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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얘기

노란 빛의 향연...로키 단풍 관광

로키 산맥으로 단풍을 보러 갔다, 라고 하면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하려 했다'[緣木求魚]라고 말하는 것과 다름 없는 꼴인지도 모르겠다. 로키 어간의 가을에는, 엄밀히 말하면 붉을 단자 '단풍'(丹楓)이 없기 때문이다. 로키 산맥은 침엽수림이 지배적이다. 가문비 나무, 소나무, 발삼 전나무 등이, 나무가 자랄 수 있는 지역의 대부분을 뒤덮고 있다. 산맥의 5부나 7부 능선부터는 나무 한 그루 없는 거대 바위들이다. 괜히 이름이 '로키'랴! 그래도 개중에는 활엽수가 끼어 있고, 상록수 중에도 잎의 빛깔을 바꾸고 지우는 타마락 (북미산 낙엽송)이 있다. 

로키 산맥을 비롯한 앨버타 중부 일대의 중심 색을 꼽으라면 단연 노란 빛이다. 노란 빛의 향연이다. 포플라, 자작나무, 낙엽송, 물푸레 나무등이 빚어내는 노란 빛이, 아마도 토양이나 수종, 미세 기후의 영향 때문인지, 다채로운 스펙트럼의 노란 빛을 펼쳐 보여준다. 흰 빛에 가까운 노란 빛부터 옅은 노란 빛, 노란 빛, 짙은 노란 빛, 갈색 같은 노란 빛을 거쳐 진짜  붉은 빛에 가까운 노란 빛까지... 거기에 잎을 지우지 않는 상록수의 초록빛이 섞여, 제법 그럴듯한 늦가을 풍경을 연출한다.

캐나다판 추석인 추수감사절 (Thanksgiving Day) 주말을 이용해 로키 일대를 다녀 왔다. 이번에도 앨버타 쪽, 카나나스키스 - 캔모어 - 밴프로 이어지는 로키 줄기를 거쳐, 캘거리 쪽이 아닌 '로키 마운틴 하우스' (믿거나 말거나 동네 이름이 그렇다) 쪽으로 방향을 잡아 돌아왔다. 예상대로 로키 산맥 자체로부터 가을의 풍미를 맛보지는 못했지만 그 산 자락 아래의 마을이 연출한 가을 풍경은 제법 풍성하게 맛볼 수 있었다. 사실 로키 산맥 자체는 이미 겨울이었다. 언제 눈이 내렸는지 봉우리마다 하얀 눈을 이고 있었다. 올 여름을 통과한 지난 해의 그 눈이 아니었다.

아래 사진들은 그 '로키 드라이브' 중에 찍은 사진 몇 장. 토요일 아침에 갔다가 다음날 오후 4시쯤 집에 돌아왔다. 왕복 1,000km가 넘은 길. 하루쯤 더 쉬었다 올 걸 그랬나?

이건 로키 산맥은 아니고, 저 끄트머리에 있는 우리 집으로 가는 길이다. Mountain ash (참피나무? 왼쪽)와 Linden (보리수의 일종, 오른쪽)이 그럴듯하다.

로키로 가는 길.하룻밤 '유'할 리조트 근처다.

하룻밤 묵은 카퍼스톤(Copperstone) 리조트. 캔모어 닿기 10분쯤 전에 있는 'Dead Man's Flats'라는 마을 (이름이 참 독특하다)에 있다.

그 리조트 근처 주유소에서 주유하며 바라본 맞은편 산자락 풍경. 포플라들이 장관이다.

캔모어. 포플라 이파리 아래로 성준이가 뛰어가고 있다.

또다른 포플라의 '황풍'

캔모어를 통과해 흘러가는 보우(Bow) 강변의 풍경.

스타트렉의 엔터프라이즈 우주선을 연상케 하는 기묘한 구름.

밴프의 대중 교통 수단. 돌아다닌다는 뜻의 'Roam'이 그 이름이다. 버스마다 멋진 벽화를 붙여 운치가 제법이다.

캔모어의 한 공원.

캔모어의 보우 강변에서.

그 보우 강변에 있는 여러 별장들 중 하나. 그림이다.

보우 강 맞은편의 리조트들.

보우 강을 잇는 나무 다리. 김군이 뛰어가시는 중.

캔모어 보우 강변.

여전히 캔모어. 보우강을 배경으로. 사진에서 보다시피 로키 산맥은 벌써 겨울이다. 그 아래는 상록수와 활엽수의 절묘한 배합으로 늦가을 풍경을 연출.

돌아오는 길. 로키 산자락의 혼효림.

오르락내리락 드라이브가 이따금씩 멋진 풍경을 선사했다. 저 아래 보이는 호수는 댐 건설로 생긴 인공호다. 그 호수를 만든 강은 클라인(Kline) 강.

구불구불 드라이브. 집으로 오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