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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사이클링

자전거 출퇴근 캠페인 주간

봄과 가을에 일주일씩 하는 '자전거 출퇴근 주간' (Bike to Work Week)이 지나간다. 10월26일부터 11월1일까지. 하지만 31일과 1일이 주말이니 무의미하다. 내가 다니는 직장에서는 모두 아홉 명이 참가했다. '참가'라고 해야 저 캠페인 사이트에 팀으로 직장이름 등록하면 그만이지만, 그래도 다른 참가 기업들과 직간접으로 경쟁도 되니, 약간의 자극은 되는 셈이다.


자전거 통근 캠페인 관련 2014년 5월 포스팅 | 2014년 11월 | 2015년 5월


자전거 출퇴근을 독려하는 캠페인 부스는 일주일 동안 사이클리스트들이 주로 많이 다니는 길목에 설치되는데, 아래 사진처럼 일반 보행자들을 상대로 홍보하기 위해 광장에 임시로 천막을 치기도 한다. 내가 일하는 직장 바로 옆이 밴쿠버선 신문사와 로펌, 컨설팅 펌들이 울타리처럼 둘러선 '그랜빌 광장'이다. 오늘 난데없이 그 자리 한 구석에 이런 텐트가 잠깐 섰다. 



자전거로 한창 달리다 저런 텐트를 만나면 잘 서게 되지를 않는다. 그것도 관성의 법칙인지, 공짜 커피나 사이더를 준다는 소리에도 자전거를 세우고 내려서 천막 안으로 들어갈 용의가 별로 없다. 그냥 가던 길을 재촉해 집으로, 혹은 직장으로 빨리 가고 싶을 뿐이다. 나만 그런가? 



하지만 점심 시간을 이용한 달리기를 마치고 회사로 돌아오는 중에 이런 텐트를 만나면 사정이 달라진다. 샤워를 마치고 옷을 갈아 입은 뒤 다시 나와 부스를 둘러보았다. 자전거 출퇴근 캠페인에 이름을 올리라는 건데, 이미 등록했다고 하니까 달리 더 할 게 없다는 표정으로 그럼 공짜 커피나 그라놀라 바나 먹으라고 권한다. 



이건 금요일 오후 집으로 돌아온 기록까지 합산한 자료. 내가 등록한 자전거 이동 거리와, 캠페인에 참가한 동료들이 달린 거리의 총계가 나와 있다. UBC나 밴쿠버 시청 같은 대규모 기관들의 경우에는 비할 바가 못 되지만 그래도 제법 괜찮은 기록이고, 무엇보다 그저 기분에 그칠지언정 137 kg의 온실 기체를 덜 생산했다는 통계를 보며 흐뭇한 기분을 맛본다. 아래 표는 합산 사이클링 거리 순으로 표시된 캠페인 참가 기업들. UBC가 압도적 1위를 기록한 가운데, 거의 전직원이 자전거 출퇴근을 한다고 알려진, 한국 사람들이 유독 좋아하는 스포츠 브랜드 아크테릭스가 2위에 올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