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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CR

생애 첫 가족 라이딩 한국을 다녀온다고 3주를 빼먹는 바람에 동준이한테 배정된 BC 주정부의 오티즘 펀드가 좀 남았다며, 매주말 수영만 하기보다는 자전거를 한 번 태워보면 어떻겠느냐고 아내가 내게 의향을 물었다. 펀드는 주로 동준이를 옆에서 지켜보고 도와주는 보조교사의 급료로 쓰였다. 동준이가 다니는 학교의 보조교사를 학교 밖에서도 커뮤니티 센터의 수영장에 가거나 운동을 시키는 데 딸려 보냈다. 보조교사는 '노벨'이라는 이름의 스리랑카 출신 남성인데, 키는 나보다 작지만 라디오 아나운서 뺨치는 목소리에, 차분하고 침착한 성정이 느껴지는 사람이다. 동준이도 잘 따른다. 장거리 달리기를 이미 토요일에 마친 터여서, 일요일이 비었다. 근처 '시모어 보전구역' (Lower Seymour Conservation Reserve, "LS.. 더보기
가뭄 자전거 수리가 더디다. 필요한 부품, 특히 앞 바퀴를 고정하는 포크를 교체해야 하는데 지난 주 화요일 쯤이면 되리라던 게, 그로부터 일주일이 다 돼가는 지금까지도 감감무소식이다. 언제 되느냐고 물으면 어깨만 으쓱, 부품이 오면 오는 거지 자기들로서는 알 수 없다는 대답. 답답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 임시변통으로 아내의 자전거를 타보기로 했다. 출근을 앞두고 연습차 동네 뒷산 - 시모어 보전 지역 (LSCR) - 으로 라이딩을 나갔다. 많은 상품이나 제품, 서비스가 그렇듯이, 자전거도 어느 수준까지는 값과 성능이 대체로 비례한다. 싸면 싼 이유가 있는 것이고, 비싸면 비싼 이유가 있는 것이다. 아내의 얼라이트 (Alight) 자전거는 가벼운 라이딩이나 가까운 거리의 출퇴근 용이다. 여러모로 성에 안 찰 수.. 더보기
꺼진 불도 다시 보자 산불조심! 오늘 아침, 오랜만에 시모어 보전 지역으로 가는 트레일을 달렸다. 초입에 선 산불 위험도 표지판이 예사롭지 않다. 산불 화재의 위험도가 최고 수준을 가리키고 있다. 이런 지표를 본 건 2년 전에 이사 온 이후 처음이다. 이런 날이 몇 주째 이어지는 중이다. 밴쿠버에서 100여km 떨어진 휴양지 휘슬러와 그 이웃동네 펨버튼에는 큰 산불이 났다. 그 여파로 광역 밴쿠버 일대가 연기로 자욱했다. 뿌옇게 날리는 재 때문에 노약자는 가능한 한 외출을 삼가라는 경고도 나왔다. 오늘 아침에 나와 보니 연기가 많이 걷혔다. 지난 수요일에는 뛰면서도 미세먼지가 만만치 않은데 괜찮을까 적잖이 불안해 했는데, 오늘은 괜찮을 것 같다. 트레일 에 들어서니 때이르게 떨어진 나뭇잎 천지다. 가을이 지나치게 일찍 온 듯한 느낌마저.. 더보기
자전거 연습 아침을 먹고 집 뒤 시모어 보전지역 (Lower Seymour Conservation Reserve)으로 갔다. 아이들에게 자전거 타기를 연습시키기 위해서였다. 아내에게도 자전거를 타지 않겠느냐고 떠봤지만 차에 자전거를 석 대까지 넣기는 무리라는 핑계를 댔다. 억지로 구겨넣으면 석 대까지도 영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아무리 미니밴이라고 해도 쉽지 않은 일임은 분명했다. 자전거 운반용 힛치 (hitch)가 필요했다. 그래서 동준이와 성준이의 자전거만 실었다 (가능하면 이번 주 중에 힛치를 달 계획이다). 자전거 타기를 연습시키는 방식은 위 사진처럼 좀 무모했다. 나는 동준이를 맡고 아내는 성준이를 맡아, 옆에서 뛰면서 도와주는 방식. 성준이는 자전거도 작고 기어도 저단으로 천천히 진행했기 때문에 아내도 그.. 더보기
