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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sh You Were Here I wish you were here... 여행지의 우편엽서에 흔히 쓰는 표현이다. 네가/당신이 여기에 있었더라면 좋았겠다, 여기에서 이 아름다운 풍광과 행복하고 편안한 기분을 함께 누렸더라면...뭐 그런 뜻이겠지. 나는 시모어 보전 지역에 올 때마다 그런 생각을 한다. 특히 아내와 아이들에게. 가끔 가족을 데리고 와 보지만 기껏해야 주차장이 있는 출발 지점에서 2, 3 km올라가면 끽이다. 그것도 멀다, 왕복하면 4, 6 km쯤 되니까... 그런데 정말 멋진 풍경, 아니 풍경이야 다 엇비슷하다, 키큰 거목들이 빼곡하게 늘어선 숲이 계속 이어지니까, 정말 멋진 '느낌'이랄까 '맛'이라고 해야겠다. 아무튼 그런 기분은 그 이후다. 그 느낌, 그 풍경, 그 기분을 가족과 함께하고 싶은데, 그러기가 어렵다. .. 더보기
SOLD!! 드디어 집이 팔렸다. 지난 목요일 (19일) 집앞에 'For Sale' 간판을 내건 지 꼭 8일 만이다. 가슴을 짓누르던 무거운 납덩이 하나 내려놓은 듯 속이 후련하다. 야호~! 아니, 만세~!라고 소리라도 마음껏 내지르고 싶은 기분이다. 아내는 집이 최종적으로 팔렸다는 전화를 받자마자 밴쿠버의 부모님께, 또 한국의 언니들께 그 낭보를 달뜬 목소리로 전했다. 집을 과연 얼마나 빨리 팔 수 있을까, 어느 정도나 손해를 감수하고 팔아야 할까 걱정했다. 2009년 구입가는 35만3천달러. 여기에 우리가 지불해야 하는 부동산 중개료 1만5천달러를 더하면 아무리 못 받아도 36만8천달러는 받아야 그나마 큰 손해 안보고 팔았다고 할 수 있을 터였다. 이사 들어오면서 집안 전체를 마루바닥으로 바꾸느라 소비한 1만달러.. 더보기
꿈, 그리고 다시 밴쿠버 오늘 아침 달림 길에서 만난 거미줄. 그 위에 맺힌 이슬. 사는 일은 이처럼 팍팍하다. 혹은 기약 없는 기다림이다. 밴쿠버냐 에드먼튼이냐, 다시 선택의 기로에 섰다. 눈을 뜨니 새벽 4시다. 악몽...까지는 아니지만 찜찜한 꿈을 꾸었다. 심난한 꿈 때문에 깬 것인지, 오줌이 마려워 깬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잠이 들지 않았다. 꿈은 군대, 그 중에서도 소위로 임관해 훈련받던 시절의 것이었다. 내가 소속된 중대를 찾지 못해 헤매는데, 이미 부대는 각 중대별로 나뉘어 훈련지로 이동하고 있었다. 화장실을 들어갔는데 - 그것도 뜬금없는 예술의전당 화장실 - 세면대마다 구멍이 막혀 오물이 가득차 있어서 손을 씻을 수도 없었다. 문도 온통 오물 투성이어서 밀고 나오기가 여간 끔찍하지 않았다. 내 소총과 철모, 군.. 더보기
'퍼시픽 림' 로봇, 드디어 도착하다 성준이가 고대해 마지 않았던 영화 '퍼시픽 림' (Pacific Rim) 속의 로봇 '집시 데인저'(Gypsy Danger)와 '크림슨 타이푼'(Crimson Typhoon)이 지난 수요일 (6월26일), 예상보다 일찍 도착했다. 영화 개봉일(7월12일) 전에 나오리라는 기대는 있었지만 저 멀리 오타와의 완구점에서 배송되는지라, 7월 중순쯤 받으면 다행이겠다 싶었던 터였다. 그 동안 성준이는 '지금은 나왔을까?', '장난감을 실은 트럭이 아직 미국에서 오는 중일까?' 같은 질문 아닌 질문을 입에 달고 살아서, 가끔은 엄마나 아빠의 핀잔을 듣기도 했다 (성준이의 유별난 로봇 사랑). 그러다 온라인 뱅킹 계좌에 들어갔다가 로봇을 선주문한 온라인 숍 - 이름이 '불타는 장난감'(toysonfire.ca)이다,.. 더보기
달리기 vs. 걷기 달리기와 걷기 중 어느 것이 더 건강에 좋을까? 둘 다 좋겠지, 별걸 다 비교한다, 라고 할 수도 있겠다. 내 생각도 그랬다. 그런데 뉴욕타임스에 실린 그레첸 레이놀즈의 칼럼을 읽어보니 자못 흥미롭다. 스포츠 의학 분야에서 진행한, 그 둘을 직접 비교하는 연구 결과가 실렸다. 그에 따르면 답은 '목표하는 바가 무엇이냐에 따라 다르다'라는 것이다. 예컨대 살을 빼는 게 목표라면 달리기의 완승이다. 지난달 출간된 '스포츠와 운동에서의 의학과 과학' 저널에 실린 한 연구 결과가 그렇다.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의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가 15,237명의 보행자와 32,215명의 달림이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다. 이들은 처음 연구에 참여하기 전에 몸무게, 허리 둘레, 식습관, 그리고 평균적인 주당 보행/주행.. 더보기
존 그리샴의 'Racketeer' 줄거리 맬컴 배니스터의 앞길은 별로 밝아 보이지 않는다. 전직 변호사였던 그는 지금 10년형을 선고 받고 메릴랜드 주 프로스트버그 근처의 연방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앞으로 남은 5년을 보내게 될 프로스트버그의 교도소가 지금까지 전전한 다른 교도소들보다 훨씬 더 자유롭고 편안한 – 수감 생활을 그렇게 표현하는 데는 무리가 있지만 – 최소 경비 상태의 개방 교도소라는 점이 그나마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다른 대부분의 수감자들과 마찬가지로, 그 또한 무고한 누명을 쓰고 인생을 망치게 됐다고 믿는 쪽이다. 악명 높은 사기꾼이자 고위 정치 로비스트의 노련한 해외 자금 유출 행각에 멋도 모르고 휘말렸다가 덤터기를 썼다는 것. 그런 그에게 천재일우의 기회가 찾아온다. 연방 판사인 레이먼드 포싯이 살해되는 드문 사건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