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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 내로우즈 다리

조용한 주말, 복면가왕, 그리고 하이든 금요일 오후, 자전거를 타고 다리를 건너, 집에 닿기 직전 반드시 올라야 하는 '깔딱 고개', 500 미터 남짓한 마운틴 고속도로 구간을 넘고 나면, '아, 드디어 주말이구나!' 하는 느낌이, 마치 전류가 통하듯 짜릿하게 온몸으로 전해 온다. 금요일의 저녁 식사는 더더욱 달콤하고, 거의 주체하기 어려울 정도로 밀려오는 심신의 편안함은 이루 형언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토요일도 더없이 안락하다. 아무런 약속도 없고, 미리 짜놓은 계획도 없다. 다들 마음껏 늦잠을 자도 된다. 그런데 그렇게 마음을 푹 놓고 자면, 누가 깨우지 않아도 제가 알아서 눈을 뜬다. 그것도 평소보다 일찍. 새벽 다섯 시! 평일이라면 '아, 아직도 한 시간 반을 더 잘 수 있구나' 안도하면 다시 눈을 붙이고, 어떻게든 더 깊이 잠들어 보.. 더보기
새롭게 단장한 세컨드 내로우즈 다리의 자전거 도로 얼마나 걸렸을까? 느낌으로는 공사에만 1년 넘게 걸렸던 것 같다. 세컨드 내로우즈 다리* (Second Narrows Bridge, 이하 "SN 다리")의 보도/자전거 도로 얘기다. SN 다리는 라이온스 게이트 다리 (Lions Gate Bridge)와 더불어, 밴쿠버와, 노쓰밴쿠버와 웨스트밴쿠버가 자리잡은 북해안 사이를 연결하는 '유이한' 다리이다. 그 다리의 양옆으로 어른 두 사람이 겨우 지나갈 정도 너비의 보도 겸 자전거 도로가 있는데, 1년여 전 개보수를 시작해 한 쪽이 내내 막혀 있었다. 생각건대는 서너 달 정도면 거뜬히 끝낼 수 있을 만한 일을, 1년이 넘도록 질질 끄는 게, 퍽이나 못마땅했었다. *엄밀히 말하면 '세컨드 내로우즈 도항' (Second Narrows Crossing)이라고 불러.. 더보기
불금 '불금'이 '불타는 금요일'을 뜻한다는 사실을 얼마 전에야 알았다. 일주일의 피로를 가열차게 푸는 금요일 밤의 열기가 잘 느껴지는 말이다. 이곳 캐나다에서도 금요일은 역시 많은 이들에게 '불금'에 가까울 터이지만, 내 경우는 대체로 심심하게, 그저 안도감을 느끼며, 아 주말이구나! 하고 행복해 하는 수준이라, 불금이라기보다는 '안금'에 더 가까울 듯싶다. 그런데 이번 금요일은 진짜 '불금'이었다. 퇴근 후의 불금이 아니라 출근길의 불금. '불타는 금요일'이라고 할 때의 비유적(figurative) 불이 아니라, 진짜 (literal) 불. 금요일 아침, 출근을 하는데, 북해안과 밴쿠버를 연결하는 두 다리 중 하나인 '세컨드 내로우즈 브리지'(Second Narrows Bridge)가 갑자기 초만원이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