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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

그늘진 삶 보듬는 ‘빛의 노래’ [사람과 삶]고아원 교도소등 찾아 순회연주 여는 우광혁씨 | NEWS+ 1997년 12월25일치 우광혁씨(35). 음악평론가, 음반연출가, 대학 강사, 무용음악 작곡가, 방송진행자. 지난 10월 사표를 던지지 않았다면 여기에 「한국예술종합학교 부설 한국예술연구소 연구원」이라는 직함까지 더해야 한 다. 그러나 이 많은 꼬리표 중에서 정작 그의 진면목을 드러내주는 것은 없는 듯하다. 그는 두달에 세번씩 「방문 연주회」를 갖는다. 병원이나 고아원, 마을회관, 재활원, 교도소 등이 그의 연주회장이다. 아니, 「빛소리 앙상블」의 연주회장이다. 빛소리 앙상블은 14명의 음대생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가 출강하고 있는 서울시립대 음대생들이 주축이다. 이들의 연주회장에는 휘황한 조명도 없고 그럴듯한 음향시설이나 잔향(.. 더보기
인터넷 홍등가서 어린이를 구하라 '가디아넷’등 음란물접속차단 SW 잇따라 개발…청소년 전용 프로그램도 곧 선봬 | NEWS+ 1997년 12월25일치 홍등가(紅燈街). 국어사전에는 「술집이나 유곽 따위가 늘어선 거리」라고 풀이되어 있다. 인터넷의 한 켠이 꼭 이런 꼴이다. 그러나 인터넷의 「사이버 홍등가」는 시간과 국경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리고 무엇보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는 점에서 현실의 홍등가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 음란물 홈페이지마다 적혀 있는 「18세 이상인 사람만 이곳을 클릭하시오」라는 문구는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눈가림에 지나지 않는다. 美선 어린이보호 온라인정상회담 열려 인터넷 음란물의 문제가 위험수위에 올랐다(어쩌면 이미 넘었는지도 모른다). 12월1~3일 미국 워싱턴에서는 인터넷 음란물로부터 어린이.. 더보기
“늙은 황제 조던은 가라, NBA 새 주인은 나” 에디 존스·코비 브라이언트·앨런 아이버스 등 차세대 스타 예약 | NEWS+ 1997년 12월11일치 그의 슬램덩크는 세기말적이다. 길게 빼문 혀, 폭발하듯 허공으로 솟구치는 근육질의 몸, 바스켓을 부술 듯 내리꽂는 한손 덩크, 그 순간 드 러나는 카리스마적인 표정…. 마이클 조던(34). 농구황제, 농구의 신, NBA 50년 역사상 최고의 선수. 그의 전설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올해 시카고 불스의 성적은 8승6패(중부지구 4위)로 그리 신통치 않지만 그의 위세는 여전하다. 14경기를 치른 현재 그의 평균 득점은 27.6점. 2위인 「해군제독」 데이비드 로빈슨(24.7점)보다 3점이나 앞선 1위다. 경기당 리바운드 6.9개, 어시스트 3.9개, 스틸 2.1개 등 다른 분야의 기량도 정상급이다. 그러나.. 더보기
‘토종가곡 만들기 10년’ 김신환PD [김상현기자의 클래식 산책]NEWS+ 1997년 12월4일치 10년. 햇수로는 11년이다. 그동안 94명의 작곡가와 118명의 작사가(대개는 시인)가 참여했고, 204곡의 새 가곡들이 나왔다. 개중에는 교과서에 실릴 만큼 보편성을 확보한 것도 있고, 국내 유명 성악가들이 단골 레퍼토리로 삼을 만큼 널리 사 랑받는 곡도 적지 않다. 물론 「신작」의 꼬리표를 채 떼기도 전에 잊힌 비운의 곡이 없는 것은 아니다. 어느 모로 보든, 10년을 한결같이 새 가곡 보급에 정진해온 KBS1FM(93.1MHz)의 뚝심과 줏대만은 높이 사줄 만하다. 그리고 그 10년 을 기념해 벌이는 자축연에도 축하의 마음을 실어 보낼 만하다. 『KBS 신작가곡 시리즈는 흔히 「국민 정서의 결정(結晶)」, 혹은 「민족 언어의 정수」라고 .. 더보기
“수리수리 열려라” ‘신체열쇠’ 시대 활짝 지문 흉채 음성 필체등 인식시스템 급진전 | NEWS+ 1997년 11월27일 한 남자가 공중전화 부스처럼 생긴 곳으로 들어간다. 그리고는 자동응답기처럼 생긴 틈새로 수표를 밀어넣고 나서 완두콩만한 카메라 쪽에 얼굴을 대고 한번 씨익 웃음을 지어 보인다. 「미스터 페이롤」(Mr. Payroll)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수표-현금교환기는 미리 저장된 파일을 검색해 그 남자의 얼굴을 확인한다. 맞는 사람이다. 1, 2분 뒤 그 남자는 현금을 들고 밖으로 나선다. 이제는 우리 몸이 열쇠다. 우리 몸이 지닌 여러 특성들 예컨대, 얼굴생김새 손 지문 눈 목소리 심지어 냄새까지도 열쇠가 될 수 있다. 「생물측정학」 쯤으로 번역되는 「바이오메트릭스」(Biometrics) 기술의 급속한 발전 덕택이다. 앞에서 예로 든 .. 더보기
