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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먼튼

극과 극 - 3년전 오늘, 에드먼튼 페이스북의 새로운 기능 중 하나로 이용자들의 호응을 받고 있는 것은 1년전, 혹은 몇년 전 오늘의 기록이다. 페이스북을 이용한 기간이 길수록 과거사는 좀더 다양해진다. 어, 이런 일이 있었구나, 그래, 이제사 생각난다... 페이스북이 알려주는 과거의 에피소드는, 현재의 상황과 더욱 표나게 대비되는 내용일수록, 강한 인상과 반응을 불러일으키게 마련이다. 가령 지난 7일(월)의 경우, 3년전 알버타 주에서 직장을 다니던 시절인데 철 이른 폭설로 통근에 애를 먹은 내용이 나와 있었다. 이 내용을 보고 블로그를 뒤져보니 고생한 내용을 일기처럼 적어놓았다. 그런가 하면 3년전 오늘 - 역시 알버타 주에 살던 시절이다 - 에드먼튼의 기온이 영하 22도를 기록했단다. 11월, 그것도 아직 초순인데 그런 맹추위가 닥쳤.. 더보기
치카쿠 호수 봄철에 만나는, 난데없는 가을 풍경. 2010년 당일 소풍을 다녀온 알버타 주 에드먼튼 근교의 치카쿠 호수. 잔잔한 물이 거울 같다. 자세히 보면 잔물결이 일고 있기는 하지만... 날짜를 보니 벌써 4년도 더 지난 날의 사진이다. 2010년 10월9일. 그렇다면 알버타 주 에드먼튼으로 이주하고 나서 2년쯤 됐을 즈음. 이 때가 문득 떠오른 것은 예기치 않은 이메일 한 통 때문이다. 에드먼튼의 이웃 동네인 스프루스 그로브 (Spruce Grove)의 한 직원이, 자기네 시 관할 공원이며 관광지 사진을 찾던 도중에, 내가 찍은 치카쿠 호수 사진을 봤단다. 혹시 그 중 몇 장을 쓸 수 있느냐고... 사람 얼굴이 나오는 것만 아니면 마음대로 쓰시라고 했다. 당신 덕택에 잊고 있던 기억을 잠시 되살릴 수 있어서 .. 더보기
날씨 '따뜻한' 밴쿠버에 왔구나, 하고 새삼 실감하는 순간은 아래 그림처럼 에드먼튼과 밴쿠버의 겨울 날씨를 비교해 볼 때이다. 에드먼튼은 바야흐로 한겨울, 폭설을 맞고 있다. 밴쿠버는 영상의 기온 속에 오락가락 비를 맞는 중이고... 문득문득 에드먼튼의 날씨를 들여다본다. 4년전, 에드먼튼에 처음 왔을 때도 그랬다. 한동안 토론토의 날씨를 살폈다. 그러면서 내가 얼마나 추운 지방으로 올라왔는가를 상기 받곤 했다. 요즘은 지붕을 두드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한밤중에 문득 깨어, '지금 에드먼튼의 날씨는?' 하고 불현듯, 잠결에도 태블릿을 들여다본다. 이곳은 영상 8도, 혹은 9도, 저쪽은 영하 8도, 혹은 영하 9도... 아, 그렇지, 나는 지금 밴쿠버에 있지... 지금 새알밭에 있었다면 새벽에 일어나 눈부터 치웠.. 더보기
송별회 같은 직장에 근무하는 한국인 동료들. 온타리오 주정부에서 일하면서도 단 한 명의 한국 사람도 만나지 못했는데, 그보다 도리어 더 규모가 작은 앨버타 주정부에서는 제법 많은 한국 사람들을 만났다. 이번 주 내내 점심 도시락을 쌀 일이 없었다. 그래서 아내에게 덜 미안했다. 지난 한 달간 집을 팔기 위해 짐 싸고, 버리고, 옮기고, 숨기고, 정리하느라 무진 애를 쓴 아내는, 어제 저녁 결국 몸살 기운을 드러내고 말았다. 지난 월요일에 집을 사겠다는 제안(오퍼)이 두 개 들어왔고, 두 제안 모두 좋은 조건이어서 더없이 다행스러워했지만, 집을 완전히 팔기 위해서는 '주택 검사'(home inspection)라는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집에 큰 하자 - 특히 구조상의 결함 - 가 없다는 주택검사 전문가의 판정이 .. 더보기
