오 전역이 온통 눈밭이다. 그냥 눈이면 좋겠는데 여러 곳은 비까지 섞인 '불량 눈'이다. 그만큼 도로 사정이 더 안 좋다는 이야기다. Snow covered, icy, slushy 같은 단어가 난무한다. 그래도 애들은 눈이 오면 좋다. 펑펑 쏟아지는 눈속에서, 아이들은 마냥 뒹군다.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을 벌인다. 행복하다. 토론토 집에 다녀온 주말 동안 와와에는 눈과 비가 번갈아 내리는 이상 기상이 있었고, 그 탓에 대부분의 눈이 꽝꽝 얼어붙었다. 내 차 앞유리를 코팅하듯 덮은 두터운 눈얼음 - 표면은 눈, 그러나 유리창과 접한 부분은 얼음 - 을 긁어내느라 애깨나 먹었다. 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