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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사이클링

'퍼스트 하프' 하프 마라톤 - 3년 만의 기록 경신

2015년 들어 처음으로 레이스에 참가했다. 퍼시픽 로드러너스 (Pacific Roadrunners)라는 유서 깊은 러닝 클럽에서 주최하는 하프 마라톤 대회인데 올해로 벌써 26회 째다. 인기가 좋아 서둘러 등록하지 않으면 참가를 못할 수도 있다. 아무려나, 다른 데서는 아직 한겨울일 2월에 레이스를 한다는 게 아직도 잘 믿어지지 않는다. 밴쿠버에 사는 혜택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더 좋았던 것은 오늘 대회에서 개인 기록을 세운 것. 2012년 밴쿠버 하프 마라톤 기록보다 2분 정도를 단축했다 (GPS 기록은 맨 아래).



토요일인 어제, 번호표를 받으러 밴쿠버 다운타운에 있는 스포츠용품점인 '포러너스'에 다녀왔다. 도로 곳곳이 무슨 행사로 차단 중이어서 교통 체증이 퍽 심했고, 번호표 하나 받으러 이렇게 고생할 필요가 있을까 새삼 의심스럽기까지 했다. 행사 당일에도 번호표를 받을 수 있는데...



내 번호표다. 1298번인데, 그게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겠다. 1298번 째로 등록했다는 뜻인지, 아니면 298번째라는 뜻인지... 대회마다 번호표의 번호 매기는 기준이 달라서 그것도 다소 헷갈리는 대목이다.

  



레이스 출발지는 밴쿠버의 '예일타운' (Yaletown)에 있는 라운드하우스 커뮤니티 센터 근처다. 이 커뮤니티 센터에 옷가지를 담은 백들을 보관한다. 사람들로 미어터지는 것 같았다.



커뮤니티 센터 실내. 나는 번호표를 달 옷핀을 잃어버려 그것만 챙기러 들어갔다가 곧바로 나왔다. 사람들이 참 많았다. 이렇게 참가자들이 많은 줄 미처 몰랐다. 일개 러닝 클럽에서 주최하는 행사인데 참가자가 많아봤자 얼마나 많으랴 얕본 게 잘못이었다.



갈아입은 옷가지를 담은 백들을 접수하고 있다. 나는 자전거로 회사까지 가서 거기에 자전거를 세우고 라커룸에서 옷을 갈아입고 전철을 타고 온 터라 - 회사에서 이곳까지는 달랑 두 정거장, 4분 거리다 - 저런 'Baggage checkup'의 번거로움을 덜 수 있었다.  




주최측에서 찍은 골인 장면. 시간대 별로 모아놓았다. 이 사진을 보니 내 옆에 함께 골인하는 여성이 기억난다. 골인 지점을 불과 몇 미터 남겨두고 추월하기가 미안해서, 부러 타이밍을 맞췄다. 나는 나보다 더 잘 뛰는 여자 달림이들을 볼 때마다 저절로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도 남성 우월주의?). 한편 골인을 몇십 미터 남겨두고 나를 추월해간 선수가 있었는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 54-59세 연령대였다. 존경스럽다. 나도 그 나이가 돼서도 그렇게 잘 뛰고 싶다!


 

주최측 사이트에 가니 어느새 결과가 다 올라왔을 뿐 아니라 이렇게 그럴듯한 인포그래픽까지 각 참가자별로 표시되어 있었다. 나이별, 성별, 전체 참가자 군에서 내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그래프로 보여주고, 내가 골인할 때 다른 선수들은 어디에 있는지 점으로 보여주며, 심지어 내가 15 km 지점에 이르렀을 때 연령대 1위, 전체 1위는 어디에 있는지도 그림으로 표시한다. 골인 지점까지 아직 6 km 넘게 남았을 때, 1등한 친구는 이미 골인을 했다.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