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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비늘

동준이 와와에 가다

동준이 와와에 가다 | 2005년 3월 14일 오전 10:40

집을 나선 것이 아침 9시10분쯤. 와와에 닿은 시각은 7시30분. 꼬박 10시간이 넘는 운전. 그러나 크게 지루하거나 피로하다는 느낌 없이 무사히 와와에 닿았다. 역시 혼자 하는 운전보다는, 누군가 함께하는 사람이 있는 게 훨씬 더 낫다. 

물 만난 고기... | 2005년 3월 15일 오전 9:46

MNR 사무실에 앉아 퇴근 시간만 재고 있는데, 너희 가족이 바깥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노라고 동료가 알려준다. 나가 보니 동준이는 주차장 주변으로 쌓인 눈 위를 오르내리며 이미 바지를 눈으로 도배했다. 아내는 미처 방수 바지를 입히지 않은 것을 아쉬워 한다. 

와와 나들이 | 2005년 3월 16일 오전 11:41

아내가 복이 있는지 맑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창밖으로 내비치는 햇살을 볼 때마다 엉덩이가 들썩이지만 하루도 뺄 수가 없는 형편이다. 다음 주 금요일이 공휴일(Good Friday)인 데다, 목요일에 휴가를 낼 예정이어서 금주부터 계산되는 2주 단위의 근무 시간과 급여 체계에 일대 혼란이 초래되는 탓이다. 양해를 구했지만 아내도 썩 개운한 기분만은 아닐 것이다. 

동준이와 엄마의 첫 스노슈잉(Snowshoeing) | 2005년 3월 17일 오전 11:09

아내와 동준이가 난생 처음 스노슈즈를 신고 눈밭을 누볐다. 이번 주 들어 계속된 따뜻하고 맑은 날씨 덕택에 - 여기에서는 '탓'이라고 해야 할까? - 눈이 많이 녹았지만 그래도 길 양편 눈은 허벅지 깊이까지 푹푹 빠져 스노슈즈를 신을 명분이 되었다. 

눈썰매 타기 | 2005년 3월 18일 오전 8:21

가족이 와와에 와 있노라는 말에 한 동료는 대뜸 '토보가닝'을 해보았느냐고 물었다. 눈썰매를 타봤느냐는 말이었다. "애들은 눈썰매라면 껌뻑 죽는다"라며 그 동료는 귀띔해 주었다. 

마침 세들어 있는 집 차고에 눈썰매가 있어 가장 큰 관문이 손쉽게 해결되었다. 눈썰매 타기 좋은 언덕이 바로 대로 건너에 있으므로 그 또한 문제 될 것이 없었다. 

다시 쓸쓸해진 와와 | 2005년 3월 19일 오전 9:23

오늘 아침 일찍 아내와 동준이가 토론토로 돌아갔다. 아침도 들지 않은 채 떠났다. 저 멀리 달려가는 차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마음이 착잡했다. 족히 10시간은 걸릴 터이다. 아내 혼자 동준이를 데리고 그 먼 길을 내려갈 생각을 하니 심난했다. 동준이는 또 동준이대로 얼마나 고단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