신비한 ‘뇌의 세계’ - “스트레스 섹스 음주가 뇌 변화시켜” “아, 머리야” 당신의 뇌 어떠십니까 | 세계신경학회, 신비한 ‘뇌의 세계’ 밝혀… | NEWS+ 1997년 11월20일치 뇌는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하고, 또 가장 강력한 기관이다. 그럼에도 뇌에 대해 밝혀진 과학적 사실은 지극히 미미하다. 「뇌의 과학」은 아직 미답(未踏)의 영역이다. 세계 신경의학회(SFN)는 10월25~30일 미 뉴올리언스에서 「97 연례 학술대회」를 열었다. 뇌와 척수, 주변 신경계에 대한 그간의 연구를 총망라하는 자리였다. 미 언론들은 그에 대한 흥미로운 논문을 몇편 소개했다. 이 기사는 그것들을 간추린 것이다. 세계 신경의학회(http://www.sfn.org)는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멕시코 일본 유럽 등지에 2만5000여명의 회원을 둔 이 분야 최대의 연구협회다. 스트레스는.. 더보기
‘줄리어드의 명교수’ 강효 [김상현기자의 클래식산책]인기있는 스승-명교사로 칭송 | NEWS+ 1997년 11월20일치 그는 한번도 목소리를 높인 적이 없었다. 단원들의 연주를 흘러가는 대로 두면서, 악보와 견주어 가며 이따금씩 고개를 끄덕이거나 지휘자의 포즈로 손을 몇번 휘저었을 뿐이다. 그는 연주 템포에 특히 마음을 쓰는 눈치였는데, 몇 소절에 대한 연주가 끝날 때마다 단원들에게 전자 메트로놈을 들려주었고, 적절한 속도와 현(絃)의 강약에 대해 그들과 토론했다. 그는 시종 웃음을 머금은 얼굴이었고, 연주자들은 그 앞에서 편안한 표정이었다. 11월5일 세종솔로이스츠의 리허설을 지도하는 강효교수(줄리어드음대 바이올린과 교수)의 모습은, 역시 줄리어드의 명교사로 통하는 도로시 딜레이의 촌평을 생각나게 했다. 「그(강효)는 대단한 인.. 더보기
실리콘밸리 르포: 한국 벤처기업 부르는 ‘희망의 땅’ 20대 교포2세 주축‘재미 한국인 기업가協’결성 | “성공신화 선례, 진출할 동포에 제공할터” | NEWS+ 1997년 11월13일치 『한국인들이 앞으로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높습니다. 「케이스」는 그러한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작은 씨앗이 될 겁니다』 10월29일 미국 실리콘밸리에 재미 한국인들의 기업가 연합이 탄생했다. 정식 이름은 「재미 한국인 기업가 협회」(Korean-American Society of Entrepeneurs·KASE). 간단히 「케이스」라고 부르는 비영리 단체다(http://www.kase.org). 여기서 기업가는 주로 「벤처 기업가」를 가리키는 것이지만 한국에 뿌리를 둔 엔지니어, 벤처 자 본가, 기업 간부 등까지 포괄한다. 『이민 1세대로 불리.. 더보기
‘정열의 첼리스트’ 자클린 뒤 프레 [김상현 기자의 클래식 산책]42세로 삶 마감…평생 음악적 정열로 불태워 | NEWS+ 1997년 10월23일치. 지금으로부터 꼭 10년 전인 1987년 10월19일 한 위대한 음악가가 세상을 떠났다. 자클린 뒤 프레. 42세라는, 결코 길지 않은 삶을 마감한 이 여류 첼리스트는 그 중에서도 14년을 병마와 싸우는 데 탕진해야 했다. 그녀가 첼로를 연주한 기간은 겨우 10년 남짓. 그러나 뒤 프레는 『그토록 헌신적인 남편을 만난 것과 음악적 재능을 일 찍 계발하여 아프기 전에 연주하고 싶던 곡을 모두 녹음할 수 있었던 것을 다행으로 여긴다』는 스스로의 말처럼 그 짧은 기간을 온전히 음 악적 정열로 불살랐다. 예술-문화 전문 케이블TV인 A&C코오롱은 뒤 프레의 10주기를 맞아 생전의 연주 장면과 인 터뷰.. 더보기
메조소프라노 ‘중성소리’에 넋 잃고 [김상현 기자의 클래식 산책]카사로바의 신예답지않는 완숙함 돋보여 | NEWS+ 1997년 10월9일치 모차르트의 걸작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은 결혼을 앞둔 하녀를 범하려다 실패하는 백작에 대한 이야기다. 여기에 등장하는 「케루비노」는 13세의 미소년으로 백작부인을 비롯한 여러 여인과 사랑을 나누면서 오페라에 흥미와 활력을 불어넣는다. 그런데 케루비노를 연기하는 사람은 남자가 아니라 남장 여인이다. 이른바 「바지역(役)」(Trouser Role)이다. 바지역을 맡는 성악가의 목소리는 성인 남성의 목소리(하이테너)보다는 높되 여성의 목소리(소프라노)보다는 낮아 야 한다. 대체로 메조 소프라노에 해당하는 목소리다. 요즘 들어 메조 소프라노, 혹은 바지역에 어울리는 목소리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남자 성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