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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사이클링

Wish You Were Here

I wish you were here...


여행지의 우편엽서에 흔히 쓰는 표현이다. 네가/당신이 여기에 있었더라면 좋았겠다, 여기에서 이 아름다운 풍광과 행복하고 편안한 기분을 함께 누렸더라면...뭐 그런 뜻이겠지. 


나는 시모어 보전 지역에 올 때마다 그런 생각을 한다. 특히 아내와 아이들에게. 가끔 가족을 데리고 와 보지만 기껏해야 주차장이 있는 출발 지점에서 2, 3 km올라가면 끽이다. 그것도 멀다, 왕복하면 4, 6 km쯤 되니까... 그런데 정말 멋진 풍경, 아니 풍경이야 다 엇비슷하다, 키큰 거목들이 빼곡하게 늘어선 숲이 계속 이어지니까, 정말 멋진 '느낌'이랄까 '맛'이라고 해야겠다. 아무튼 그런 기분은 그 이후다. 그 느낌, 그 풍경, 그 기분을 가족과 함께하고 싶은데, 그러기가 어렵다. 차량 통행이 금지된 지역이니, 접근 방법은 자전거를 타거나 걷거나 뛰는 수밖에 없는데...


오늘 아침도 그랬다. 내일이 캐나다의 '전몰자 추모의 날' (Remembrance Day)이어서 일요일과 화요일 사이에 낀 월요일도 쉬기로 했다. 느지막이 일어나, (물론 아내에게 양해를 구하고) 혼자 자전거를 끌고 나왔다. 한 시간쯤, 시모어에서 자전거를 타고 돌아오겠노라고... 



시모어 보전 지역으로 가자면 먼저 린 계곡 (Lynn Creek)을 건너야 한다. 계단을 타고 내려오면 이런 소로가 나오고, 비포장 트레일이 얼마간 이어지다 시모어 지역으로 가는 포장도로가 나온다. 아침 8시30분 쯤인데, 해가 눈부신 풍광을 연출하고 있다.



아침 햇살에 빛나는, 고사리 과의 양치 식물. 예쁘다. 햇살에 빛나는 초록은 더 눈부시다.



린 계곡에서 시모어 지역까지 오는 길은 8할이 비탈이다. 그렇게 15 km쯤 헉헉대며 올라오면, 차량 통행을 금지하고 자전거, 도보만 허용한 트레일과, 공사나 업무용 차량들만 다닐 수 있게 된 이른바 '서비스 도로' (Service Road)가 합류되는 지점이 나온다. 노란 봉이 그 표시다. 여기에서 왼쪽으로 틀어 2km 남짓 올라가면 시모어 댐이 나온다. 자전거를 탄다고 해도, 가족을 여기까지 끌고 오기는 정말 무리다. 대략 600 m를 등산하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elevation gain이 1830 ft쯤 된다). 



그 합류 지점에서 사진을 찍느라 잠깐 쉬었다. 



사족. 참, 인터넷에 'Wish you were here'를 치면 대뜸 핑크 플로이드의 명곡 'Wish you were here'가 결과 내용을 도배하다시피 한다. 나도 참 좋아하는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