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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사이클링

25가 250, 아니 그 이상이 되도록 침대 머리맡에 놓인 책들. 쉬엄쉬엄, 자기 전에 조금씩, 내키는 대로 읽어가는 책들. 'Older Faster Stronger'는 개인적 관심사에다, 국내에도 번역 추천할 만한가 싶어 읽는 책이다. 달리기에 빠지고 나서 좋아하게 된 영어 단어들이 몇 개 있다. Endurance, Mental Strength, Perseverance, Recovery 그런 단어들이다. 나이키의 모토 'Just do it'이 모든 달림이들 - 혹은 운동을 하거나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얼마나 훌륭한 조언인가도 새삼 절감하게 됐다. Rain or shine, just do it! 쉬고 있다. 마라톤을 뛰고 나면 적어도 열흘, 더 바람직하게는 2주 정도를 푹 쉬어야 한다고, 마라톤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마라톤이.. 더보기
MEC 15K 트레일 레이스 MEC 러닝 시리즈 여섯 번째. 종목은 5K, 10K, 15K. 장소는 코퀴틀람 (Coquitlam)의 먼디(Mundy) 공원. 코퀴틀람은 흔히 '밴쿠버'로 통칭되는 지역에서 특히 한국인이 많이 사는 도시로 알려져 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5% 이상이 한국계란다. 코퀴틀람의 인구가 13만쯤 되니까, 6천명쯤 된다는 뜻이겠다. 먼디 공원은 178헥타르에 이르는 큰 녹지대로, 코퀴틀람에서는 가장 큰 공원이었다. 노쓰밴에서 코퀴틀람까지는 제법 멀어서 공원까지는 차로 갔다. 아직 이른 아침이라 풀밭이 촉촉했고 거미줄에도 이렇게 이슬이 가득 맺혔다. 일주일 간격으로 14k 코호 레이스와 10k 밴쿠버 이스트사이드 레이스를 잇달아 달린 후유증인지 왼쪽 다리 무릎 뒤가 아팠다. 양쪽 다리가 동시에 뻐근.. 더보기
로커 드디어 나만의 로커가 생겼다. 거의 1년 만이다. 어찌 생각하면 사소하기 짝이 없는 일이지만 나로서는 뛸듯이 기쁘다. 매일 옷을 갈아입고, 개인 물품을 다 들고 나와, 사무실 문 뒤며 의자 등에 땀 냄새 나는 셔츠와 수건을 거는 일이 불편하기도 불편하거니와, 함께 방을 쓰는 동료에게 미안했었다. 내 직장이 입주한 싱클레어 센터 지하 2층에는 허름털털한 로커 룸이 있다. 그 중 개인적으로 물품을 보관하고 자물쇠로 잠글 수 있는 로커는 12개밖에 안된다. 일일 이용자용 로커는 달랑 두 개다. 싱클레어 센터가 서로 연결된 6층짜리 헤리티지 건물 네 개로 구성된 것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싱클레어 센터의 가장 큰 고객사는 여권 발급 업무를 담당하는 연방 정부 부서다). 하지만 그게 어디랴, 바다 건너.. 더보기
누군가와 '함께' 달리기 일요일 아침, 직장 동료 J, D와 함께 스탠리 공원을 뛰었다. 그 친구들은 나처럼 마라톤을 목표로 하지도 않았고, 주 4, 5일씩 자주 달리지도 않았기 때문에 너무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10km 정도만 함께 돌기로 했다. 지금까지 누군가와 함께 페이스를 맞춰 달린 적은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드물었고, 그래서 때로는 누군가와 '함께' 달려보고 싶었다. 이 친구들은 그런 대로 달리기에 관심들이 있어서 고맙게도 'O.K.'였다. 하지만 막상 함께 뛰어보니 쉽지 않다. 저마다 다른 페이스와 기초 체력 때문인데,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페이스 조절하기가 쉽지 않았다. 누군가 쫓아오는 것도 아니고, 서둘러야 할 이유도 없었기 때문에 마일당 10분 정도의 느린 페이스를 유지했다. 아침 7시에 잉글리시 베이에서.. 더보기
코호 14K 경주 코호 14K 경주에 참가했다. 코호(coho)는 연어의 일종으로 '북태평양의 은연어' (Silver Salmon)를 가리킨단다. 코호 레이스는 매년 9월 첫 주 일요일(올해는 7일)에 웨스트 밴쿠버의 앰블사이드 공원에서 '코호 페스티벌' 행사의 하나이다. 이름에서 느껴지듯 페스티벌의 취지는 특히 북해안 (north shore) 지역으로 몰려오는 연어들을 잘 보호하자는 것이다. 경주가 열리는 밴쿠버의 키칠라노 해변까지는 아내가 차로 태워줬다. 달리기는 오전 9시에 시작하는데 30분쯤 전에 도착했다. 키칠라노 해변에서 바라본 한 풍경. 행사용 오렌지 콘들이 서 있다. 키칠라노(Kitsilano) 지역은 밴쿠버에서도 학군이 좋고 주변 풍광과 시설이 좋아 많은 학부모들이 오고 싶어 하는 지역이다. 당연히 집값도.. 더보기
