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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얘기

Police Car, Big Red Car, Jack-O-Lantern...엄마는 바빠요!

각자 자기 모양에 맞는 호박등 들고 찰칵. 크기론 동준이 것이 최고. 얼빵하게 어리숙하게 생기기론 아빠 것이 단연... 닮기로는 성준이 것이 1등.


성준이가 킨더가르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유독 주문 사항이 많아졌다. 자동차를 만들어내라, 핼로윈이 가까우니 호박등(Jack-O-Lantern: 호박에 얼굴 모양으로 구멍을 뚫고 안에 촛불을 꽂은 등)을 만들자, 모자 쓴 고양이 (Cat in the Hat)를 그려달라...


완성된 김성준용 경찰차. 오른쪽의 POLICE라는 글자는 본인이 직접 쓴 것.


지난 주에 엄마가 특히 더 바빴던 것 같다. 수요일 밤에는 앨버타 대학의 운동 캠프에 동준이를 데려가야 했고, 목요일 밤에는 성준이를 호주 출신의 인기 스타들인 위글스 (The Wiggles) 공연에 성준이를 데려가야 했으며 (아빠는 두 사람을 데려가고 데려오는 몫을 맡았고, 공연 중에는 집에서 동준이와 있었다), 그 와중에 경찰 차와, 위글스 공연에서 영감(?)을 얻은 'Big Red Car'를 만들어내야 했다. 그런가 하면 불과 며칠 앞으로 다가온 핼로윈용 호박을 깎는 일까지 도맡았다. 가족 수대로 호박등을 만들어야 한다고 해서 호박을 네 개나 사왔다. 값은 호박 한 개에 1달러. 


이건 위글스에서 힌트를 얻은 빅 레드카. 박스와 종이, 1회용 종이접시 등을 이용해 만들었다. 엄마가...


성준이가 호박등 매뉴얼의 그림을 참조해 호박에 줄을 긋고, 엄마가 거기에 맞춰 - 사실은 실제 그림도 다 엄마가 그렸지만 - 조각을 했다. 아빠가 "내가 좀 도와줄까?" 했더니 영 미덥지 않다는 표정으로 "아니 됐어, 하나 깎는 데 15분 정도면 되니까 다 내가 할게"라고 대답했다. ㅠㅠ;; 그래서 나온 결과는 아래 사진과 같다. 이렇게 살고 있다. 일요일 한낮, 밖에는 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다 (맨 아래 사진). 아직도 10월인데, 이건 좀 너무 한 것 아닌가?


왼쪽부터 엄마 호박등, 동준, 성준, 그리고 맨 오른쪽이 좀 덜떨어져 보이는 아빠의 호박등.


일요일 오후 눈을 치워야 한다며 유난을 떨고 성화를 부려서, 결국 오후 4시쯤 밖으로 나왔다. 눈은 여전히 퍼얼펄... 실제 눈 치우는 작업이야 당근 아빠 몫이고, 저는 저 장난감 삽 들고 주로 반대 방향으로만 눈을 밀고 다니더니 눈사람을 만들겠다고 까불다가, 스쿠터 타고 왔다갔다 하다가 집안으로 다시 들어갔는데, 오늘 아침 엄마의 전언에 따르면 "I'm too tired"라며 늦잠을 시도하고 계시다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