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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사이클링

새 자전거 노르코 서치 S1 사랑하면 알게 되고... 지난 수요일 (7월15일) 존 헨리 바이크 샵에서 새 자전거 서치 S1 (Search S1)을 픽업했다. 그 전날 구입하고도 흙받이와 짐받이, 물병을 꽂는 케이지, 미니 펌프 등 액세서리를 부착하느라 하루를 더 묵혀야 했다. 아내가 차를 몰고 와 내가 회사에서 바이크 샵까지 타고 온 아내의 자전거와, 새로 산 자전거를 차에 실어 집으로 돌아왔다. 새 자전거는 이런저런 액세서리까지 더하면 2천달러가 넘는다. 2백만 원이 넘는, 나로서는 고가다. 아직까지 바이크 샵의 행거에 걸려 손상된 부위를 대체할 부품을 기다리는 인디 2는 1백만 원이 안 되는 값에 구입했다 (흙받이, 짐받이, 킥 스탠드 등 포함). 그에 견주면 두 배 이상의 비용을 지불하고, 내 분수에 맞지 않는 고급 자전거를.. 더보기
가뭄 자전거 수리가 더디다. 필요한 부품, 특히 앞 바퀴를 고정하는 포크를 교체해야 하는데 지난 주 화요일 쯤이면 되리라던 게, 그로부터 일주일이 다 돼가는 지금까지도 감감무소식이다. 언제 되느냐고 물으면 어깨만 으쓱, 부품이 오면 오는 거지 자기들로서는 알 수 없다는 대답. 답답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 임시변통으로 아내의 자전거를 타보기로 했다. 출근을 앞두고 연습차 동네 뒷산 - 시모어 보전 지역 (LSCR) - 으로 라이딩을 나갔다. 많은 상품이나 제품, 서비스가 그렇듯이, 자전거도 어느 수준까지는 값과 성능이 대체로 비례한다. 싸면 싼 이유가 있는 것이고, 비싸면 비싼 이유가 있는 것이다. 아내의 얼라이트 (Alight) 자전거는 가벼운 라이딩이나 가까운 거리의 출퇴근 용이다. 여러모로 성에 안 찰 수.. 더보기
꺼진 불도 다시 보자 산불조심! 오늘 아침, 오랜만에 시모어 보전 지역으로 가는 트레일을 달렸다. 초입에 선 산불 위험도 표지판이 예사롭지 않다. 산불 화재의 위험도가 최고 수준을 가리키고 있다. 이런 지표를 본 건 2년 전에 이사 온 이후 처음이다. 이런 날이 몇 주째 이어지는 중이다. 밴쿠버에서 100여km 떨어진 휴양지 휘슬러와 그 이웃동네 펨버튼에는 큰 산불이 났다. 그 여파로 광역 밴쿠버 일대가 연기로 자욱했다. 뿌옇게 날리는 재 때문에 노약자는 가능한 한 외출을 삼가라는 경고도 나왔다. 오늘 아침에 나와 보니 연기가 많이 걷혔다. 지난 수요일에는 뛰면서도 미세먼지가 만만치 않은데 괜찮을까 적잖이 불안해 했는데, 오늘은 괜찮을 것 같다. 트레일 에 들어서니 때이르게 떨어진 나뭇잎 천지다. 가을이 지나치게 일찍 온 듯한 느낌마저.. 더보기
사슴과 공작 래스트레버 해변 주립공원의 아름다운 풍광과 트레일. 며칠 캠핑하기에 그만일 듯한 곳. 나흘 간의 밴쿠버 섬 휴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동물을 꼽으라면 단연 '사슴'이 되겠다. 캐나다야 워낙 자연 자원이 풍부하고 숲이 지천이다 보니 온갖 야생동물로 넘쳐나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공원에서, 특히 가정집 뒤뜰에서 동물을 만나기는, 너구리나 스컹크, 다람쥐 정도를 예외로 친다면, 쉽지 않다. 그런데 이번 여행 동안에는 유독 사슴을 자주 마주쳤다. 사슴도 사람들에 익숙한지, 아주 근접하지 않는 한 도망가지 않고 서 있는 경우가 많았다. 래스트레버 해변 주립공원 화요일 아침, 파크스빌의 래스트레버 해변 주립공원 (Rathtrevor Beach Provincial Park)을 뛰다가 만난 사슴. 사람으로 치면.. 더보기
몸의 소리 지난 주말 (6월6일)에 뛴 휘슬러 하프 마라톤의 한 장면. 트레일이 퍽 아름다웠지만 비탈을 오르느라 정신이 없었다. 사진 출처는 Rob Shaer Photo. 어제는 정말 긴 잠을 잤다. 일곱 시를 갓 넘은 시점부터 졸리기 시작해서, 미야자키 하야오와 그의 지블리 스튜디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넷플릭스로 보다가 절반도 넘기지 못하고 TV를 껐다. 그리곤 이 닦고 잠자리로 직행했다. 중간에 잠깐씩 잠이 깨기는 했지만 오늘 아침 6시 반이 가깝도록 자고 또 잤다. 꿈도 꿨는데 - 늘 꾸겠지만 꿈의 기억은, 대개는 눈 뜨면 즉각 휘발해 버리지 않는가 - 그 중 하나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아마 우스워서 그렇겠지. 언덕에 놓은 자전거 헬멧이 바람에 떠밀려 길고 아득한 언덕 아래로 떼구르르 굴러 달아나는데, 마치.. 더보기
