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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팀 호튼스, 밴쿠버의 '스타벅스 벽' 넘을까? 토론토에서 살다가 에드먼튼을 거쳐 밴쿠버에 와서 표나게 다르다고 느낀 점 하나가 커피 전문점이다.토론토와 에드먼튼뿐 아니라 캐나다 전역은 팀 호튼스, 팀 호튼스다. 압도적이다. 체감하기는 골목마다 팀 호튼스가 자리잡은 것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이런 그림은 밴쿠버에 와서 표변한다. 팀 호튼스, 팀 호튼스는 스타벅스, 스타벅스로 대체된다. 골목마다 스타벅스인 것 같다. 정작 팀 호튼스를 구경하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그냥 느낌만 그런 건가, 밴쿠버가 유독 다종다양한 커피 전문점들로 넘쳐나서, 상대적으로 팀 호튼스가 드물다고 여겨지는 건가? 아니었다. 수상비행기로 빅토리아에 출장을 가면서 우연히 펼쳐본 'BC 비즈니스'라는 잡지에 이런 내용이 나와 있었다. 팀 호튼스가 맹주 노릇을 못하는 거의 유일한 지역이 밴.. 더보기
입사 1주년 달력에서 또 하루를 떼어내고 보니 9월30일. 아하, 지금 직장에 들어온 지 꼭 1년이 됐구나, 깨닫는다. 묘한 기분이다. 한 편으로는 스스로 대견하고, 또 다른 한 편으로는 웬지 서운하다. 누가 중뿔나게 '입사 1주년 축하!'라며 폭죽이라도 날려주기를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와 같은 날 입사했던 친구는 채 10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났다. 그 친구가 있었더라면 커피라도 함께하면서 서로의 어깨를 다독였을 듯도 한데... 그나저나, 아마존에 주문한 '러너스월드'의 2015년 달력이 어제 도착했다. 2013년부터 사기 시작했는데 참 살뜰하게 잘 쓴다는 생각에 별로 아까운 생각이 들지 않는다. 매일 한 장 한 장 줄여가면서, 달리기와 관련된 상식, 조언, 팁, 영감 어린 명언들을 읽는 맛.. 더보기
MEC 러닝 시리즈 - 스탠리 공원 10K 경주 밴쿠버에도 무더위가 찾아왔다. 영상 30도가 넘어가는 고온의 주말. 오늘은 영상 32도 선까지 올라갈 거라는 보도다. 다행히 오늘의 10K 경주는 기온이 미처 올라가기 전인 아침 8시30분에 시작되었다. MEC 러닝 시리즈 중 다섯 번째로 스탠리 공원을 일주하는 코스. '휘슬러 에어' 수상 비행기가 물 위에 떠 있다. 경주가 시작되기 전 씨월(Seawall)을 따라 3K 정도를 천천히 뛰면서 몸을 푸는 중에 찍은 사진이다. 경주 출발점에 삼삼오오 모인 참가자들. 아침인데도 햇볕이 제법 따가웠다. 공원에서 자라는 스윗검(Sweetgum). 언뜻 보면 단풍잎 같지만 다른 나무다. 사전에는 '북미산 소합향의 일종'이라고 돼 있는데, '소합향'이 뭔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퍽 매력적인 나무다. 번호표와 기록용 .. 더보기
새벽 뜀뛰기 이번 주부터 달리기 시간을 바꾸었다. 점심 시간 대신 출근 전 아침 시간으로. 물론 해가 길어져서 가능한 대안이다. 새벽 4시30분쯤 되면 벌써 밖이 훤해지는 요즘이다. 거실을 안방으로 쓰다 보니 지붕 쪽으로 만들어 놓은 유리창(이른바 '스카이라이트')이 바깥 상황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유리창이 천장에 나 있으니 커튼을 칠 수도 없고, 억지로 시커먼 천으로 가리거나 코팅을 할 수는 있겠지만 그 정도로 공력을 들일 마음까지는 없다. 그래서 알람을 맞춰 놓은 여섯 시도 되기 훨씬 전에 방안이 훤해 진다. 팔과 손을 적절히 배치하거나, 쿠션 따위를 이용해 눈으로 들어오는 빛을 막아 보지만 이미 잠은 반 넘어 깬 상태다. 그럴 바에는... 7시13분 버스를 타는지라 아침 먹고 준비할 시간 감안하면 늦어도 5시3.. 더보기
'꿩산' 구경 밴쿠버로 이사 온 지 7개월 만에야 집 근처 그라우스 산 (Grouse Mt.)에 올랐다. 시모어 (Seymour) 산, 웨스트 밴쿠버의 사이프러스 (Cypress) 산과 더불어 노쓰쇼어 지역의 3대 스키장이기도 하고, 여름철에는 계단을 따라 산을 올라가는 '그라우스 그라인드' (Grouse Grind) 행사가 자주 열리는 산이기도 하다. 우리는 간다 간다 하면서도 차일피일 미루다 이제사 가볼 생각을 하게 됐다. 동준이 학교에서 여름에 그라우스 그라인드를 한다는 말을 듣고, 동준이가 올라갈 만한지 살펴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공항에서 동준이 발작을 본 이후 그저 밥 잘 먹고 튼튼하다라는 생각이 착각임을 깨닫고 나서, 너무 무리한 운동은 시키지 말아야 하겠다고 마음을 바꾼 터였다. 덩치는 산 만한 것이... 더보기
