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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사이클링

25가 250, 아니 그 이상이 되도록

침대 머리맡에 놓인 책들. 쉬엄쉬엄, 자기 전에 조금씩, 내키는 대로 읽어가는 책들. 'Older Faster Stronger'는 개인적 관심사에다, 국내에도 번역 추천할 만한가 싶어 읽는 책이다.


달리기에 빠지고 나서 좋아하게 된 영어 단어들이 몇 개 있다. Endurance, Mental Strength, Perseverance, Recovery 그런 단어들이다. 나이키의 모토 'Just do it'이 모든 달림이들 - 혹은 운동을 하거나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얼마나 훌륭한 조언인가도 새삼 절감하게 됐다. Rain or shine, just do it!


쉬고 있다. 마라톤을 뛰고 나면 적어도 열흘, 더 바람직하게는 2주 정도를 푹 쉬어야 한다고, 마라톤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마라톤이 제일 힘들었다. 막판에 아픈 것도 참고 뛰느라 더 힘이 들었다. 지금 보니 양쪽 엄지 발톱이 검게 멍들었다. 멀지 않아 둘 다 빠질 것 같다. 오른쪽 발톱은 이미 한 번 빠졌다가 새로 난 것인데, 이번 마라톤에서 다소 무리한 데다 신발까지 잘 맞지 않아서 - 라기보다는 길이 덜 든 상태에서 무리하게 선택했다가 - 마라톤 한 번으로 새 발톱 하나를 날리게 생겼다. 어쨌든 다음 한 주를 더 쉬고, 26일이나 27일부터 다시 뛸 계획이다. 지금은 점심 시간을 이용해 3-4km 정도를 걷는다. 걷는 것만큼 회복에 좋은 운동도 드물다. 


그간 몇 개의 레이스를 뛰었는지 정리해 봤다. 2011년부터 뛰기 시작했고, 새알밭의 텐마일러(16km)가 내가 참가한 첫 레이스였다. 이후 모두 스물 다섯 개의 크고 작은 레이스에 참가했고, 마라톤은 일곱 개를 뛰었는데, 기록이 들쭉날쭉이다. 그만큼 훈련도 체계적이지 못했고, 무엇보다 레이스 전략 자체를 잘 짜지 못했다는 뜻이다. 혼자 책을 보면서, 스스로 체험하며 시행착오를 겪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겠다. 목표는 25개가 250개가 되고, 그 이상이 될 때까지 계속 뛰는 것이다. 앞으로 마라톤만 백 개쯤 뛸 수 있을까? 백 개를 채우자면 93개가 남았고, 1년에 다섯 개씩 뛴다고 해도 20년 가까이 걸린다. 흠, 가능할 수도 있겠다. 다음 달의 시애틀 마라톤을 뛰고 나면 93은 92로 줄겠지. 


그리고 또 한 가지 목표는 아내를 뛰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마라톤까지는 아니어도 8k, 10k 레이스 정도는 함께 뛰는 것이다. 어쩌면 하프 마라톤까지도? 목표를 세운다는 건 좋은 일이다. 갑자기 어린아이처럼 흥분된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