가깝고도 먼 밴쿠버 여름의 짙은 녹음을 보여주는 노쓰사스카체완 강변과 그 너머 알버타 대학 캠퍼스. 못가겠노라 응답 준 게 지난 금요일이었는데, 며칠 지난 지금도 마음 한 구석은 헛헛하다. 아직도 혼자 가만히 앉아 있노라면, 그냥 갈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슬그머니 떠오르곤 한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 날아간 화살인 것을... 지난 달, 밴쿠버에 있는 한 공기업의 프라이버시 매니저 자리에 지원했다. 노트북 영상과 병행한 전화 인터뷰를 거쳤고, 곧바로 신원 조회와 추천인 세 명의 이름과 연락처를 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인터뷰를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그래서 큰 기대를 걸지 않았던 나로서는 다소 의외였지만 마달 이유는 없었다. 처음 제공한 추천인들 중 두 명이 공교롭게 휴가를 떠나는 바람에 다른 추천인을 구하느라 .. 더보기
흙먼지여도 좋다...봄이다! 드디어 봄이 온 모양이다. 아니 봄이 왔다. 그렇게 믿고 싶다. 이번 주 들어 기온이 10도 안팎까지 올라갔다. 잔설이 빠르게 녹아 사라졌다. 며칠 전까지도 찬기운 완연하던 바람에서, 이제는 따뜻함이 묻어난다. 7개월 만이다. 지난해 10월초에 첫눈이 내렸고, 겨울은 그렇게 예년보다 일찍 왔지만 좀체 떠날 줄을 몰랐다. 봄이 오려나, 하면 눈이 퍼붓거나 빙우를 뿌리거나, 싸늘한 바람이 몰아쳤다. 이제는 제발 봄이기를...! 오늘 점심때 근처 강변을 산보했다. 간간이 거센 바람이 불었지만 훈훈했다. 겨우내 눈 위로 뿌리고 또 뿌린 모래가, 이제는 바람과 함께 날리면서 먼지바람을 만들었다. 그래도 봄이다. 좋다. 커머스플레이스에서 도서관으로 통하는 소로다. 오른쪽 귀퉁이의, 운두 높은 중절모를 쓴 남자의 얼.. 더보기
포틀랜드 탈출...드디어 집에 오다 드디어 비행기를 타는 곳으로 들어왔다. 새벽 네시 40분에 일어나 호텔의 셔틀버스를 타고 허둥지둥 포틀랜드 공항으로 '다시' 돌아왔다. 표 받는 데만 한 시간 넘는 시간이 걸렸다. 전산망에 우리 이름이 없다고 해서 또 한바탕 심장마비에 가까운 충격을 받을 뻔했다가 에어 캐나다에 전화를 걸더니 이름이 있다며 다시 반전. 미국 들어갈 때는 검문이 삼엄하기 그지 없더니, 막상 미국을 나오기는 너무나 쉬웠다. 과연 한 시간 안에 6시55분 비행기를 탈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그 점만은 안심이었다. 성준이의 표정과 자세에서 피로감이 드러난다. 에고 힘들다 힘들어. 포틀랜드를 나가기가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커피 피플이라는 카페에서 물이며 음료수, 커피, 빵 등을 잔뜩 샀다. 알래스카 항공에서 준 식사 쿠폰 한 장.. 더보기
금요일의 달리기 오랜만에 카메라를 들고 나갔다. 오늘 뛰기로 한 코스의 풍경이 좋아서 언젠가 한 번 사진을 찍어야겠다고 생각해 온 터였다. 마침 햇살도 눈부신 오후여서 사진 찍기엔 그만일 듯싶었다. 하지만 기온은 퍽 낮아서 무척 추웠다. 영하 12도, 체감 온도는 영하 18도. 이따금씩 바람이 불 때 좀 괴로웠다. 오늘 달리기의 '테마'는 언덕길 오르기. 주로 언덕만 찾아 달리면서 다리 힘을 기르는 게 목표였다 (그래서 바로 아래 고도(elevation)가 들쭉날쭉이다). 워밍업을 포함한 달리기 거리는 7마일 남짓 (약 12km), 그리고 마무리 운동으로 걷기와 스트레칭 10분 정도. 더보기
꼭꼭 싸매라, 살 보일라...Bundle Up Warm!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 하긴 이상 난동이 너무 오래 갔다. 12월부터 겨울이 시작된 것으로 쳐도 한 달 반 동안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진 적이 거의 없었던 셈이니, 에드먼튼과 새알밭의 겨울이 좀 유난스럽긴 했다. 그러더니 지난 토요일 밤, '한랭전선이 서부 프레어리 (Prairie) 주로 향하고 있다'라는 경고가 날씨 사이트에 떴다. 드디어 시작이다. 지난 일요일 아침 식료품을 사러 집을 나서는데, 미니밴에 달린 온도계가 차고를 나서자마자 금새 -16도를 가리킨다. 그러더니 영하 19도와 20도 사이를 오락가락... 체감온도는 영하 25도였다. 간밤에 내린 눈을 치우는데, 밖에 노출된 볼이 금세 얼얼해졌다. 그 얼얼함의 감각이, '이런 날씨에서는 도저히 못 뛰겠다'라는 판단을 내려주었다. 그래서 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