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러닝|사이클링

사슴과 공작

래스트레버 해변 주립공원의 아름다운 풍광과 트레일. 며칠 캠핑하기에 그만일 듯한 곳.


나흘 간의 밴쿠버 섬 휴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동물을 꼽으라면 단연 '사슴'이 되겠다. 캐나다야 워낙 자연 자원이 풍부하고 숲이 지천이다 보니 온갖 야생동물로 넘쳐나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공원에서, 특히 가정집 뒤뜰에서 동물을 만나기는, 너구리나 스컹크, 다람쥐 정도를 예외로 친다면, 쉽지 않다. 그런데 이번 여행 동안에는 유독 사슴을 자주 마주쳤다. 사슴도 사람들에 익숙한지, 아주 근접하지 않는 한 도망가지 않고 서 있는 경우가 많았다.


래스트레버 해변 주립공원


화요일 아침, 파크스빌의 래스트레버 해변 주립공원 (Rathtrevor Beach Provincial Park)을 뛰다가 만난 사슴. 사람으로 치면 10대쯤 되는 중간 크기. 아직 뿔이 다 자라지 않았다.


빅토리아의 비컨 힐 공원


빅토리아에서 가장 큰 비컨 힐 공원에서 또 만난 사슴 두 마리. 하나는 어리고 하나는 장성한 것으로 보아 모자 지간인듯. 역시 나를 보고도 후다닥 달아나려는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슥 고개를 들고 나를 탐색한 다음, 별일 아니라는듯 유유히 공원의 다른 쪽으로 걸어갔다.



빅토리아의 에밀리 카 하우스


이건 달리다 만난 것은 아니지만 역시 '사슴'이라는 테마 때문에 여기에 더한다. 에밀리 카 하우스의 뒤뜰에서 만난 사슴인데, 들어오고 나가는 문이 정문 뿐인데, 별로 넓지 않은 뜰을 두른 관목의 잎을 뜯고 있었다. 저 사슴은, 그리고 비컨 힐 공원에서 만난 사슴은 정부 기관의 관리를 받는 것인지, 아니면 너무 많아져 문제가 되고 있는지 확실하지 않았다. 


파크스빌의 밀너 수목원


사실 사슴도 어디에서나 환영 받는 것은 아니어서, 특히 갓 심은 어린 나무나 식물을 보호해야 하는 수목원이나 정원 들에서는 사슴 출입을 막는 데 적지 않은 공을 들인다. 위 사진에서처럼 파크스빌의 밀너 수목원은 경계지를 따라 담장을 두르고 드나들 때 꼭 문을 잠그라는 안내문을 붙여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