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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성준이 생일, 그리고 말러 분주하게 보내면 심지어 주말조차 제법 길다고 느껴진다. 이번 주말이 그렇다. 다른 주말에 견주어 일이 많았다. 금요일 (6월12일)은 성준이의 여덟 번째 생일이었다. 실상은 birth'day'가 아니라 birth'week', 심지어 birth'month'처럼 여겨진 6월의 둘째 주였고, (5월 중순부터 지속된) 한 달이었다. 나이가 들수록 세월의 흐름에서 가속도를 느낀다는데, 어린 시절에는 그 반대의 인상을 같는 것 같다. 감속도, 혹은 아예 시간이 멈추어 있는 듯한 답답함. 왜 이렇게 시간은 더디게 흐를까? 조촐하게 촛불 끄고 케이크 자르는 '예식'을... 성준이 옆에 놓인 레고 '아이언맨'은 생일선물. '헐크 버스터 스매쉬'를 사달라고 노래를 부른 게 벌써 여러 달 전이었다. 나는 자주 그 이름을 헷.. 더보기
동준이는 이제 열여섯 살! 지난 일요일(12월7일)은 동준이 생일이었다. 그러나 동준이는 그런 사실을 모른다 (아니 알까?). 오늘이 네 생일이야, 라고 말하니까, 동준인 대뜸 께이끄! 한다. 케이크를 먹자는 얘기다. 동생인 성준이는 제 생일과 크리스마스에만 마음이 가 있지 형 생일은 물론 엄마나 아빠의 생일에 대해서도 무감하다. 이달 말이 엄마 생일인데, 혹시 무슨 선물을 드릴지 생각해 봤니, 라고 물으니, "Oh, I forgot"이라고, 자신의 단골 변명을 내세운다. 캐나다살이의 호젓함을 절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 중 하나가 동준이나 성준이 생일 때다. 물론 아내나 나의 생일이라고 해서 그런 쓸쓸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저 아무렇지 않은듯, 혹은 정말로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는 게 습관처럼 돼 버렸다. 그리고 내가 .. 더보기
'퍼시픽 림' 로봇, 드디어 도착하다 성준이가 고대해 마지 않았던 영화 '퍼시픽 림' (Pacific Rim) 속의 로봇 '집시 데인저'(Gypsy Danger)와 '크림슨 타이푼'(Crimson Typhoon)이 지난 수요일 (6월26일), 예상보다 일찍 도착했다. 영화 개봉일(7월12일) 전에 나오리라는 기대는 있었지만 저 멀리 오타와의 완구점에서 배송되는지라, 7월 중순쯤 받으면 다행이겠다 싶었던 터였다. 그 동안 성준이는 '지금은 나왔을까?', '장난감을 실은 트럭이 아직 미국에서 오는 중일까?' 같은 질문 아닌 질문을 입에 달고 살아서, 가끔은 엄마나 아빠의 핀잔을 듣기도 했다 (성준이의 유별난 로봇 사랑). 그러다 온라인 뱅킹 계좌에 들어갔다가 로봇을 선주문한 온라인 숍 - 이름이 '불타는 장난감'(toysonfire.ca)이다,.. 더보기
성준이의 여섯 번째 생일 6월12일(수)은 성준이의 '아기다리 고기다리' 던 여섯 번째 생일이었다. 퍼시픽 림의 '집시 데인저' 로봇 장난감을 갖고 싶다고 잠꼬대로까지 노래를 불렀으나 안타깝게도 장난감은 생일날이 될 때까지 'Available'하다는 연락이 없었다. 선주문은 이미 보름쯤 전에 오타와에 있는 온라인 완구점에 넣어놓았지만 영화 자체의 개봉일 (7월12일)이 아직 한 달이나 남은 시점에서, 장난감을 성준이 생일에 맞춰 받기를 기대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그래서 생일 당일에는 정작 선물 하나 주지 않고 지나가는, 장난감이 도착하면 그게 곧 네 생일 선물이라는 '약속'만으로 넘어가는, 우리 집안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엄마 아빠로서는 무엇을 사줘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으니 별로 불만스러워할 게 없었다. 게다가 성.. 더보기
옛날 옛날에.... 동준이는 1998년 12월7일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예정일보다 일주일이나 더 엄마 뱃속에서 꾸물거린데다 강북삼성병원에 가서 유도분만 주사를 맞고도 당최 나올 생각을 안해 결국 엄마는 마취주사를 맞고 수술을 해야 했습니다. 동준이가 뱃속에 있을 때 엄마 배가 무척 커서 쌍둥이가 아니냐는 소리를 많이 들었지요. 동준이는 몸무게 3.71kg에 키가 54cm인 건강한 아기로 태어났습니다. 수술실에서 실려나온 엄마에게아빠는 "우리 아기 건강해. 엄청 쎄게 운다. 정말 이뻐"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수술한 곳이 아파서 잘 걷지 못했기 때문에 엄마는 이튿날까지 바로 몇십발짝 떨어진 곳에 있는 신생아실로 아기를 보러가지 못해서 무척 속상해 했습니다. 결국 이틀만에 신생아실 창밖으로 아기를 보러갔죠. 다른 아기들이 모두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