자전거와 기저귀 자전거를 일삼아 타지 않던 시절, 사이클리스트들의 ‘야한’ 복장에 불만이 많았었다. 꼭 저렇게 몸에 짝 달라붙는 라이크라 옷을 입어야 하나? 꼭 ‘빤쓰’만 입은 것 같은 저 하의는 뭐냐? 또 상의 전체에 요란뻑쩍지근하게 장식된 글씨와 마크와 그림은 또 뭐냐? 꼭 저런 식으로 ‘나 자전거 타오!’ 하고 광고를 하고 다녀야 하나? (위 사진은 처음 산 펄 이주미의 사이클 반바지.) 자전거를 일삼아 타게 된 지금, 그런 생각은 많이 바뀌었다.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 대목도 있지만 거개는 납득하게 됐다. 일단 나부터 ‘빤쓰’처럼 다리에 밀착되는 사이클링 반바지를 입게 됐다. 재미 있는 것은 사이클링 반바지 자체가 ‘빤쓰’ 구실도 한다는 점이다. 속옷을 입지 않은 채로, 사이클링 반바지만 입는다는 말이다. 반바지 .. 더보기
휘슬러 하프 마라톤 퍽 오랫동안, 몇 시간 이상 운전을 해야 하는 여행을 떠나지 않았다. 그 탓인가, 집에서 휘슬러까지 120km 남짓밖에 안 되는데도 꽤나 멀다고 느껴졌다. 구불구불, 휘슬러로 가는 길은 실로 장관이었다. 높은 산맥과 그 사이로 그림처럼 놓인 바다와 호수. 묵기로 한 호텔에서 경주 참가에 필요한 패키지를 받을 수 있어서, 더욱이 하프 마라톤 출발점이 도보로 10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지척이어서, 집에서 저녁을 먹고 밤 여덟 시 넘어 휘슬러에 닿았어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게다가 여름이어서 여덟 시가 넘은 시간도 대낮처럼 훤했다. 대회장인 휘슬러 빌리지 올림픽 플라자. 투숙한 호텔에서 10분 정도 걸어서 닿았다.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가까운 거리지만 방향을 잘 몰라 좀 헤맸다.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를 .. 더보기
계곡에서 헤매다 - 16K 트레일 레이스 일요일 아침, 16K 트레일 경주에 참가했다. MEC 레이스 시리즈 세 번째. 집 근처의 린 계곡 (Lynn Creek)을 오르내리는 코스여서 굳이 아침부터 가족을 끌고 나와야 할 필요가 없었다. 경주가 시작되는 지점까지 2km 남짓밖에 되지 않아 갈 때는 몸 푸는 기분으로, 경주를 끝내고 돌아올 때는 마무리 운동을 하는 셈치고 부담없이 걸을 수 있었다. 하지만 경주 자체는 매우 힘들었다. 혼자 막연히 예상했던 것보다 더 되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트레일 경주를 뛰기는 지난 4월의 10K 스쿼미시 레이스 이후 두 번째인데, 그 때 했던 '죽다 살아났다'라는 표현이 다시금 생생하게 실감나는 경주였다. 비탈은 뛸 엄두조차 내기 어려울 만큼 가파른 경우가 많아서 걸었는데, 걷는 것조차 벅차다는 생각이 종종 들만.. 더보기
자전거 통근 주간 이번 주 (5월25일 - 31일)가 "Bike to Work Week", 자전거로 통근하자는 캠페인이 펼쳐지는 기간이다. 메트로 밴쿠버 지역의 시 정부, 자치 단체, 자전거 관련 비영리 단체들이 여럿 참여해 제법 큰 규모로 펼쳐지는 연례 행사다. 월요일인 어제는 오전에 잠깐 비가 내려서 그런가 다른 주와 별반 차이를 못 느꼈는데, 오늘은 자전거 통근자가 퍽 많아졌음을 여실히 느끼겠다. 나는 작년 이맘때까지는 일회성으로 참여해서, 계속 자전거로 통근을 할 수 있을까 없을까 고민하고 걱정했었다. 그러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고, 이제는 그런 캠페인과는 무관하게, 꾸준히 자전거를 이용한다. 아직도 이따금씩 힘들다는 생각이 안 드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감당하지 못하겠다고 느낀 적은 한.. 더보기
자전거 연습 아침을 먹고 집 뒤 시모어 보전지역 (Lower Seymour Conservation Reserve)으로 갔다. 아이들에게 자전거 타기를 연습시키기 위해서였다. 아내에게도 자전거를 타지 않겠느냐고 떠봤지만 차에 자전거를 석 대까지 넣기는 무리라는 핑계를 댔다. 억지로 구겨넣으면 석 대까지도 영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아무리 미니밴이라고 해도 쉽지 않은 일임은 분명했다. 자전거 운반용 힛치 (hitch)가 필요했다. 그래서 동준이와 성준이의 자전거만 실었다 (가능하면 이번 주 중에 힛치를 달 계획이다). 자전거 타기를 연습시키는 방식은 위 사진처럼 좀 무모했다. 나는 동준이를 맡고 아내는 성준이를 맡아, 옆에서 뛰면서 도와주는 방식. 성준이는 자전거도 작고 기어도 저단으로 천천히 진행했기 때문에 아내도 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