스탠리 공원 10K 경주 봄맞이 10 km 경주에 참가했다. 데보니안 항구 공원 (Devonian Harbour Park)을 출발해 스탠리 공원을 한 바퀴 돌아 출발점으로 복귀하는 코스. 나로서는 '봄맞이'라는 의미 말고도, 다다음 주 (4월27일) 열리는 캘리포니아 주의 '빅 서 (Big Sur) 마라톤'에 앞선 일종의 '스피드 워크' 훈련의 성격도 띠고 있었다. 이건 '전'이 아니라 '후'다. 혼자 경주에 나갔다 돌아와, 10시10분쯤, 아직 잠옷 바람인 두 아이들과 사진을 찍었다. 말 그대로 '기념' 사진이다. 하도 자주 레이스를 해서 그런가, 가족도 그냥 그런가 보다, 정도다. 동준와 성준이의 몸집 차이가 거인국과 소인국의 차이만큼이나 유별나다. 데보니안 항구 공원에 설치된 "MEC Race Series" 접수대. 5 k.. 더보기
Loop 이렇게 뛰어보고 싶었다. 실제 거리는 얼마나 되는지, 트레일과 도로 상태는 뛸 만한지, 앞으로도 종종 이용해 볼 만한지... 거리야 구글 맵으로 찍어보면 대략 얼마인지 나오지만 (약 27 km), 실제 트레일 상태는 어떤지 퍽 궁금했다 (Curiosity killed the cat?) 오늘 시도해 보기로 했다. 집 뒤로 난 시모어 계곡의 트레일을 따라 내려가서 노쓰밴쿠버와 밴쿠버를 연결한 'Second Narrows Bridge'를 건너 밴쿠버로 간 뒤, 가능한 한 바닷가 곁으로 난 인도를 따라 다운타운까지 가서 스탠리 공원을 가로질러 'Lions Gate Bridge'를 타고 다시 웨스트/노쓰 밴쿠버로 올라간 뒤 집으로 돌아오는 코스를 마음 속으로 구상했다. 집(맨 오른쪽 위 출발 지점)에서 직장까지 .. 더보기
밴쿠버의 봄 봄 기운은 희미하게나마 2월 무렵부터 느껴지기 시작했다. 3월이 되면서 곳곳에서 봄이 보이기 시작했다. 트레일 주변으로 새 잎이 움트거나, 꽃봉오리가 막 맺히거나, 연두빛 잎이 짙어지면서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알버타 주의 새알밭에 살 때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풍경, 4월이나 돼야 겨우 기대할 수 있을 법한 현상과 풍경이 밴쿠버에서는 한두 달 일찍부터 나타났다 (지난해 4월 말에 쓴 에드먼튼의 봄). 옆집의 정원수로 자라는 버드나무에서 버들강아지가 보슬보슬 보풀어 올랐다. 어쩌면 이렇게 예쁠까! 지난 일요일(3월23일)에 찍은 사진. 2주쯤 전, 스탠리 공원을 뛸 때 찍은 벚꽃 사진이다. 아침이어서 빛의 대비가 강했고 사진 찍는 기술이 미흡해 꽃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담지 못했다. 꽃이든 잎이든 활찍 .. 더보기
맑은 날 밴쿠버에서는 맑은 날 보기가 어렵다. 겨울은 우기다. 비 내리는 계절. 기온이 높다고, 따뜻하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그래도 엄동설한보다는 낫지, 폭설보다는 폭우가 낫지, 라고, 나도 에드먼튼에 살 때는 생각했었다. 하지만 막상 그 비 내리는 나날을 지내 보니, 이것도 중뿔나게 더 낫다고 보기는 어렵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사람 마음은 간사하다고들 하는 것이겠지. 오랜만에 알버타 주정부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와 전화 통화를 했다. 서로 근황을 묻고, 날씨 얘기를 나누고... 거긴 사는 게 어떠냐, 아내와 아이들은 잘 지내느냐... 지난 한 주 내내 비가 내렸다. 이번 주 들어서야 해를 본다고 했더니, 에드먼튼은 내내 화창하고 눈부신 햇살이었노라고 약간은 자랑스러운 듯 말해준다. 물론이지. Sun.. 더보기
나의 2013년은? 나는 날짜 감각이 부족하다. 몇월 며칠에 무슨 일이 있었노라고 정확히 기억하는 사람들이 그래서 놀랍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크리스마스가 낀 한 주를 고스란히 쉬었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달리기도 슬슬 건너뛰면서 게으름을 피웠다. 크리스마스 직전에 배달돼 온 55인치 LG 스마트TV 앞에 앉아서 그야말로 'Un-smart'한 생활을 즐겼다. 아니, 즐겼다라기보다는 그간 유지해 온 생활 패턴, 일상의 리듬을 '놓아버렸다', 혹은 '해체해버렸다'라고 하는 편이 사실과 더 잘 부합하겠다. TV 하드웨어뿐 TV 소프트웨어(방송 서비스)는 없었으므로 이맘때 지겹도록 나왔을, 또 나오고 있을 한 해의 결산, 정리, 그리고 한국의 무슨 연예대상, 가요대상 따위 행사를 접하지 않았다. 주로 넷플릭스로 영화를 봤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