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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얘기

티민스, 온타리오 2005년 4월 28일 오전 11:33 전문 산림관(Registered Professional Forester)들의 모임인 OPFA의 연례 총회에 참가하기 위해 티민스(Timmins)에 왔습니다. 와와에서 북동쪽으로 330km쯤 떨어진 곳에 있는 티민스는 광업과 임업이 매우 왕성한 산업 도시입니다. 광업 탓인지 도시 초입으로 들어서면 왠지 좀 지저분한 느낌도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산업적 역동성에서 보자면 티민스는 많은 노던 온타리오의 군소 도시들 중에서 손꼽히게 생기가 넘치는 도시라고 볼 수 있습니다. 티민스의 첫 인상은 '밋밋하다'라는 것입니다. 마치 프레어리 주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들 만큼 평평합니다. 게다가 도시 반경이 30여km에 이를 만큼 사방으로 퍼져 있는데, 그 때문에 도시 경계를.. 더보기
썬더베이, 온타리오 썬더베이 | 2005년 3월 3일 오전 10:25 2월27일-3월1일 사흘간 썬더베이에 다녀왔다. MNR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였다. 와와에서 썬더베이까지는 500km쯤. 일요일 하루 종일 눈발이 날려 5시간이 넘게 걸렸다. 인구 12만이 조금 넘는 썬더베이는 북서 온타리오의 중심지다 (북동 온타리오의 중심지는 니켈광산으로 유명한 서드버리이다). 울퉁불퉁 근육질형 남성을 떠올리는 풍치를 지닌 듯했다. 일요일 밤에도 눈 폭풍이 계속되었고, 체감기온도 무척 낮았다. 화요일, 돌아오는 날의 날씨는 쾌청했다. 지척의 슈피리어 호수조차 안보이던 일요일의 날씨와 무척이나 대조를 이루었다. 썬더베이의 언덕받이에서 내려다본 도심 풍경은 무척 아름다웠다. 멀리 호수 위로 그 유명한 '잠자는 거인' (Sleeping Gia.. 더보기
2005년 2월...화이트 리버, 컬링, 비 내리는 날의 단상 사온(四溫) | 2005년 2월 6일 오전 8:48 와와의 한겨울이 이렇게 따뜻할 때도 있다. 한국의 일반적 겨울 특성인 '삼한사온'과는 별 연관이 없겠지만 며칠 계속되는 따뜻한 날씨가 자연스럽게 그 말을 떠올리게 만든다. 지난 한 주 참 따뜻했다. 영하와 영상을 오가며 많은 눈을 녹여 물로 만들었다. 3월이나 4월의 날씨가 한 달여 일찍 온 것 같다고 이곳 사람들은 말했다. 그러나 '정상적인' 겨울은 곧 다시 닥칠 게 분명하다. 일기 예보에 따르면 다음 주말께부터 영하 17~20도 선으로 다시 복귀할 예정이다. 오늘 날씨가 오랜만에 맑고 환해 잠시 주변을 거닐었다. 이곳은 눈 아니면 안개, 잔뜩 찌푸린 날씨, 그렇다. 여름에도 좀체로 30도까지 올라가지 않는 대신 먹구름 낀 날이 많고 비도 종종 내린다.. 더보기
꼭꼭 싸매라, 살 보일라...Bundle Up Warm!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 하긴 이상 난동이 너무 오래 갔다. 12월부터 겨울이 시작된 것으로 쳐도 한 달 반 동안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진 적이 거의 없었던 셈이니, 에드먼튼과 새알밭의 겨울이 좀 유난스럽긴 했다. 그러더니 지난 토요일 밤, '한랭전선이 서부 프레어리 (Prairie) 주로 향하고 있다'라는 경고가 날씨 사이트에 떴다. 드디어 시작이다. 지난 일요일 아침 식료품을 사러 집을 나서는데, 미니밴에 달린 온도계가 차고를 나서자마자 금새 -16도를 가리킨다. 그러더니 영하 19도와 20도 사이를 오락가락... 체감온도는 영하 25도였다. 간밤에 내린 눈을 치우는데, 밖에 노출된 볼이 금세 얼얼해졌다. 그 얼얼함의 감각이, '이런 날씨에서는 도저히 못 뛰겠다'라는 판단을 내려주었다. 그래서 새.. 더보기
노란 빛의 향연...로키 단풍 관광 로키 산맥으로 단풍을 보러 갔다, 라고 하면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하려 했다'[緣木求魚]라고 말하는 것과 다름 없는 꼴인지도 모르겠다. 로키 어간의 가을에는, 엄밀히 말하면 붉을 단자 '단풍'(丹楓)이 없기 때문이다. 로키 산맥은 침엽수림이 지배적이다. 가문비 나무, 소나무, 발삼 전나무 등이, 나무가 자랄 수 있는 지역의 대부분을 뒤덮고 있다. 산맥의 5부나 7부 능선부터는 나무 한 그루 없는 거대 바위들이다. 괜히 이름이 '로키'랴! 그래도 개중에는 활엽수가 끼어 있고, 상록수 중에도 잎의 빛깔을 바꾸고 지우는 타마락 (북미산 낙엽송)이 있다. 로키 산맥을 비롯한 앨버타 중부 일대의 중심 색을 꼽으라면 단연 노란 빛이다. 노란 빛의 향연이다. 포플라, 자작나무, 낙엽송, 물푸레 나무등이 빚어내는 .. 더보기
