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는 짐?…정보선별 이렇게 | NEWS+ 1999년 9월7일치
사적으로, 혹은 공적으로 주고받는 명함을 가만히 살펴보자. 지난 3, 4년간 명함은 작지 않은 변화를 겪었다. 그리고 그 변화상은 오늘날 우리의 삶이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크게 바뀌었는지를 보여주는 참고자료라 할 만하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명함에는 이름과 직함, 직장 이름 외에 전화번호와 팩스 번호 정도가 기록됐다. 그러던 것이 눈 깜짝할 사이에 변했다. 전화-팩스 번호는 물론이고 호출기 번호와 무선전화기 번호가 끼여들었다. 거기에 ‘이메일(E-Mail) 주소’가 덧붙여졌고, 한술 더 떠 인터넷 홈페이지 주소를 나타내는 ‘URL’까지 추가됐다. ‘상전벽해’(桑田碧海)라고나 할까.
그 몇년 사이, 우리의 삶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더 윤택해지고, 더 효율적으로 발전한 것일까. 분명한 사실은 예전보다 훨씬 더 혼란스러워졌다는 것, 다시 말해 훨씬 더 많은 선택과 분류, 조직화를 요구받게 됐다는 것이다.
아침에 만나는 온갖 종류의 신문과 잡지들, 24시간 쉬지 않고 방영되는 30여개의 TV채널들, 명함에 이메일 주소를 적어놓은 ‘죄’로 날마다 ‘세례’를 받다시피 하는 각종 메일(Mail)들, 무선전화기 회사가 제공하는 부가정보 서비스들….
자칫 정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가는 정보가 ‘힘’이 되는 게 아니라 ‘짐’이 되고 ‘걸림돌’이 될 수도 있는 세상이다. 정보범람 사회. 여기에서 살아남는, 더 나아가 성공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무선전화기는 해약해 버리면 될까. 이메일은 아예 무시해 버리고, 신문이나 잡지 구독은 끊고, TV는 코드를 뽑아 벽장에 처박아 버리면 될까. 그렇게 한다면, 아마도 우리는 일주일도 채 못가 정당한 ‘사회인’으로서의 자격에 경고신호를 받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정보에 대한 평가, 혹은 선별(選別) 능력이다. 능력이 없다면 연습해서 길러야 할 필수조건이다. 이는 바꿔 말하면, 어떤 정보에 우선순위를 두고, 어떤 정보는 부차적인 것으로 분류하거나 무시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일이 될 것이다.
검색엔진 "아는 만큼 빠르다"
질의어 구체적으로 입력…+-등 기호 활용하면 "속도 2배 만족 2배"
인터넷과 검색엔진의 관계는 항해와 나침반의 관계와 같다. 인터넷 정보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검색엔진의 중요성도 따라서 커진다. 정보가 많으면 뭘 하나. 제대로 찾아서 제때 써야 정보도 힘이 되고 돈이 되는 법이다.
하기야 검색엔진이 만능은 아니다. 현재 검색엔진은, 가장 광범위한 장악 능력을 갖는 노던라이트조차도 기껏해야 인터넷 전체 정보의 16%밖에 찾아주지 못한다. 나머지 84%는 미답(未踏)의 영역, 다른 성격의 여러 검색엔진을 복수로 활용하거나 해당 정보를 올린 기관을 통해 직접 그 주소(URL)를 알아야만 이용할 수 있는 영역이다. 하지만 이 16%조차도, 검색엔진을 제대로 활용할 줄 모르면 찾기 어렵다. 검색엔진의 성격과 특성을 대충이라도 파악하고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검색엔진은 크게 주제별 디렉토리 형, 로봇 검색엔진, 메타 검색엔진 등으로 나뉜다. 하지만 이것들이 칼로 무 베듯 정확히 구별되는 것은 아니어서, 가령 야후 같은 디렉토리형 검색엔진은 로봇(에이전트(Agent)라고도 한다) 검색엔진을 함께 쓴다. 질의어에 해당하는 사이트가 야후에서 분류해 놓은 인터넷 사이트에 없을 경우, 로봇 검색엔진을 통해 찾아주는 형식이다. 하지만 이들의 검색 방식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어느 한 사이트만을 이용하기보다는 서로 다른 방식의 검색엔진 2, 3개를 동시에 활용하는 편이 더 낫다.
검색엔진은 크게 주제별 디렉토리 형, 로봇 검색엔진, 메타 검색엔진 등으로 나뉜다. 하지만 이것들이 칼로 무 베듯 정확히 구별되는 것은 아니어서, 가령 야후 같은 디렉토리형 검색엔진은 로봇(에이전트(Agent)라고도 한다) 검색엔진을 함께 쓴다. 질의어에 해당하는 사이트가 야후에서 분류해 놓은 인터넷 사이트에 없을 경우, 로봇 검색엔진을 통해 찾아주는 형식이다. 하지만 이들의 검색 방식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어느 한 사이트만을 이용하기보다는 서로 다른 방식의 검색엔진 2, 3개를 동시에 활용하는 편이 더 낫다.
"정보는 정보를 낳는다"
'쏟아지는 정보'에 신기술 속속 개발…"사용자 마음 읽는 프로그램 등장도 머지 않았다"
얼마전 미국에서 흥미로운 조사결과가 나왔다. 사무용 기기를 만드는 ‘피트니 보우즈’(Pitney Bowes)라는 회사와 ‘미래연구소‘(The Institute for the Future)가 공동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회사원들은 매일 평균 201통(!)의 메시지를 보내거나 받는 것으로 나왔다. E-메일뿐 아니라 팩스, 음성메일 등 모든 종류의 메시지를 더한 숫자다. 응답자의 절반 가까운 수가 그처럼 많은 메시지 때문에 정상적인 업무를 하기 어렵다고 대답했다.
연구에 참여한 셰릴 배틀스는 “‘정보에 압도당하고 있다’는 것이 그들의 대답이었다”고 말한다. 그러다 보니 업무의 스타일도 점점 더 툭툭 끊기는 방식으로 바뀐다. 진득하게 앉아 몇시간씩 일에 집중하는 양식은, 시도 때도 없이 쏟아지는 정보(메시지) 때문에 더이상 불가능하다. 이런 일은 미처 예상치 못했던 현상이다. E-메일이나 음성메일, 팩시밀리, 휴대폰, 호출기 따위를 판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것이 우리 삶을 더 쉽고 편리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정보기기에는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있었다. 우리는 그것을 피부로 실감하는 중이다. 전세계 주요 도서관에 손쉽게 접속해 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해준 그 인터넷이, 동시에 쓰레기 같은 내용의 스팸 메일을 우리 컴퓨터에 쏟아붓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