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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사이클링

MEC 15K 트레일 레이스

MEC 러닝 시리즈 여섯 번째. 종목은 5K, 10K, 15K. 장소는 코퀴틀람 (Coquitlam)먼디(Mundy) 공원. 코퀴틀람은 흔히 '밴쿠버'로 통칭되는 지역에서 특히 한국인이 많이 사는 도시로 알려져 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5% 이상이 한국계란다. 코퀴틀람의 인구가 13만쯤 되니까, 6천명쯤 된다는 뜻이겠다. 먼디 공원은 178헥타르에 이르는 큰 녹지대로, 코퀴틀람에서는 가장 큰 공원이었다. 



노쓰밴에서 코퀴틀람까지는 제법 멀어서 공원까지는 차로 갔다. 아직 이른 아침이라 풀밭이 촉촉했고 거미줄에도 이렇게 이슬이 가득 맺혔다. 



일주일 간격으로 14k 코호 레이스10k 밴쿠버 이스트사이드 레이스를 잇달아 달린 후유증인지 왼쪽 다리 무릎 뒤가 아팠다. 양쪽 다리가 동시에 뻐근하면 그저 피곤한 거지만 어느 한쪽 다리나 특정 부위가 아프면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사전에 찾아보니 영어로는 'iliotibial band friction syndrome' 한글로는 '장경골 인대 마찰증후군'이라고 한단다). 그래서 지난 주 사흘 정도를 쉬었다. 목요일에야 비로소 간을 보는 셈 치고 슬슬 뛰어볼 수 있었다. 다행히 괜찮았고, 그래서 금요일에 거리를 조금 더 늘려 뛰었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여전히 부담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오늘 경주는 무리하지 말고 마일당 8분 정도로 뛰자고 마음 먹었다 (실제로는 그보다 마일당 30초쯤 더 빨리 뛰었다). 



레이스 전에 몸을 푸는 셈 치고 5km쯤 천천히 달렸다. 공원 곳곳에 저런 표지가 붙어 있고, 특히 개는 꼭 끈을 매고 산책 시키라는 표지가 도드라졌다. 그러나 실상은 끈을 맨 경우보다 끈을 풀어놓고 제 멋대로 뛰어다니게 하는 작자들이 훨씬 더 많았다. 어쩌다 개가 달려들면 너나없이 괜찮다고 안 문다고 주장한다 (당신은 물론 안 물겠지). 그렇게 말하는 인간들의 정신 상태와 IQ를 의심하곤 한다. 개끈 매라는 팻말을 못 봤느냐고 소리 지르고 싶을 때가 많았다. 정말 문맹들도 아니고, 개 키우는 이들 중에는 왜 그렇게 제 멋대로, 저 잘난 대로 구는 자들이 많은지 늘 궁금하면서, 또 깊이 불만스럽다. 



레이스 출발 시간이 가까워 오면서 사람이 많이 늘었다. 공원 주차장도 차들로 꽉 찼다. 



현장에서 등록 확인하고 번호표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레이스 규모가 크지 않아 경기 당일에 이렇게 번호표를 나눠주어도 경기 운영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먼디 공원 안내판. 그리고 그 옆에서 몸을 푸는 사람들. 사진 안으로 들어온 다리와, 안내판 밖으로 삐죽 나온 다른 남자의 머리가 익살맞아 보인다.



뛰기 전에 커피 한 잔. MEC 경기의 전용 사진사한테 부탁했더니 이렇게 그럴듯한 그림을 만들어 주었다. 오렌지색 신발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코니 브랜드의 킨바라 4 GTX. 드물게 방수까지 되는 '고어-텍스' 버전인데, 아마존닷컴을 통해 구입했다 (배송료, 수입 관세 포함 105달러 정도). 캐나다에서는 이 버전을 구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값도 족히 4,50달러는 더 비쌀 게다.



15k 레이스는 8시45분, 10k와 5k는 각각 9시와 9시15분에 출발이다. 지금 선 사람들은 15k 레이스 참가자들. 5 km짜리 코스를 세 번 돈다. 



공원을 일주하는 5k 코스. 나는 일요일의 장거리 달리기까지 겸할 심산으로 레이스 전 몸 풀기로 5km를 뛰었고, 15k 레이스를 마친 뒤, 마무리 운동(cooling down) 삼아 같은 코스를 한 번 더 돌았다. 그래서 총 거리는 26km 정도. '장거리' 정량은 채웠다. 


빅토리아 마라톤까지는 이제 2주밖에 남지 않았다. 막바지다. 이제는 무리하기보다 운동량을 줄이면서 마라톤에 대비해야 한다. 이른바 테이퍼링(tapering) 단계다. 마무리를 잘 해야겠다. 아래 그림은 내 GPS 시계가 기록한 15k. 세 바퀴 돌았다는 표시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