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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보로

공중도덕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 때, '도덕'이라는 과목이 있었다. 그게 지배 이데올로기를 주입하는 유력하고 위험하고 음험한 수단이었다는 점을 인식하는 한편, 나는 그 안의 일정 부분은 평화로운 사회적 공생을 꾀하는 데 분명히 유익했음도 인정한다. 캐나다로 이민 와 살면서 그런 자각과 더 자주, 그리고 종종 아프게 마주친다. 도무지 '공중도덕'과는 담을 쌓은 것처럼 행동하는 철면피들, 이 세상에 오직 저 하나밖에 중요한 게 없다는 듯 말하고 움직이는 저질들을 너무나 자주 만나기 때문이다. 폭우가 쏟아지는 날, 빗물 뚝뚝 떨어지는 비옷을 벗지도 않고 전철 의자에 털썩 앉아 가는 인간, 기차 안에서 맞은편 자리에 더러운 신발을 벗지도 않은 채 -벗으면 더 끔찍할지도... - 다리를 쭉 뻗어 턱 올려놓고 가는 인간,.. 더보기
피터보로, 온타리오...그리고 가을 새로운 출근지 피터보로, 온타리오 | 2005년 8월 18일 오전 7:40 255Km. 집과 피터보로의 직장까지 왕복 거리입니다. 시간은 대략 1시간10분 안팎. 처음이어서 그런지 통근이 생각만큼 수월하지는 않습니다. 아침 5시30분에 일어나 6시쯤 집을 나서면 7시30분쯤 사무실에 닿게 됩니다. 퇴근 시간은 오후 4시30분. 집에 돌아오면 6시입니다. 2주, 3주, 시간이 지나면서 몸이 곧 적응하겠지만 아직까지는 꽤 피곤합니다. 집에서 회사까지 채 5분도 안걸렸던 와와가 자꾸 떠오릅니다. 그곳 사람들도 적잖이 그립습니다. 엊그제는 와와의 MNR 입구 근처에 작은 곰까지 나타났다고 합니다. 하하. 출퇴근 길이 좀 힘겹지만 피터보로는 참 마음에 듭니다. 그 나름의 역사와 낭만, 운치가 느껴지는 소도시입니다.. 더보기
새로운 일자리: 와와에서 피터보로로... Is this the RIGHT road? | 2005년 7월 30일 오전 5:03 8개월 여만에 와와를 내려옵니다. 8월12일부터는 피터보로에 있는 MNR에서, 삼림 대신 '정보'를 다루게 됩니다. 그 정보라는 것이 결국 자연자원(Natural resources)에 관한 것인 만큼 지금까지 해오던 일과 전혀 동떨어졌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주로 필드에서 일하던 것에 견주면 작지 않은 차이가 있습니다. 지난 한 주, 와와가 아닌 썬더베이의 호텔에서 지내며 이메일로, 전화로, 와와의 제 상관, 그리고 피터보로의 제 (미래의) 상관과 연락하기 바빴습니다. 마음이 여러 갈래로 갈라져 참가한 심포지엄의 내용조차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과연 내가 한 선택은 잘한 것인가. 몇 개월만 더 와와에서 .. 더보기
와와의 콘서트 와와의 콘서트 | 2005년 7월 10일 오후 11:03 와와는 슈피리어 호수로부터 몇km 내륙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호수에 바로 잇닿은 곳에 있는 동네는 '미션', 혹은 '미쉬피코텐 강 마을'(Michipicoten River Village)이라는 데입니다. 인구가 채 500명이나 될까, 아주 작은, 이를테면 와와의 '위성도시', 아니 '위성 마을' 같은 곳입니다. 이곳에 '내추럴리 슈피리어 어드벤처'(Naturally Superior Adventure, 이하 NSA) 아웃피터(Outfitter)가 있는데, 아웃피터라고 하면 흔히 여행용품상, 운동구점 등으로 번역되지만 여기에서는 '(여행·탐험대의) 가이드'와 더 가깝습니다. NSA는 노던 온타리오 지역에서는 제법 널리 알려진 아웃도어 어드벤처 가이드로.. 더보기
기도하는 마음으로... Fingers crossed | 2005년 7월 20일 오전 10:01 동준 엄마가 찍은 이 사진을 볼 때마다 피식피식 웃음이 납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자꾸 웃음이 납니다. 동준이의 손가락 때문입니다. '아빠가 물놀이를 허락해주기를!' 하는 의도에서 손가락을 그렇게 한 것인지, 아니면 '아빠가 설거지를 빨리빨리 끝내고 좀 비켜줬으면~!' 하는 바람에서 그렇게 한 것인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참 재미난 장면입니다. 올 여름 들어 MNR 인터뷰만 네 번이나 했습니다. 오늘 수세인트마리에서 한 것까지 쳐서 그렇습니다. 내일도 인터뷰가 있습니다. 피터보로인데 거리가 너무 멀어 전화로 합니다. '인터뷰라도 좀 해봤으면!' 하고 바라던 과거를 생각해 보면 많은 발전이라 할 만하지만, 막상 인터뷰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