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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사이클링

자전거 연습

아침을 먹고 집 뒤 시모어 보전지역 (Lower Seymour Conservation Reserve)으로 갔다. 아이들에게 자전거 타기를 연습시키기 위해서였다. 아내에게도 자전거를 타지 않겠느냐고 떠봤지만 차에 자전거를 석 대까지 넣기는 무리라는 핑계를 댔다. 억지로 구겨넣으면 석 대까지도 영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아무리 미니밴이라고 해도 쉽지 않은 일임은 분명했다. 자전거 운반용 힛치 (hitch)가 필요했다. 그래서 동준이와 성준이의 자전거만 실었다 (가능하면 이번 주 중에 힛치를 달 계획이다).



자전거 타기를 연습시키는 방식은 위 사진처럼 좀 무모했다. 나는 동준이를 맡고 아내는 성준이를 맡아, 옆에서 뛰면서 도와주는 방식. 성준이는 자전거도 작고 기어도 저단으로 천천히 진행했기 때문에 아내도 그럭저럭 따라갔다. 동준이는 알버타에 살 때 자전거 캠프를 다녀본 경험이 있어서, 입으로는 노노, 얼단(All done)을 연발하면서도 꽤 잘 탔다. 가장 큰 걱정거리는 브레이크를 잡는 일과 완전히 정지해서 내리는 일이었는데, 달리면서는 오른쪽 브레이크 (뒷바퀴용 브레이크)는 잘 잡으면서도, 정작 정지할 때는 브레이크를 쓰지 않아서 좀 애를 먹었다.  



동준이는 자전거를 꽤 잘 탔다. 언덕을 얼마나 잘 오르내릴까가 아직은 미지수인데, 세인트 알버트에 살 때 자전거 캠프에서 잘 따라다니고 적응한 사실을 고려하면 몇 번의 연습으로 금방 익숙해지지 않을까 기대한다. 다음 주에는 나도 자전거를 끌고 나와야 할 것 같다. 워낙 빨라서 - 특히 언덕을 내려갈 때 - 도보로는 따라잡기가 벅찼다.



왕복 2 km 남짓만 타고 다시 차로 돌아가는 중이다. 위 사진에서 여실히 드러나듯 아내가 누구보다도 더 힘들어 했다. 아내도 자전거를 타야지 도보로는 더 이상 성준이의 자전거 연습을 참견하기 어렵겠다. 시모어 보전 지역은 무척 붐볐다. 이 정도로 붐빌 수도 있구나, 하고 새삼 놀랄 정도였다. 자전거를 타러 나온 가족, 롤러블레이드를 타는 사람, 달리는 사람, 산보하는 사람들로 포장 트레일이 제법 북적거렸다.



아이들을 데리고 시모어로 가기 전, 나는 장거리를 뛰었다. 뛴 거리는 26  km 남짓. 두 시간 반쯤 걸렸다. 새로 조성된 스피릿 트레일을 따라 라이온스 게이트 다리 밑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코스를 잡았는데, 생각보다 힘들었다. 너무 무리해서 피로가 채 풀리지 않은 상태로 뛴 탓이 아닐까 스스로 짐작했다. 자전거 타기와 달리기를 병행하기가 쉽지 않다. 무엇보다 어느 수준에서 두 운동 간의 균형을 잡아야 피로를 덜 느끼고 더 쾌적하게 운동을 이어갈 수 있을까 파악하는 일이 가장 큰 숙제다. 다른 교통 수단 없이 오직 자전거만으로 매일 통근을 고집한다면, 총 75 마일 (약 120 km)이라는 자전거 라이딩 거리는 일종의 상수가 된다. 그리고 일요일마다 뛰는 장거리 달리기도 상수. 문제는 주중에 하는 달리기인데, 아무래도 지금처럼 주 나흘 (화수목금)을 뛰기는 무리라는 생각이다. 



주 5일 달리기는 지금처럼 매일 자전거로 통근하기 전에 유지해 온 방식이다. 자전거 통근이 더해지면서 그게 점점 더 어렵다고 느낀다. 특히 주중 나흘을 계속 달리는 일은... 그래서 이번 주부터는 목요일 하루를 더 쉬어보기로 했다. 일요일 장거리 달리기 - 월요일 휴식 - 화, 수요일 달리기 - 목요일 휴식 - 금요일 달리기 - 토요일 휴식. 그리고 주 5일 자전거 통근. 형편에 따라 토요일이나 일요일에는 가족과 자전거를 타는 일이 추가되겠지만 이건 거리로나 체력적 부담으로나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