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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사이클링

새 자전거 노르코 인디 2


큰 맘 먹고 새 자전거를 장만했다. 캐나다 회사인 노르코(Norco)의 2014년 도시형 모델인 인디 2이다. 위 사진과 같은 모델에 바퀴용 흙받이(fender)를 앞뒤에 달고, 짐 싣는 고정대(rack)와 거치대를 붙였다. 정가는 825달러인데, 할인해서 700달러를 지불했다 (자동차가 그렇듯이 모델 연도는 늘 반 년 정도를 앞서가서 이미 2015년 모델이 나온 상태이다).


새 자전거가 지금까지 타던 데이혼(Dahon) 접이식 자전거 '에스프레소'(아래 사진)와 가장 구별되는 점은 디스크 브레이크라는 점이다. 비탈이 많은 지형을 타면서, 특히 마운틴 하이웨이를 내려갈 때마다 브레이크에 불안감을 느껴 왔다. 디스크 브레이크를 써서 같은 비탈을 내려가 보니 마치 낮과 밤의 차이만큼이나 그 효과가 여실하다. 패드형 브레이크를 쓸 때마다 경험했던 미끄러지거나 제동이 지연되는 느낌이, 디스크 브레이크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즉각적이고 확실했다. 비탈을 내려가면서도 불안하지 않았다. 그래 바로 이 맛이야!


지난 여름, 한 주 동안 'Bike to Work' 캠페인에 참가한 뒤부터, 자전거를 더 자주 타야겠다는 생각이 늘 마음속에 남아 있었다. 강박감에 가까운 감정이었다. 하지만 출퇴근과 달리기를 병행하는 게 부담스러웠다. 30km 남짓한 왕복 거리만 보면 별로 멀지 않은 것 같지만 언덕이 많아 여간 힘들지 않았고, 그래서 달리기와 어떻게 균형을 잡아야 좋을지 난감했다.


그러다 다시 지난 주에 오랜만에 자전거로 다시 출퇴근을 시도했다. 월요일과 금요일, 이틀. 그리고 화수목 사흘은 점심 시간을 이용해 평소처럼 달리기. 라이온스 게이트 다리를 이용하는 대신, 처음으로 세컨드 내로우즈 다리 (Second Narrows Bridge)를 타고 이스트 밴쿠버를 거치는 길을 택했다. 급경사가 많고, 밴쿠버에서는 슬럼에 가까운 이스트 밴쿠버 지역을 통과해야 하는 경로여서 망설였는데, 막상 타보니 염려했던 것보다 어렵지 않았다. 차량 통행량이 많지 않은 길을 길게 탈 수 있다는 점도 좋았고, 무엇보다 다른 쪽 경로보다 3km 정도 더 짧아서 부담이 적었다.  



다음 주에도 이틀 정도 자전거로 출근해 보려고 한다. 화수목은 달리기. 몸이 견딜 만하다 싶으면 하루나 이틀 정도 더타 볼 계획이다. 비가 워낙 자주 내리는 시기여서 계획만큼 잘 될지는 모르지만...


새 자전거를 샀다고 해서 데이혼 접이식 자전거를 처분하거나 창고에 처박아 둘 생각은 없다. 회사에는 실내 자전거 보관소가 따로 있어서 도난 걱정이 없지만, 밖에 세워둬야 하는 상황이 되어 자물쇠로 채워도 안심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아무래도 새 자전거를 몰기가 주저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