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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얘기

눈의 공포 - 열흘 째 내리는 이 눈은 대체 언제나 그칠까? 눈이 내린다. 내리고 내리고 또 내린다. 지난 1월7일 금요일, 한국 방문을 마치고 캐나다로 돌아온 날부터 지금까지, 눈은 그치는가 하면 떨어지고, 자는가 하면 또 날리고, 이제 됐나 싶으면 또 시작한다. 풀풀 날리는 눈발은 종종 과자 부스러기 같다. 때로는, 좀 지저분하기는 하지만, 비듬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눈은 신의 비듬? 눈을 치웠다. 치우고 치우고 또 치웠다. 그렇게 치운 눈이 집 차고로 통하는 도로 (드라이브웨이) 양얖으로 쌓이고 또 쌓여 어느새 내 어깨 높이에 이르렀다. 공원과 집을 구분 지은 담장은 이제 거의 눈에 파묻혔다. 집이 막다른 골목 ('컬드삭', 혹은 이곳 교포 발음으로 '굴데삭'이라고 한다. Cul-de-sac ^^)에 있어서 시 당국의 눈 치우는 순위에서도 뒤로 밀린다. 그래.. 더보기
누가 공무원을 '철밥통'이라고 했던가? 내가 소속된 국 전체가 통째로 없어졌다. "disbanded." 부서장인 차관보는 발표일인 월요일 당일부로 '다른 기회를 추구하기로' 했다고, 차관이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말했다. "pursue a different opportunity." 말이 좋지 잘랐단 말이다. 당연히 그 차관보의 직속들도 다 사라졌다. 몇몇 부서는 부서장 이하 팀원 전체가 당일 아침에 해고 통보를 받았다. 온타리오주정부에 꾹 눌러붙어 있을 걸 무슨 부귀영화를 보겠다고 이렇게 몇천km를 날아왔는지 새삼 후회스러웠다. 아직 자리도 제대로 잡기 전에 속절없이 떨려나나 보다, 하는 두려움과 불안감과 막막함이 밀려 왔다. 아내와 아이들 얼굴도 눈에 밟혔다. 이런 조직 개편이 있을 때마다 'transformation'이라는 그럴듯한 말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