MEC 러닝 시리즈 - 스탠리 공원 10K 경주 밴쿠버에도 무더위가 찾아왔다. 영상 30도가 넘어가는 고온의 주말. 오늘은 영상 32도 선까지 올라갈 거라는 보도다. 다행히 오늘의 10K 경주는 기온이 미처 올라가기 전인 아침 8시30분에 시작되었다. MEC 러닝 시리즈 중 다섯 번째로 스탠리 공원을 일주하는 코스. '휘슬러 에어' 수상 비행기가 물 위에 떠 있다. 경주가 시작되기 전 씨월(Seawall)을 따라 3K 정도를 천천히 뛰면서 몸을 푸는 중에 찍은 사진이다. 경주 출발점에 삼삼오오 모인 참가자들. 아침인데도 햇볕이 제법 따가웠다. 공원에서 자라는 스윗검(Sweetgum). 언뜻 보면 단풍잎 같지만 다른 나무다. 사전에는 '북미산 소합향의 일종'이라고 돼 있는데, '소합향'이 뭔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퍽 매력적인 나무다. 번호표와 기록용 .. 더보기
새벽 뜀뛰기 이번 주부터 달리기 시간을 바꾸었다. 점심 시간 대신 출근 전 아침 시간으로. 물론 해가 길어져서 가능한 대안이다. 새벽 4시30분쯤 되면 벌써 밖이 훤해지는 요즘이다. 거실을 안방으로 쓰다 보니 지붕 쪽으로 만들어 놓은 유리창(이른바 '스카이라이트')이 바깥 상황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유리창이 천장에 나 있으니 커튼을 칠 수도 없고, 억지로 시커먼 천으로 가리거나 코팅을 할 수는 있겠지만 그 정도로 공력을 들일 마음까지는 없다. 그래서 알람을 맞춰 놓은 여섯 시도 되기 훨씬 전에 방안이 훤해 진다. 팔과 손을 적절히 배치하거나, 쿠션 따위를 이용해 눈으로 들어오는 빛을 막아 보지만 이미 잠은 반 넘어 깬 상태다. 그럴 바에는... 7시13분 버스를 타는지라 아침 먹고 준비할 시간 감안하면 늦어도 5시3.. 더보기
풍자 만화: 마라톤에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 인터넷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는 만화 사이트 중에 '오트밀'(Oatmeal)이라는 것이 있다. 매튜 인만 (Matthew Inman)이라는 카투니스트의 필명이 오트밀이다. 단순하고 정감 있게 동글동글한 그림체가 퍽 인상적인데, 더 인상적인 것은 그 내용이다. 자주 웃게 만드는 유머와 위트가 있다. '첫 마라톤에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라는 제목의 이 만화는 북미 지역 달림이들의 애독 잡지 중 하나인 '러너스 월드' 7월호에 실린 것인데, 정말 웃기다. '해야 할 것'은 실상은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고, 하지 말아야 할 것들 중에는 실상은 그렇게 해야 할 것도 있다. 공통점은 다 웃기는 점. 특히, 꼭 마라톤까지는 아니어도 10K나 하프 마라톤 같은, 웬만한 거리의 달리기 대회에 나가 본 사.. 더보기
발가락 모자 살다 보니 이런 것도 해본다. 아니, '살다 보니'가 아니라 '뛰다 보니'인가? 왼쪽 엄지 발톱 밑에 까만 멍이 들었었다. 언제부터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 노쓰밴쿠버로 이사 오고 나서, 주로 언덕을 자주 오르 내리면서, 특히 내려갈 때 발가락 끝이 신발과 자주 접촉하면서 멍이 생기지 않았을까? 어쨌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시간이 지나면 멍도 지워지겠지. 그런데 웬걸, 어제 우연히 엄지 발톱이 빠지기 직전인 걸 알았다. 거의 95% 쯤이 떨어져 있었다. 아직 새 발톱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일삼아 떼어내면 뛰는 것은 물론 그냥 걷기에도 불편할 것 같았다. 그래서 임시변통 삼아 테이프로 발가락을 감았다. 점심 시간을 이용해 근처 스포츠용품점 ('Running Room'이라고 달리기 전용 매장이다)을 찾.. 더보기
MEC 하프 마라톤 6월8일(일) 아침 하프 마라톤을 뛰었다. 마운틴 이큅먼트 코압 (MEC)이 주최하는 달리기 경주 시리즈 중 네 번째. 보통 달리기 등록비가 싸게는 50달러에서 비싸게는 200달러까지 하는 통례와 달리 'MEC 러닝 시리즈'는 등록비가 15달러밖에 안한다. 그것도 몇 개를 한꺼번에 패키지로 등록하면 10달러로 할인까지 된다. 그렇다고 행사 진행이 부실하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행사 시작부터 끝까지 퍽 노련하고 효율적으로 운영된다. 밴쿠버의 MEC 러닝 시리즈 중 네 번쨰. 이번 경주 종목은 5K, 10K, 그리고 하프 마라톤이다. 대회는 밴쿠버, 노쓰 밴쿠버, 리치몬드 세 곳에서 번갈아 열린다. 이번 대회 개최지는 리치몬드. 위 'Welcome' 표지판 뒤에는 MEC 러닝 시리즈의 일정이 나와 있다. 7..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