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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설/패밀리데이 올해는 우연히도 한국의 설과 BC의 '가족의 날' (Family Day) 연휴가 겹쳤다. 캐나다의 모든 주들에서는 매년 2월 셋째 주 월요일을 가족의 날로 정해서 토일월 사흘을 쉬는데, 유독 BC만 한 주 빨리 '긴 주말'을 난다. 다른 주들과 같이 셋째 주로 통일하는 게 여러모로 편리하고 사리에도 맞지 않느냐는 말이 많았는데, 올해만 놓고 보면 한국인과 중국인 처지에서는 고마워해야 할 우연이 된 셈이다. 설은 북미에서도 점점 더 많은 주목을 받아간다. 그 공로의 9할은 중국인들에게 있다. 영어권에서 설의 동의어가 'Chinese New Year'로 사실상 굳어진 것도 그러한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내 동료들 중에 퍽 사려깊은 한두 사람은 일삼아 Chinese라는 단어 대신 Lunar라는 말을 써서, '.. 더보기
2016년 보스톤 마라톤 "Accepted..." 무슨 합격 통지서라도 받은 기분이다. 내년으로 120회를 맞는 보스톤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겠다는 내 지원서가, 커트라인을 통과해 수용되었다는 이메일을 오늘 받은 것이다. 내 나이대 (45-49세)의 보스톤 마라톤 참가 자격 하한선은 3시간25분이다. 보스톤 마라톤이 인정하는 다른 마라톤 대회에서 그 시간 안에 들면, 일단 등록을 할 자격이 생긴다. 만약 3시간24분30초, 3시간24분45초 등과 같이, 그 시간대에 턱걸이한 사람들이 많으면 제한 시간 안에 들어와 놓고도 참가 자격을 얻지 못하는 일이 생긴다. 2년전 보스톤 마라톤 대회중 테러리스트의 폭탄 공격이 발생한 이후 참가하려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서, 그런 불행한 일이 더 많아졌다는 보도를 접했다. 보스톤 마라톤에 참가 자격.. 더보기
25가 250, 아니 그 이상이 되도록 침대 머리맡에 놓인 책들. 쉬엄쉬엄, 자기 전에 조금씩, 내키는 대로 읽어가는 책들. 'Older Faster Stronger'는 개인적 관심사에다, 국내에도 번역 추천할 만한가 싶어 읽는 책이다. 달리기에 빠지고 나서 좋아하게 된 영어 단어들이 몇 개 있다. Endurance, Mental Strength, Perseverance, Recovery 그런 단어들이다. 나이키의 모토 'Just do it'이 모든 달림이들 - 혹은 운동을 하거나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얼마나 훌륭한 조언인가도 새삼 절감하게 됐다. Rain or shine, just do it! 쉬고 있다. 마라톤을 뛰고 나면 적어도 열흘, 더 바람직하게는 2주 정도를 푹 쉬어야 한다고, 마라톤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마라톤이.. 더보기
풍자 만화: 마라톤에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 인터넷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는 만화 사이트 중에 '오트밀'(Oatmeal)이라는 것이 있다. 매튜 인만 (Matthew Inman)이라는 카투니스트의 필명이 오트밀이다. 단순하고 정감 있게 동글동글한 그림체가 퍽 인상적인데, 더 인상적인 것은 그 내용이다. 자주 웃게 만드는 유머와 위트가 있다. '첫 마라톤에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라는 제목의 이 만화는 북미 지역 달림이들의 애독 잡지 중 하나인 '러너스 월드' 7월호에 실린 것인데, 정말 웃기다. '해야 할 것'은 실상은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고, 하지 말아야 할 것들 중에는 실상은 그렇게 해야 할 것도 있다. 공통점은 다 웃기는 점. 특히, 꼭 마라톤까지는 아니어도 10K나 하프 마라톤 같은, 웬만한 거리의 달리기 대회에 나가 본 사.. 더보기
Big Sur D-day: 빅서 마라톤 마라톤을 마친 직후 가족과 함께. 아직 메달도 걸기 전이다. 골인 지점에서 듣는 '동준 아빠아~!'라는 아내의 외침은 세상에서 가장 반갑고 힘이 되는 응원가이다. 마라톤 마라톤 엑스포에서 받아온 버스표에 4시15분~30분 사이에 인근 호텔로 나와 버스를 타야 한다고 해서 의아해 했다. 아무리 마라톤 출발 시간이 다소 이른 아침 6시45분이지만 두 시간씩이나 미리 나갈 필요가 있을까, 마라톤 출발지가 멀지 않은데? 그래도 아내와 아이들을 깨워 승용차로 가고 싶지 않았고 (승용차 접근은 불허한다는 말도 나와 있었다), 버스로 편하게 태워준다는데 좀 일찍 나가면 어떠랴 싶었다. 이런, 그게 아니었다. 버스가 마라톤 출발지까지 가는 데 거의 한 시간이 걸렸다. 내가 시사이드/몬터레이의 위치를 착각한 탓이었다. .. 더보기
