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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중국의 범죄소설 '모살' 올해 처음 뗀 책은 중국 범죄소설이다. 차이쥔의 ‘모살’ (谋杀似水年华)이라는 책이다. 리디북스에서 공짜로 30일간 빌려준다기에 내려받았고, 나름 재미 있어서 후딱 읽어버렸다. 모살은 계획된 살인, 영어로는 ‘premeditated murder’쯤 되겠다. ‘1급 살인’이니 범인은 중형을 언도받을 게 틀림없다. 중국 원제를 구글에 넣어 번역시키니 ‘The murder of Things Past’란다. 과거의 살인, 추억의 살인쯤으로 해석될 수 있을까? 한편 네이버 중국어 사전을 써보니 ‘물같이 흐르는 세월 살인’이라고, 얼핏 들으면 그럴듯하지만 도무지 갈피가 서지 않는 말이 되고 만다. ‘모살’은 재미로는 사줄 만했다. 하지만 작품의 완성도로는 높은 점수를 주기가 어려웠다. 화자의 시점이 고르지 못하고,.. 더보기
요즘 읽은/읽는 것들 블로그를 일기처럼 매일은 아니더라도 가능하면 자주 업데이트하고 싶은데, 생각만큼 쉽지 않다. 생각은 자꾸 쪼개지고, 독서는 자꾸 짧아지고 얕아지면서 넓게 퍼지다 보니, 어느 하나를 진중하게 '주제'로 붙들고 글을 쓰기도 어렵다. 그런 분절적 행태의 원인을 몇 가지 꼽자면 분주한 일상과 페이스북, 그리고 게으름이다. 지난 며칠 간의 행적을 - '지적' 행적이라고 감히 불러도 될까? - 되짚어 봤다. 요즘 가장 뜨거운 뉴스가 되고 있는 대규모 난민 사태에 대해 유명 철학자이자 저술가인 슬라보예 지젝 (Slavoj Žižek)이 런던 리뷰 오브 북스에 기고한 글을 퍽 흥미롭게 읽었다 (글은 여기). 난민 사태의 역사적 배경뿐 아니라 유럽 선진 국가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짚었다. 한국에서.. 더보기
내가 좋아하는 신문과 잡지 1. 또 휴가. 수요일. 또 휴가다. 휴가야 많을수록 좋겠지만 그것도 여러 날로 죽 이어지는 게 좋지 요즘처럼 하루 쉬고, 회사 2, 3일 나가고, 또 하루 쉬고 하는 패턴은, 직장에서 업무의 리듬을 회복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썩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래도 3월이 다 가기 전에 써야 할 휴가가 아직 하루 더 남았는데, 마음 같아서는 이번 금요일이나 다음 월요일에 쓰고 싶지만 공교롭게도 빠지기 어려운 회의가 하나씩 들어 있어서 또 어정쩡하게 화요일을 빼기로 했다. 3월31일이다. 수요일은 4월1일, 새로운 2015년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날이다. 그래도 그 주 주말이 다시 금토일월 나흘을 쉬는 '이스터 롱 위크엔드'여서 이른 기대감에 벌써부 긴장감이 풀어지는 느낌이다. 2. 코스코비가 많이 내렸다. 아이.. 더보기
종이책 vs. 전자책 vs. 태블릿 혹자는, 중요한 것은 형식이 아니라 내용이라고들 말한다. 언뜻 들으면 그럴듯하다. 하지만 내 체험을 돌아보며 곰곰 생각해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생각이 든다. 내용 못지않게 그것을 전달하는 형식 또한 중요하다라거나, 심지어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는 쪽으로 더 마음이 쓰이는 것이다. 14배 루페(소형 확대경)로 본 '아마존 킨들 페이퍼화이트' (Amazon Kindle Paperwhite)의 활자. 글자의 선명도가 정말 좋아졌다는 생각이다. 루페는 과거 임업 분야에서 일할 때 수종을 가리기 위해 쓰던 것. 캐나다가 낳은 '미디어 구루' 마셜 매클루언은 '미디어가 곧 메시지'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또 '미디어는 우리 자신의 연장(延長)'이라거나, '우리는 도구(tools)를 만들고, 도구는 다시 우.. 더보기
어떻게 하면 더 많이 읽을까: 한 애서가의 조언 오늘 우연히 본 한 블로그의 글. 내용이 마음에 들어 대충 우리말로 옮겨봤다. 제목과 달리, 그 내용은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한 독서 경험을 쌓을 수 있을까'에 더 가깝다. 원문은 여기에 있다. 아래는 '나대로' 번역 글. 좋은 책을 읽는 일은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 중 하나다. 소설은 타임머신이고, 다른 차원으로 가는 웜홀이며, 매혹적인 사람들의 마음과 몸 속에 나를 집어넣는 특별한 마법이고, 세계를 여행시켜 주는 이동 수단이며, 사랑과 죽음과 섹스와 음습한 범죄의 지하세계와 마법의 세계에 대한 탐험이자, 새로운 절친을 만들어주는 창조자이다. 그 모든 게 책 속에 있다. 나는 그 경험을 사랑하기 때문에 책을 읽고, 그것이 강력한 인생의 스승이기 때문에 책을 읽고, 그것이 나를 변화시키기 때문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