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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ctoria

바람아 멈추어 다오 밴쿠버 아일랜드 주변에는 이처럼 자잘한 섬들이 참 많다. 그 섬들에 자리잡은 아담한 집, 목장, 농장, 작은 개인 선착장, 소규모 골프장처럼 보이는 목초지 따위를 보노라면, 자연스레 '저 섬에 가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침 섬들 사이로 BC 페리가 지나간다. 삶과 죽음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혹은 사라져 버리는 듯한 느낌을 문득 가질 때가 있다. 그저 발 한 번 잘못 디디면, 심지어 고개 한 번 잘못 돌려도, 혹은 몇 초 간의 몽상에 마음을 빼앗기는 것만으로 삶이 죽음으로 표변할 수 있다는 섬뜩한 깨달음과 만날 때가 있다. 지난해 7월 자전거를 타고 귀가하다 트럭에 부딪혀 인도로 날아가던 순간이 그랬다. 그리고 지난 수요일, 빅토리아 당일 출장을 마치고 수상비행기로 돌아오던 길에 또 그런 느낌을.. 더보기
밴쿠버 섬 휴가 (2) 부차트 가든, 그리고 빅토리아 6월23일(화) - 부차트 가든화요일 아침, 파크스빌을 나와 빅토리아에서 멀지 않은 '브렌트우드 베이'라는 동네로 갔다. 토론토에 관광을 가면 나이아가라 폭포를 빼놓을 수 없듯이, 밴쿠버 섬에 오면 꼭 들러야 하는 - 혹은 그런 것처럼 여겨지는 - 곳이 있다. 바로 부차트 가든 (Butchart Garden)이다. 로버트 핌 부차트와 그의 아내 제니 부차트가 1900년대 초, 본래 석회암 광산이던 곳을 개조한 부차트 가든은 문을 열자마자 높은 인기를 누렸고, 지금은 매년 백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밴쿠버 섬 최고의 관광 명소로 자리잡았다. 역사적 중요성 때문에 국립 사적지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후배도 "밴쿠버 섬에 오면 꼭 가봐야 되는 데가 있다던데...무슨 가든이라고 하던데요?" 하며 부차.. 더보기
빅토리아 프라이버시 컨퍼런스 - 팀 우 교수를 만나다 프라이버시와 보안에 관한 컨퍼런스 (Privacy & Security Conference 2015)에 참석차 2월11일부터 13일까지 2박3일간 빅토리아에 다녀왔다. BC주정부에서 해마다 주최하는 행사로 올해가 열여섯 번째다. 나로서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 3년 전엔가, 에드먼튼에 있을 때는 온라인으로 컨퍼런스의 주요 행사를 직접 보고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어정쩡하게 참가했지만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별로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 이후 온라인 참가 프로그램은 사라졌다). 작년 2월은 한겨울이었다. 그래서 아침에 빅토리아 내항 (Inner Harbour)를 돌 때도 퍽 쌀쌀하다는 느낌이었고, 군데군데 살얼음이 적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올해 2월은 천양지차다. 벚꽃이 활짝 피었다. 위 사진.. 더보기
나나이모 - 빅토리아 여행 빅토리아 마라톤을 뛰기 위해 캐나다 추수감사절 주말 동안 나나이모와 빅토리아를 여행했다. 10월10일 금요일에 출발해, 마라톤을 뛴 12일 일요일에 다시 페리로 귀가한, 짧은 여행이었다. 하지만 그리 먼 거리가 아니어서, 혹시 못 보았거나 놓친 곳은 나중에 다시 가보자고 어렵지 않게 위안삼을 수 있었다. 빅토리아의, 빅토리아의 고풍스럽고 보수적인 이미지와는 웬지 잘 어울리지 않는 벽화. 다른 벽화들은 빅토리아의 역사와 풍물을 표현한 데 견주어, 이 벽화는 젊고 가볍다. 원색이어서 아무렇게나 찍어도 사진이 강렬했다. 밴쿠버에서 빅토리아가 있는 밴쿠버 섬으로 배를 타고 가는 길은 두 가지다. 하나는 써리 근처까지 한 시간 가까이 운전해 내려가야 하는 츠와슨(Tsawwassen)의 터미널을 이용하는 것이고, .. 더보기
빅토리아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사흘간 빅토리아에서 열리는 '프라이버시와 보안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BC 주 정부에서 주최하는 연례 행사인데 올해로 15회를 맞았다. 프라이버시 관련 컨퍼런스로는 캐나다에서 - 아마 북미를 통틀어서도 -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프로그램 내용도 좋아 보였고, 강연자 면면도 퍽 탄탄해 보였다. 실제 만족도는 처음 기대에 다소 못 미쳤지만... 오래 전부터 이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싶었지만 지금까지 뜻을 이루지 못했다. 온타리오 주나 알버타 주에 있을 때는 일단 주가 달라서 다른 주로 출장을 가려고 할 경우 적어도 차관보의 재가가 있어야 했기 때문에 아예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다 예산 부족, 예산 절감, 예산 삭감, 뭐 그런 이유였다. 알버타 주에 있을 때는 그나마 온라인으로 컨퍼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