Big Sur D-1: 마라톤 엑스포, 몬터레이 해변 시사이드(Seaside)의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에 여장을 풀었다. 인구 3만여 명의 시사이드는 그보다 더 유명한 몬터레이와 인접한 소도시다. 그래서 마라톤 엑스포가 열리는 몬터레이 컨퍼런스 센터도 지척이었다. 차로 5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였다. 빅서 마라톤 코스의 대표적 상징물 중 하나인 빅스비(Bixby) 다리가 찍힌 포스터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성준이가 내 번호표를 들고 있다. 정작 마라톤을 뛸 때 사진을 찍을 형편은 못될 것 같아 미리 기분을 냈다. 물론 실제로 카메라를 들고, 경치 좋은 골목마다 서서 사진을 찍는 사람도 많다고 들었다. 엑스포장은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마라톤 코스가 워낙 아름답기로 유명해서 너도 나도 '죽기 전에 해야 할' 운운의 그 '버켓 리스트'에 빅서 마라톤이 들어간.. 더보기
봄맞이 장거리 달리기 4월27일로 예정된 빅서 마라톤까지 한 달 남짓 남았다. 올해 마라톤 등록이 마감되는 데 채 한 시간도 안 걸렸을 정도로 인기 폭발인 캘리포니아 주의 그 빅서(Big Sur) 마라톤이다. 작년, 아직 에드먼튼에 있을 때, 등록이 시작되자마자 접속해 등록하는 바지런을 떤 덕택에 나도 어찌어찌 이름을 넣을 수 있었다.빅서 마라톤은 바닷가를 따라 달리는 코스가 워낙 아름다워서, 평소 달리기에 그리 열성이 많지 않은 사람들조차 '죽기 전에 한 번 뛰어보자'는 일종의 '버켓 리스트'에 올려놓고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어느새 열정이 식은 것인지, 아니면 그저 심신이 피곤해진 것인지, 달리기에 대한 열성이 표나게 줄어든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장거리는 고사하고 5, 6마일 단거리조차 빼먹은 채 주말을 고스란히 흘려보.. 더보기
밴쿠버 가는 길 5월5일(일) 열리는 밴쿠버 마라톤에 참가하려 5월2일(목), 긴 장정에 올랐다. 새알밭에서 밴쿠버, 좀더 정확하게는 처가가 있는 써리(Surrey)까지의 거리는 1,250 km. 하지만 로키 산맥을 넘어야 하다 보니 길이 여간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 게다가 도로 곳곳이 공사중이거나 중앙선을 새로 페인트 칠하느라 원활한 진행을 막는 경우가 많았다. 금요일과 다음 주 월요일 이틀을 휴가내고, 목요일 오후 3시30분, 회사 근처 도서관 건물 곁에서 가족을 만나 곧바로 캘거리 남행을 시작했다. 오늘 목적지는 400 km쯤 떨어진 밴프. 하루에 몰아서 가기에는 너무 멀다는 생각에 그 쯤에서 하루를 묵기로 했다. 그리곤 다음날(금), 다시 도로로 나서, 800 km 넘는 여정을 거쳐 써리에 닿았다. 달려도 달려도.. 더보기
LA마라톤 공식 완주 증명서 지난달 17일에 뛴 LA마라톤의 공식 완주 증명서 (Finisher Certificate)가 나왔다. 기념 삼아 여기에 담아둔다. 그 아래는 LA마라톤에서의 상세한 기록. 한편, 아래는 비교 삼아 올려본, 지난 2012년 10월 오레곤주 포틀랜드 마라톤의 기록. 더보기
2013년 달렸고, 달릴, 달리기 대회들 대회: 밴쿠버 마라톤 / 풀마라톤 / 장소: 밴쿠버, 브리티시 콜럼비아 / 날짜: 5월5일 (일요일) / 목표 기록: 3시간40분. 작년에는 하프마라톤을 뛰었다 (하프마라톤 후기는 여기). 올해 처음으로 풀마라톤에 도전한다. 코스만 나와 있지 해발이 나와 있지 않아 얼마나 많은 언덕이 있는지, 초반에 힘든지 후반에 더 힘든지 감을 잡지 못하겠다. 부담 갖지 않고 뛰어보려 한다. 대회: 밴프-재스퍼 릴레이 / 19.6km / 장소: 재스퍼 국립공원 근처 / 날짜: 6월1일 (토요일) / 목표 기록: 1시간40분. 15명으로 구성된 팀이 밴프에서 재스퍼까지, 258km를 달리는 경기다. 60팀까지 참가할 수 있는데, 올해는 이미 매진됐다. 총 60팀, 900명이 참가한다. 258km 구간을 하루에 다 갈 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