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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사이클링

힘들어도 좋다! 고친 내 자전거로 다니니, 아내 자전거를 빌려 어정쩡하게 다니던 지난 주보다 5-10분쯤 더 빨라진 것 같다. 아침, 회사에 닿았을 때와 오후, 집에 돌아왔을 때, 온몸은 땀으로 축축하다. 나른하고 피곤하지만 더없이 행복하다. 온몸으로 느끼는, 살아 있다는 깨달음! 더보기
"Bike to Work Week"를 마치다 자전거로 오가는 직장과 집 사이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간은 동쪽 4번가(4th St. E)이다. 자전거 전용 도로다. 물론 차도 다니지만 소통이 뜸하고 조용하다. 이 길에만 들어서면 '아 집에 다 왔다'라는 안도감이 든다. 목요일. 자전거 통근 나흘째다. 비가 내렸다. 사방이 축축했다. 길이 미끄러웠다. 넘어질까봐 조심했다. 내리막에서는 미리 브레이크를 밟았다. 오르막에서는 가급적 오른쪽으로 붙어서 갔다. 더 빠른 사이클리스트들이 추월하기 쉽도록. 아니, 그보다는 다른 사이클리스트와 부딪히는 사고를 피하려고. 나흘째. 아직도 두 마음이다. 자전거 통근을 계속해 볼까? 다시 버스로 돌아갈까? 무지 피곤하다. 어제 특히. 오전 15km 자전거 출근, 점심 10km 달리기, 오후 다시 15km 퇴근. 자전.. 더보기
진땀 뺀 첫 자전거 출퇴근 출근길에 비가 내렸다. 새벽녘 천장을 세차게 두드리던 기세는 수그러들었지만 그래도 가랑비라고는 하기 어려운 비였다. 비가 오든 말든 이번엔 꼭 자전거를 탈 것이라고 작심한 터라, 자전거를 끌고 나오는 게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았다. 그러나 자전거를 실제로 타는 일은 쉽지 않았다. 특히 맑았던 토요일과 견주어 여간 조심스럽지 않았다. 비탈이 많아서 내리막길 브레이크 조절하는 일이 특히 어려웠다. 아니나다를까, 집에서 나와 마운틴 하이웨이의 비탈길을 내려와 키스(Keith) 로드로 접어드는 길목에서 브레이크를 너무 심하게 잡은 탓인지 자전거가 죽 미끄러지며 넘어졌다. 갓길이어서 교통 사고의 위험은 없었지만 그래도 아찔했다. 그 탓일까, 뒷 바퀴 쪽 브레이크가 느슨해진 느낌이었다. 휴대용 자전거 드라이버 세트를.. 더보기
토요일의 자전거 통근 리허설 집(A)에서 직장(B)까지 자전거로 가는 코스. 편도로 15km 정도. 라이온스 게이트 다리 대신, 오른쪽의 세컨드 내로우즈 다리를 타고 가는 방법도 있는데 거리는 조금 더 짧지만 자전거 도로 사정이 좀더 열악하다. 벼르고 벼르다, 아니 망설이고 망설이다, 아니 아니 차일피일 미루다, 마침내 토요일인 오늘 자전거로 직장까지 갔다 왔다. 다음 월요일부터 한 주간 진행되는 '자전거 출퇴근' 캠페인(아래 사진)을 계기로 버스 대신 자전거를 타보자는 심산에서다. 마음은 있었지만 계속 망설일 수밖에 없었던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는 왕복 30km라는 거리가 만만찮았다. 거리뿐 아니라 노쓰밴쿠버 지역이 워낙 산자락이어서 비탈이 많은 것도 부담이었다. 둘째는 자동차들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다른 도시에 견주.. 더보기
Big Sur D-day: 빅서 마라톤 마라톤을 마친 직후 가족과 함께. 아직 메달도 걸기 전이다. 골인 지점에서 듣는 '동준 아빠아~!'라는 아내의 외침은 세상에서 가장 반갑고 힘이 되는 응원가이다. 마라톤 마라톤 엑스포에서 받아온 버스표에 4시15분~30분 사이에 인근 호텔로 나와 버스를 타야 한다고 해서 의아해 했다. 아무리 마라톤 출발 시간이 다소 이른 아침 6시45분이지만 두 시간씩이나 미리 나갈 필요가 있을까, 마라톤 출발지가 멀지 않은데? 그래도 아내와 아이들을 깨워 승용차로 가고 싶지 않았고 (승용차 접근은 불허한다는 말도 나와 있었다), 버스로 편하게 태워준다는데 좀 일찍 나가면 어떠랴 싶었다. 이런, 그게 아니었다. 버스가 마라톤 출발지까지 가는 데 거의 한 시간이 걸렸다. 내가 시사이드/몬터레이의 위치를 착각한 탓이었다. .. 더보기
