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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크리스티나 올슨의 스릴러 'Silenced' '필론의 추리소설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크리스티나 올슨 (Kristina Ohlsson)의 신작 스릴러 'Silenced'를 읽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새삼 '추리 소설에 관한 한 북유럽에는 뭔가 특별한 게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헤닝 만켈, 스티그 라슨, 조 네스보, 아날두르 인드리다손, 유씨 애들러-올슨, 라스 케플러, 앤 홀트, 레이프 GW 페르손, 헬렌 투르스텐, 카밀라 락버그, 카린 포섬... 이건 뭐... 이번 소설을 통해 처음 알게 된 크리스티나 올슨도 대단하다. '조 네스보와 더불어 놓쳐선 안될 작가'라는 책 표지의 광고 문구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올슨의 글은 - 영어 번역이 원본에 충실했다는 가정에서 - 차분하고 지적이다. 작가의 성격이 치밀하고 꼼꼼하고 명철할 것 같다.. 더보기
스웨덴의 여형사 아이린 후스 시리즈 - 'The Golden Calf' 스웨덴의 ‘여류’ 추리 소설가 헬렌 투르스텐의 민완 여형사 ‘아이린 후스’ 시리즈 그 다섯 번째, ‘The Golden Calf’ (소호 크라임, 340 페이지)를 읽었다 (다른 작품들에 대한 독후감은 여기). Golden Calf는 말 그대로 ‘금송아지’를 말하는데, 이는 돈이나 부(富)를 상징하고, 이스라엘 사람들이 숭배했던 우상을 뜻하기도 한다. 이 소설 속의 온갖 살인 사건들, 등장 인물들 간의 왜곡된 관계를 일관되게 묶어주는 연결고리이기도 하다. 형사치고는 너무나 평온하고 행복하기까지 한 스웨덴 예테보리 시경의 강력계 베테랑 아이린 후스 (현지 발음을 존중한다면 이렌느 후스?). 여기에서 ‘너무나’는 한국에서 남용되는 본을 따라 ‘꽤’ ‘매우’ ‘아주’ ‘퍽’ ‘되우’ 같은 부사 대신 쓴 것이 .. 더보기
또 하나의 주목할 만한 데뷔: 'A Killing in the Hills' 웨스트 버지니아 중의 가난한 소읍 '애커스 갭' (Acker's Gap)은 어느 집에 숟가락이 몇 개나 있는지, 어젯밤에 누가 부부싸움을 했는지, 뉘집 애가 사고를 쳤는지, 모두가 모두를 훤히 아는 그런 동네다. 어느날 이 동네의 로컬 레스토랑 '솔티 도그'(Salty Dawg)에서 70-80 대의 동네 노인 세 명이 머리에 총을 맞고 그 자리에서 즉사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주말이면 매일 모여 살아가는 얘기를 나누곤 하던 노인들이었다. 은퇴한 지 10년이 넘어 다른 이의 원한을 살 만한 일에 연루되거나, 비즈니스 상의 갈등을 촉발했을 가능성도 없는 동네 원로들이었다. 대체 왜 이들은 그처럼 비극적으로 세상을 떠야만 했을까? 누군가가 레스토랑으로 들어와 세 노인을 차례차례 처형하듯 살해했지만, 정작 그 안.. 더보기
Rage Against the Dying '비밀을 지키는 것과 거짓말을 하는 것은 똑같은 기술을 요구한다. 둘다 습관이 되고 거의 중독에 가까워져 심지어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조차 그러지 않기가 어렵게 된다. 예를 들면 사람들은 자기 나이를 말하는 여자를 절대 믿지 말라고 충고한다. 그 비밀조차 지킬 수 없다면 당신의 비밀도 지키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쉰아홉 살이다.' '죽어가는 자들에 대한 분노'쯤으로 번역될 'Rage Against the Dying' (베키 매스터먼 지음)의 주인공이자 화자인 브리짓 퀸(Brigid Quinn)의 인상적인 방백 중 하나다. 퀸은 전직 FBI 요원이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은퇴한 지 4년이 지났고, 우연히 한 강의에서 만난, 역시 은퇴를 앞둔 대학 교수 카를로 - 그래서 퀸은 그를 Professor의.. 더보기
마이클 코넬리의 '블랙박스' 20년이다. 마이클 코넬리의 열혈 민완 형사 '해리 보쉬'(Harry Bosch) 시리즈가 나온 지 그렇게 오랜 세월이 흘렀다. 그래도 보쉬는 여전히 건재하고, 그의 불타는 정의감과 사명감은 20년 전과 다를 바가 없다. 그의 최신간 '블랙박스'는 그 20년의 세월을 가로지른다. 연결한다. 줄거리LA폭동이 터져 수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친 1992년, LAPD의 강력계 형사인 해리 보쉬는 피살자의 제보들을 좇아 시체들과 그 주변 정황을 급히 훑는 임무를 맡았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마당이어서 어느 한 사건만을 꼽아 심층 수사를 벌일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보쉬는 피살 현장을 급히 훑어 그것이 폭동으로 말미암은 단순 피살 사건인지, 아니면 폭동의 혼란과 어수선함을 악용해 벌인 용의주도한 살인 사건.. 더보기
잭 리처 시리즈 #17 '수배자' (A Wanted Man) 리 차일드의 잭 리처 시리즈 (수배자)을, 글자 큰 '라지 프린트' 판으로 읽었다. 이 소설은 지난 9월 출간되자마자 아마존닷컴의 베스트셀러로 인기를 모았다. 그만큼 잭 리처의 지명도가 - 바꿔 말하면 리 차일드의 인기가 - 높다는 뜻이겠다. 미국/캐나다와 영국에서 동시에 출간됐는데 이번에도 표지는 다르다. 그리고 이번에도, 나는 영국쪽 표지가 더 마음에 든다 (잭 리처 시리즈에 대한 블로그 포스팅은 여기). 리처가 탁월한 헌병으로 13년을 보낸 뒤 사직서를 던지고 부랑자를 자처한 지도 10여 년이 지났다. ('부랑자'를 사전에 찾아보면 '부랑자 [浮浪者] - 일정하게 사는 곳과 하는 일 없이 떠돌아다니는 사람. 떠돌이, 야인'이라고 돼 있다. 그 뜻에 리처보다 더 부합하는 소설 속 주인공도 달리 찾아보.. 더보기
Aftermath: 앨런 뱅크스 경감 시리즈 #12 책 제목: Aftermath (여파, 후유증) 지은이: Peter Robinson (피터 로빈슨) 출판사: 하퍼콜린스 책 형식: ePub (코보 앱으로 읽음) 출간일: 2002년 7월28일 종이책 분량: 480페이지 줄거리 5월의 어느 이른 아침, 요크셔의 앨런 뱅크스 경감은 긴급 전화를 받고 리즈(Leeds)의 어느 집을 찾아간다. 경찰관 두 명이 가정 폭력 신고 전화를 받고 출동했다가 상상을 초월하는 끔찍한 사건 현장을 목격하게 된 것. 그 집의 지하 저장고에는 두 명이 죽어 있었고 다른 한 사람은 사망 직전이었다. 하지만 이 현장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남자 경관은 범인의 손에 살해당하고, 여자 경관은 목숨을 건 싸움 끝에 범인을 체포한다. 그 범인에게 맞은 부인은 병원으로 후송된다. 알고 보니 그 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