건강 검진 린 계곡 상류 지역 (Lynn Headwaters)의 트레일과 시모어 보전 지역 (Lower Seymour Conservation Reserve, LSCR)은 이런 비포장 산책로로 연결되어 있다. 출퇴근용 '도시형' 자전거로 덜컹대며 트레일을 타기가 쉽지 않았지만, 그 덜컹거림이 재미의 절반은 넘었다. 저 위로 가는 길은 라이스 호수 (Rice Lake)로 가는 길인데, 자전거 옆 표지판이 알려주듯 개도 자전거도 출입 금지다. 나는 그냥 노르코 자전거를 모델로 사진만 찍었을 뿐, 저 길을 타지는 않았다. 정말이다. 오늘 하루 휴가. 3월이 끝나기 전에, 그러니까 2014년 회계년도가 끝나기 전에 소진해야 할 휴가 일수가 며칠 남아서, 어쩔 수 없이, 쉬어야 하는 날 중 하루다. 회계연도가 끝나갈 무렵이면.. 더보기
내가 사랑하는 길 오늘은 좀 늦게 뛰러 나갔다. 알람은 6시를 갓넘어 울었지만 끄고 더 잤다. 일요일인데 뭐 어떠랴... 여덟 시쯤 나섰다. 평소처럼 물 한 컵 마시고, 작은 물통 두 개에 게토레이 한 병을 나눠 넣고, 피넛 젤 하나를 먹었는데, 정말 환장하게 맛이 없었다. 달리기 중간쯤에 더 먹으려고 여분으로 하나를 주머니에 챙겼다. 보통 초콜렛 바를 두 개쯤 넣어가는데 하필 다 떨어져서, 레이스 때 먹고 남은 젤로 대신한 것이다. 본래는 토요일에 10K짜리 MEC 레이스를 뛰겠다고 금요일을 쉬었는데, 그만 500점짜리 두바이 오픈 테니스 결승을 보느라고 토요일의 레이스를 걸렀다. 레이스 시작은 아홉 시, 테니스 중계는 7시부터... 로저 페더러와 노박 조코비치, 당대의 '테니스 월드 넘버 원/투'가 붙는데 안 볼 도리.. 더보기
Wish You Were Here I wish you were here... 여행지의 우편엽서에 흔히 쓰는 표현이다. 네가/당신이 여기에 있었더라면 좋았겠다, 여기에서 이 아름다운 풍광과 행복하고 편안한 기분을 함께 누렸더라면...뭐 그런 뜻이겠지. 나는 시모어 보전 지역에 올 때마다 그런 생각을 한다. 특히 아내와 아이들에게. 가끔 가족을 데리고 와 보지만 기껏해야 주차장이 있는 출발 지점에서 2, 3 km올라가면 끽이다. 그것도 멀다, 왕복하면 4, 6 km쯤 되니까... 그런데 정말 멋진 풍경, 아니 풍경이야 다 엇비슷하다, 키큰 거목들이 빼곡하게 늘어선 숲이 계속 이어지니까, 정말 멋진 '느낌'이랄까 '맛'이라고 해야겠다. 아무튼 그런 기분은 그 이후다. 그 느낌, 그 풍경, 그 기분을 가족과 함께하고 싶은데, 그러기가 어렵다. .. 더보기
비온 뒤의 산책 - LSCR 두어 달 만에 왔다. 느낌으로는 그보다 더 오랜만인 것 같다. 여름이 끝나고 밤이 길어지면서 아침에 뜀뛰기가 어려워지면서 노쓰밴에서 뛰는 일도 줄었다. 평일에는 점심 시간을 이용해 스탠리 공원을 돌았고, 주말에는 함께 뛰는 직장 동료를 배려해 주로 카필라노 계곡 부근이나 앰블사이드 공원 부근을 뛰었다. 그나마도 10월의 빅토리아 마라톤 이후 2주를 쉬느라, 정작 집 뒤에 가까이 있는 '하부 시모어 보전 지역' (Lower Seymour Conservation Reserve, LSCR)은 퍽 오랫동안 다시 찾아가지 않았다. 지난 2, 3주 동안 비가 징하게도 내렸다. 하루가 멀다 하고 내렸다. 더욱이 이번 주 월요일과 수요일에는 장맛비가 각각 90mm, 70mm씩 쏟아져, 노쓰밴 일부 지역의 집들이 침수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