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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얘기

흙먼지여도 좋다...봄이다!

드디어 봄이 온 모양이다. 아니 봄이 왔다. 그렇게 믿고 싶다. 이번 주 들어 기온이 10도 안팎까지 올라갔다. 잔설이 빠르게 녹아 사라졌다. 며칠 전까지도 찬기운 완연하던 바람에서, 이제는 따뜻함이 묻어난다. 


7개월 만이다. 지난해 10월초에 첫눈이 내렸고, 겨울은 그렇게 예년보다 일찍 왔지만 좀체 떠날 줄을 몰랐다. 봄이 오려나, 하면 눈이 퍼붓거나 빙우를 뿌리거나, 싸늘한 바람이 몰아쳤다. 이제는 제발 봄이기를...! 


오늘 점심때 근처 강변을 산보했다. 간간이 거센 바람이 불었지만 훈훈했다. 겨우내 눈 위로 뿌리고 또 뿌린 모래가, 이제는 바람과 함께 날리면서 먼지바람을 만들었다. 그래도 봄이다. 좋다.


커머스플레이스에서 도서관으로 통하는 소로다. 오른쪽 귀퉁이의, 운두 높은 중절모를 쓴 남자의 얼굴은 '모리아티'라는 이름의 와인바다. 그리고 그 표지 바로 뒤에 가린 간판은 '셜록 홈즈' 펍. 음식 맛이 좋아서 점심 때면 자리가 없다.


에드먼튼 도서관 중에서 가장 큰 '스탠리 A. 밀너 도서관'이다. 올해로 100주년을 맞아, '이제 갓 시작했을 뿐입니다'라는 표어를 달았다.


초록빛을 본 게 얼마만이냐! 노쓰사스카체완강 가로 내려가는 구불구불 계단.


강물이 갓녹은 더러운 눈 탓에 온통 진갈색이다. 강건너 왼쪽의 피라미드 같은 건물은 '무타트 식물원'.


제법 긴 이 나무 계단을 운동장 삼아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내일부터 자주 이용하게 될 듯. 이 길을 따라 강가로 내려가면 몇백km에 이르는 트레일이 나온다. 저 언덕 왼쪽의 쌍둥이 빌딩은 텔러스, 짝퉁 성처럼 생긴 건물은 '페어몬트 호텔 맥도날드'다.


아직 새잎까지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새순은 틔우기 시작한 포플라들. 아직 황량하지만 뽀송뽀송한 트레일이 봄 기운을 전해준다.


노쓰사스카체완강, 그리고 강너머의 오피스 빌딩들. 핑크색 건물은 캐나다 플레이스. 강 위를 떠가는 자잘한 얼음이, 길고 길었던 겨울을 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