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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사이클링

누군가와 '함께' 달리기

일요일 아침, 직장 동료 J, D와 함께 스탠리 공원을 뛰었다. 그 친구들은 나처럼 마라톤을 목표로 하지도 않았고, 주 4, 5일씩 자주 달리지도 않았기 때문에 너무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10km 정도만 함께 돌기로 했다. 지금까지 누군가와 함께 페이스를 맞춰 달린 적은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드물었고, 그래서 때로는 누군가와 '함께' 달려보고 싶었다. 이 친구들은 그런 대로 달리기에 관심들이 있어서 고맙게도 'O.K.'였다. 하지만 막상 함께 뛰어보니 쉽지 않다. 저마다 다른 페이스와 기초 체력 때문인데,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페이스 조절하기가 쉽지 않았다. 누군가 쫓아오는 것도 아니고, 서둘러야 할 이유도 없었기 때문에 마일당 10분 정도의 느린 페이스를 유지했다.



아침 7시에 잉글리시 베이에서 만나 스탠리 공원을 시계 방향으로 돌았다. 사진은 이미 스탠리 공원을 거의 한 바퀴 돈 다음이다. 거리로도 10km쯤 됐다. 오전 8시가 넘은 시각인데도 그림자가 한없이 길기만 하다. 그만큼 해 뜨는 시간도 늦어졌다는 뜻이고 가을, 이어 겨울이 멀지 않았다는 신호다.



라이온스 게이트 다리가 보이는 구간. 해는 스탠리 공원의 다른 쪽으로 올라오는 중이다.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뛰었기 때문에 사진 찍고 따라잡기가 어렵지 않았다. 이 때의 페이스는 마일당 10분 정도. 킬로미터로 환산하면 1km당 6분쯤 되겠다.



덴만 스트리트 쪽으로 접근하는 중이다. 한인 식당, 일식당이 많은 거리이다. 두 친구는 10km를 넘게 뛴 마당이라 지친 상태. 뛰다 걷다 했다.



스탠리 공원의 다른쪽, 누군가가 바위 위에 이눅슉(Inukshuk)을 잘도 만들어놓았다. 그 너머로 화물선들이 보인다. 나는 그 친구들과 헤어진 뒤 스탠리 공원을 한 바퀴 더 돌았다. 지난 주말, 코호 런 14k를 뛴다고 장거리 달리기를 이미 빼먹은 터라, 이번 주에는 어떻게든 '장거리'라고 부를 수 있을 만한 거리를 뛸 필요가 있었다. 동료들과 처음 뛸 때는 마일당 10분, 혼자 뛸 때는 다소 피치를 올려 마일당 8분 대로 돌았다. 아쉬운 대로 16마일을 채웠다. 다음 주 계획은 20마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