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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 마라톤

휘슬러 하프 마라톤 퍽 오랫동안, 몇 시간 이상 운전을 해야 하는 여행을 떠나지 않았다. 그 탓인가, 집에서 휘슬러까지 120km 남짓밖에 안 되는데도 꽤나 멀다고 느껴졌다. 구불구불, 휘슬러로 가는 길은 실로 장관이었다. 높은 산맥과 그 사이로 그림처럼 놓인 바다와 호수. 묵기로 한 호텔에서 경주 참가에 필요한 패키지를 받을 수 있어서, 더욱이 하프 마라톤 출발점이 도보로 10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지척이어서, 집에서 저녁을 먹고 밤 여덟 시 넘어 휘슬러에 닿았어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게다가 여름이어서 여덟 시가 넘은 시간도 대낮처럼 훤했다. 대회장인 휘슬러 빌리지 올림픽 플라자. 투숙한 호텔에서 10분 정도 걸어서 닿았다.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가까운 거리지만 방향을 잘 몰라 좀 헤맸다.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를 .. 더보기
'퍼스트 하프' 하프 마라톤 - 3년 만의 기록 경신 2015년 들어 처음으로 레이스에 참가했다. 퍼시픽 로드러너스 (Pacific Roadrunners)라는 유서 깊은 러닝 클럽에서 주최하는 하프 마라톤 대회인데 올해로 벌써 26회 째다. 인기가 좋아 서둘러 등록하지 않으면 참가를 못할 수도 있다. 아무려나, 다른 데서는 아직 한겨울일 2월에 레이스를 한다는 게 아직도 잘 믿어지지 않는다. 밴쿠버에 사는 혜택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더 좋았던 것은 오늘 대회에서 개인 기록을 세운 것. 2012년 밴쿠버 하프 마라톤 기록보다 2분 정도를 단축했다 (GPS 기록은 맨 아래). 토요일인 어제, 번호표를 받으러 밴쿠버 다운타운에 있는 스포츠용품점인 '포러너스'에 다녀왔다. 도로 곳곳이 무슨 행사로 차단 중이어서 교통 체증이 퍽 심했고, 번호표 하나 받으러 이렇.. 더보기
MEC 하프 마라톤 6월8일(일) 아침 하프 마라톤을 뛰었다. 마운틴 이큅먼트 코압 (MEC)이 주최하는 달리기 경주 시리즈 중 네 번째. 보통 달리기 등록비가 싸게는 50달러에서 비싸게는 200달러까지 하는 통례와 달리 'MEC 러닝 시리즈'는 등록비가 15달러밖에 안한다. 그것도 몇 개를 한꺼번에 패키지로 등록하면 10달러로 할인까지 된다. 그렇다고 행사 진행이 부실하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행사 시작부터 끝까지 퍽 노련하고 효율적으로 운영된다. 밴쿠버의 MEC 러닝 시리즈 중 네 번쨰. 이번 경주 종목은 5K, 10K, 그리고 하프 마라톤이다. 대회는 밴쿠버, 노쓰 밴쿠버, 리치몬드 세 곳에서 번갈아 열린다. 이번 대회 개최지는 리치몬드. 위 'Welcome' 표지판 뒤에는 MEC 러닝 시리즈의 일정이 나와 있다. 7.. 더보기
몬태나 미줄라 마라톤 지난 일요일(7월8일)은 정말 길고 고된 하루였다. 몬태나 주의 미줄라 마라톤 (Missoula Marathon)을 뛰었고, 달리기 직후 12시간 넘게 차를 몰아 집에 돌아왔다. 새벽 4시30분에 몬태나 주에서 시작된 일요일 하루는 밤 11시가 넘어 새알밭에서 끝났다. 하프/마라톤 대회에서 달리기에 버금갈 정도로 어려운 일은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다. 멀리 달리기에서 중요한 것은 미리 영양을 보충해두는 일인데, 그러자면 달리기 전 적어도 두세 시간 전에 뭔가 먹어둬야 한다. 아침 6시에 출발이라면 늦어도 새벽 4시나 4시30분에는 일어나서 식사를 하고 물을 마셔야 한다는 이야기다. 전날 밤에 일찍 잠들면 그래도 덜할텐데, 늦게까지 잠을 못 이룬 경우에는 새벽에 일어나기가 더욱 힘겹다. 이번 경우가 그랬다... 더보기
너무 힘겨웠던 캘거리 하프 마라톤 캘거리 마라톤에서 또 하프 마라톤을 뛰었다. 지난 밴쿠버 대회 때와 견주어 너무 힘든 경기였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준비를 제대로 못한 탓인지, 아침에 에너지 바 두 개만 먹고 뛰어서 힘이 달렸던 것인지, 컨디션이 별로인 왼쪽 허벅지와 오른쪽 인대 때문인지... 스스로 진단하는 원인은 체력 안배와 속도 조절 실패다. 6마일(10km 어간)인가 7마일(12km)을 지나면서부터 몸에 에너지가 남아 있는 것 같지 않았다. 죽을 맛이었다. 이제 절반밖에 안 왔는데 연료 탱크가 벌써 바닥이 났다? 한 발 한 발 내딛는 게 그렇게 힘들고 괴로울 수가 없었다. 모든 이들이 나를 제치고 지나가는 것 같았다. 템포! 호흡! 자세! 나머지 7마일은 주저앉고 싶은 욕망과의 싸움이었다. 주변에서 북치고 장구치고 종치고 소.. 더보기
캘거리 하프마라톤 D-7 토요일. 캘거리 하프마라톤이 꼭 일주일 남았다. 번호도 이미 나왔다. 경기 전날 행사장에 가서 번호표를 받아 오기만 하면 된다. 지난 번과 달리 이번에는 다소 걱정이 앞선다. 몸이 시원치 않은 탓이다. 이 달 초, 밴쿠버 마라톤의 여파인지, 아니면 훈련 중에 사단이 난 것인지 오른쪽 무릎 뒤 인대가 불편하다. 뛰는 데는 별 문제가 없는데, 몸을 풀기 위해 발 뒤꿈치가 엉덩이에 닿을 만큼 높이 차는 '벗킥'(butt kick)을 할 때면 약간씩 당기는 듯한 느낌과 함께 약한 통증이 온다. 그런가 하면 왼쪽 엉덩이 부근 근육도 여전히 뻐근하다. 너무 무리를 한 것일까? 지난 2주 동안 쉬엄쉬엄 한다고 주의를 했지만 마음은 여전히 편치 않다. 평소 뛰던 거리보다 적게 뛰었다는 죄책감 아닌 죄책감도 든다. 게으.. 더보기
미줄라, 몬태나 올해 여름 휴가를 보내기로 한 곳이다. 가는 김에 하프 마라톤도 뛰기로 했다 (사실은 그 반대로, 마라톤 대회 일정에 맞춰 휴가 날짜를 잡았다 하하). 보스와 미리 상의하고, 허가를 '득'했음은 불문가지. 미줄라 (Missoula)는 몬태나 주의 한 도시. 주도는 아니지만 몬태나 주에서 가장 번성하는 도시가 아닐까 싶다 (주도는 그보다 훨씬 더 작은 헬레나 (Helena)다. 인구가 채 3만도 안된다). 도시 인구는 7만이 조금 못되고, 그 주변까지 더하면 10만이 조금 넘는 정도지만 몬태나 대학이 있는 대학 도시답게 무척 개명한 동네로 꼽힌다. 아웃도어 전문 잡지인 '아웃사이드'는 미줄라를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살기에 좋은 동네'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로키산맥과도 멀지 않고, 인구 밀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