언젠간 토론토에도 NHL 팀이 생길거야... :D 오늘 아침 이 만평 보고, 요즘 한국 표현으로 '빵 터졌습니다.' 메트로 에드먼튼에 난 그림입니다. 캐나다에 오래 산 사람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부연하면, 토론토 메이플리프스가 NHL 중에서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초창기의 6개팀 중 하나라서 '오리지널 식스'라고까지 부르는데, 문제는 1967년 이후 단 한 번도 스탠리 컵을 안아본 적이 없다는 점입니다. 더욱이 요즘은 승보다 패가 더 많죠. 그래서 하키 팬들이 - 물론 토론토 '밖'에 있는 팬들만 - 메이플리프스를 늘 놀려먹습니다. 위 만평은 그렇게 NHL에 있지만 NHL 실력은 못되는 메이플리프스를 비꼬는 내용이고요. 오른쪽 위니펙 제츠 저지에 대해 또 말씀드리면, 애틀랜타 쓰래셔스가 경영난을 못이기고 캐나다의 '트루 노쓰 엔터테인먼트' - 이.. 더보기
Weather can often be an abusive lover 에드먼튼, 앨버타에 사는 사람들의 심리가 꼭 이렇지 않을까? 하도 절묘하고, 그러면서도 유머러스해서, 통째로 옮겨 왔다. 메트로 에드먼튼 5월2일치에 실린 칼럼이다. Terence Harding | 02 May 2011 05:54 Given our weather, living in Edmonton is like being in a dysfunctional relationship with someone we love but who has trouble living up to the promise of fair treatment and respect that is inherent in any relationship. I suspect that, during the depths of winter, every .. 더보기
일상에서 찾은, '뒤집어지는' 예술 :) 여기 (Bent Objects) 가면 더 다양한, 웃기고 자빠지는, 창작물이 많다. 정말 '천재'들의 천재성은 늘 가까이, 때로는 너무나 가까이, 있음을 이럴 때 실감한다. 이 창작물들의 주인은 테리 보더라는 사람이다. 책까지 냈다. Sylvia Muffin put her head in the oven. Will he make his dream come true to be a rocket? The Introvert. Bananas in bed - let's slip into bed together...how romantic! You say tomato, I say tomahto. You say potatoes, I say Zombies. Fruit with life experience. You must .. 더보기
결핍이 주는 힘 근래 인상적으로 본 영화 가운데 '용의자 X의 헌신' (네이버 영화정보)이라는 게 있다. 거기에 이런 말이 나온다. "인간은 시계에서 해방되면 오히려 규칙적인 생활을 하곤 하지..." 그 말이 유독 가슴에 남았다. 무엇엔가 의존하지 않음으로써 더 독립적이 된다는 뜻일까? 무엇인가 결핍되었다는 것이 강력한 동기로 작용한다는 뜻? 아니면, 없으면 찾게 되고, 찾으면 이내 시들해지는 사람의 변덕스런 심리를 표현한 것일까? 그 직접적인 연관성은 그만두고, 분명한 것은 이 말로부터, 에드먼튼으로 이주한 이후 지난 2년 동안 내가 보인 행동을 떠올렸다는 점이다. 그래서 억지춘향 격으로 그 말의 진의를 잠시 고민해본 것이고... 머릿속을 막 스쳐 지나가는 나의 몇 가지 과거 행적부터... - 속리산국립공원은 내가 살.. 더보기
나는 머피의 법칙이 싫다...영하 30도 맹추위 속, 멈춰버린 보일러 일어날 수 있는 나쁜 일은 반드시 일어난다, 라는 게 머피의 법칙이다. 버터 바른 빵이 바닥에 떨어질 때는 꼭 버터 발린 쪽이 바닥을 향한다 (중력의 법칙? 버터 바른 쪽이 조금이라도 무거워서?). 우산 들고 나가면 비구름도 물러나고, 벼르고 별러 몇 달 만에 세차 하면 비 뿌린다. 그래도 이건 정말 바라지 않던 일이다. 에드먼튼 공항 영하 37도, 나 사는 세인트 앨버트 영하 33도 (왜 늘 공항이 제일 추울까? 허허벌판이라서?). 그런데 보일러가 서버렸다. 영어로 보일러는 뜨거운 물 나오게 해주는 그 물통이고, 우리말로 보일러 보일러 하는 것은 영어론 '훠니스'(furnace)다. 네이버 영한 사전으로 찾아보니 용광로, 고로란다. 이게 뭐야. 우리가 지금 용광로로 난방하고 있니? 각설하고, 이 훠니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