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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사이클링

꺼진 불도 다시 보자 산불조심!


오늘 아침, 오랜만에 시모어 보전 지역으로 가는 트레일을 달렸다. 초입에 선 산불 위험도 표지판이 예사롭지 않다. 산불 화재의 위험도가 최고 수준을 가리키고 있다. 이런 지표를 본 건 2년 전에 이사 온 이후 처음이다. 이런 날이 몇 주째 이어지는 중이다. 


밴쿠버에서 100여km 떨어진 휴양지 휘슬러와 그 이웃동네 펨버튼에는 큰 산불이 났다. 그 여파로 광역 밴쿠버 일대가 연기로 자욱했다. 뿌옇게 날리는 재 때문에 노약자는 가능한 한 외출을 삼가라는 경고도 나왔다. 오늘 아침에 나와 보니 연기가 많이 걷혔다. 지난 수요일에는 뛰면서도 미세먼지가 만만치 않은데 괜찮을까 적잖이 불안해 했는데, 오늘은 괜찮을 것 같다. 



트레일 에 들어서니 때이르게 떨어진 나뭇잎 천지다. 가을이 지나치게 일찍 온 듯한 느낌마저 든다. 오랫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 기갈 들린 나무들이 생존을 위해 서둘러 잎을 지운 탓일 테다. 그렇게 떨어져 바닥에 뒹구는 잎들은 조그만 불씨만 있으면 언제든 폭발적으로 연소될 것처럼 바짝 말랐다. 이번 주말에 비가 내릴 거라는 예보인데, 제발 예보대로 됐으면 좋겠다. 몇년째 비가 내리지 않아 위기감이 높아질 대로 높아진 캘리포니아의 사정만큼 나쁘지는 않지만, 결코 안심할 상황은 아닌 듯하다.



금요일 점심 시간에 회사 근처 바닷가 (Seawall)을 걸었다. 2015년 여자월드컵 경기를 중계하기 위해 미국 폭스 스포츠에서 지었던 방송 타워가 마치 레고블록 해체되듯 뜯겨 나가는 중이었다. 달랑 한 달만 쓰고 버리기엔 참 아깝다는 생각을 볼 때마다 한다. 자재 일부는 재활용하겠지만 상당 부분은 그냥 내다버릴 것처럼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었다. 건물도, 자재도 싱싱하고 양질인 듯하던데... 또 다른 허튼 낭비의 전형이 아닐까! 


Demolishing the Fox Sports Broadcasting tower that was built to broadcast the 2015 FIFA Women's World Cup games, which went on about a month. It seems too much to me to build this whole, expensive, and labour-intensive behemoth just for a month's usage. What a was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