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의 아이
동준이가 또 발작을 일으켰다. 어젯밤, 아니 오늘 새벽 3시쯤이었다. 갑자기 아내가 벌떡 일어나더니 후닥닥 동준이 방으로 뛰어간다. 왜, 왜? 동준이? 두 팔을 좀비처럼 앞으로 뻗은 채 꺼억 꺼억... 동준이는 발작하고 있었다. 눈은 초점을 잃었고, 입에서는 피와 침이 흘러, 베갯잇을 적시고 있었다. 온몸이 요동하고 있었다. 아내와 나는, 동준아, 동준아, 가망없이 이름을 부르면서, 팔을 잡고, 어디 숨구멍이 막히지 않을까 확인해 주는 일말고는 달리 해줄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속절없이, 무기력하게, 발작이 끝나기를 지켜보는 수밖에, 그 수밖에는 없었다. 다시, 머릿속은 텅 비었다.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어떤 감정이 솟았는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판단이, 전혀 감지되지 않았다. 다시 잠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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