Big Sur D-1: 마라톤 엑스포, 몬터레이 해변 시사이드(Seaside)의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에 여장을 풀었다. 인구 3만여 명의 시사이드는 그보다 더 유명한 몬터레이와 인접한 소도시다. 그래서 마라톤 엑스포가 열리는 몬터레이 컨퍼런스 센터도 지척이었다. 차로 5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였다. 빅서 마라톤 코스의 대표적 상징물 중 하나인 빅스비(Bixby) 다리가 찍힌 포스터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성준이가 내 번호표를 들고 있다. 정작 마라톤을 뛸 때 사진을 찍을 형편은 못될 것 같아 미리 기분을 냈다. 물론 실제로 카메라를 들고, 경치 좋은 골목마다 서서 사진을 찍는 사람도 많다고 들었다. 엑스포장은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마라톤 코스가 워낙 아름답기로 유명해서 너도 나도 '죽기 전에 해야 할' 운운의 그 '버켓 리스트'에 빅서 마라톤이 들어간.. 더보기
Big Sur D-2: 기차 여행 캘리포니아 빅서 (Big Sur) 마라톤은 4월27일 일요일. 빅서가 멀지 않은 몬터레이 - 실제 주소지는 시사이드 -에 호텔을 잡았다. 가는 길은 1박2일의 기차 여행. 씨애틀과 LA 간을 운행하는 암트랙(Amtrak) 스타라이트의 4인용 침대 칸을 용케 예약했다. 3년전 샌프란시스코에 놀러 갈 때 즐겁게 이용해본 경험 (당시 글은 여기) 때문에 다시 예약한 것. 하지만 그새 두 아이가 큰 탓인지, 아니면 우리 구미가 더 까다로워진 것인지, 예전만큼 낭만적이라거나 편안하다는 느낌을 갖지 못했다. 물론 그래도 좋았지만... 일기 삼아 여기에 적어둔다. 방 거울에 비친 얼굴 보고 아내와 둘이 장난을 친 것인데, 성준이가 저도 끼워달라고 해서 다시 찍었다. 성준이는 엄마 아빠가 하는 일엔 꼭 저도 끼어들어 .. 더보기
스탠리 공원 10K 경주 봄맞이 10 km 경주에 참가했다. 데보니안 항구 공원 (Devonian Harbour Park)을 출발해 스탠리 공원을 한 바퀴 돌아 출발점으로 복귀하는 코스. 나로서는 '봄맞이'라는 의미 말고도, 다다음 주 (4월27일) 열리는 캘리포니아 주의 '빅 서 (Big Sur) 마라톤'에 앞선 일종의 '스피드 워크' 훈련의 성격도 띠고 있었다. 이건 '전'이 아니라 '후'다. 혼자 경주에 나갔다 돌아와, 10시10분쯤, 아직 잠옷 바람인 두 아이들과 사진을 찍었다. 말 그대로 '기념' 사진이다. 하도 자주 레이스를 해서 그런가, 가족도 그냥 그런가 보다, 정도다. 동준와 성준이의 몸집 차이가 거인국과 소인국의 차이만큼이나 유별나다. 데보니안 항구 공원에 설치된 "MEC Race Series" 접수대. 5 k.. 더보기
Loop 이렇게 뛰어보고 싶었다. 실제 거리는 얼마나 되는지, 트레일과 도로 상태는 뛸 만한지, 앞으로도 종종 이용해 볼 만한지... 거리야 구글 맵으로 찍어보면 대략 얼마인지 나오지만 (약 27 km), 실제 트레일 상태는 어떤지 퍽 궁금했다 (Curiosity killed the cat?) 오늘 시도해 보기로 했다. 집 뒤로 난 시모어 계곡의 트레일을 따라 내려가서 노쓰밴쿠버와 밴쿠버를 연결한 'Second Narrows Bridge'를 건너 밴쿠버로 간 뒤, 가능한 한 바닷가 곁으로 난 인도를 따라 다운타운까지 가서 스탠리 공원을 가로질러 'Lions Gate Bridge'를 타고 다시 웨스트/노쓰 밴쿠버로 올라간 뒤 집으로 돌아오는 코스를 마음 속으로 구상했다. 집(맨 오른쪽 위 출발 지점)에서 직장까지 .. 더보기
봄맞이 장거리 달리기 4월27일로 예정된 빅서 마라톤까지 한 달 남짓 남았다. 올해 마라톤 등록이 마감되는 데 채 한 시간도 안 걸렸을 정도로 인기 폭발인 캘리포니아 주의 그 빅서(Big Sur) 마라톤이다. 작년, 아직 에드먼튼에 있을 때, 등록이 시작되자마자 접속해 등록하는 바지런을 떤 덕택에 나도 어찌어찌 이름을 넣을 수 있었다.빅서 마라톤은 바닷가를 따라 달리는 코스가 워낙 아름다워서, 평소 달리기에 그리 열성이 많지 않은 사람들조차 '죽기 전에 한 번 뛰어보자'는 일종의 '버켓 리스트'에 올려놓고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어느새 열정이 식은 것인지, 아니면 그저 심신이 피곤해진 것인지, 달리기에 대한 열성이 표나게 줄어든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장거리는 고사하고 5, 6마일 단거리조차 빼먹은 채 주말을 고스란히 흘려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