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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기사

신비한 ‘뇌의 세계’ - “스트레스 섹스 음주가 뇌 변화시켜”

“아, 머리야” 당신의 뇌 어떠십니까 | 세계신경학회, 신비한 ‘뇌의 세계’ 밝혀… | NEWS+ 1997년 11월20일치

뇌는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하고, 또 가장 강력한 기관이다. 
그럼에도 뇌에 대해 밝혀진 과학적 사실은 지극히 미미하다. 「뇌의 과학」은 아직 미답(未踏)의 영역이다. 세계 신경의학회(SFN)는 10월25~30일 미 뉴올리언스에서 「97 연례 학술대회」를 열었다. 뇌와 척수, 주변 신경계에 대한 그간의 연구를 총망라하는 자리였다. 미 언론들은 그에 대한 흥미로운 논문을 몇편 소개했다. 이 기사는 그것들을 간추린 것이다. 세계 신경의학회(http://www.sfn.org)는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멕시코 일본 유럽 등지에 2만5000여명의 회원을 둔 이 분야 최대의 연구협회다.

스트레스는 뇌세포를 죽인다 
열받으면 유해호르몬 분비…기억력 생식기능 떨어뜨려
 
요즘같은 「경제난국」은 수많은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준다. 스트레스는 건강의 천적이다. 자기공명영상장치(MRI) 같은 첨단 의료장비는 스트레스가 우리 몸에, 특히 뇌에 어떤 손상을 입히는지 「그림」으로 보여준다. 그에 따르면 스트레스로 인해 유해한 호르몬이 분비되고, 뇌의 활성화에 필수적인 세포가 죽으며, 기억력 유지 에 꼭 필요한 뇌 부위의 신경전달 체계가 파괴된다.

예컨대 쥐의 경우, 「CRH」라고 알려진 스트레스 호르몬이 있어서 스트레스에 대한 신체의 반응을 조절한다. 그런데 태어난지 10일된 쥐를 어미쥐로부터 24시간 동안 떼어놓았더니 CRH가 과다분비되어 공포와 신체마비, 기억력 상실 등 의 반응을 나타냈다.

이러한 병증은 어미쥐가 새끼쥐를 핥아주는 행동을 흉내내어 매일 세 차례씩 45초 동안 새끼쥐를 축축한 그림붓으로 쓰 다듬어줌으로써 크게 완화됐다.

섹스를 많이 하면 뇌세포가 작아져? 
성욕-행위 등 습성이 뇌구조 바꿀 수 있어
 
어른의 성적 습성이 뇌의 물리적 구조를 바꿀 수 있으며, 따라서 성 행위가 활발한 남성들의 뇌는 그렇지 않은 남성들의 뇌와 다르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이 분야의 첫 실험적 증거로 기록될 미 캘리포니아 버클리대의 연구 결과는 성적 습성의 차이가 신경계와 뇌를 구성하는 뉴런을 바꿔놓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영국에서 발간되는 과학전문지 「자연」(Nature)를 통해 소개된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성 행위나 성욕을 관장하는 뇌 부분이 몇몇 과학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오로지 유전학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각 개체의 독특한 성적 행태에 따라서도 크게 좌우된다.

“임신부 과음은 태아를 늙게 한다” 
뇌 생체시계 교란시켜 노화촉진…임신말기 음주는 금물
 
여러가지 범죄와 반사회적 행위를 낳는 과음(過飮)은 임신부와 아기에게도 크나큰 해악을 끼친다. 텍사스A&M대학의 과학자들은 최근 임신 후기의 임신부가 자주 술을 마실 경우 뱃속의 아기가―또는 적어도 아기의 뇌가―조로(早老) 할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도 쥐를 실험 대상으로 삼았는데, 사람으로 치면 임신한지 7~9개월쯤 되는 동안 새끼밴 쥐에 알코올을 계속 먹이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새끼 쥐의 뇌와 행태는 실제보다 훨씬 더 나이든 쥐의 그것처럼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