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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얘기

밴쿠버 섬 휴가 (1) 파크스빌과 퀄리컴 비치

6월21일(일) - 밴쿠버 섬으로...

아침은 배가 떠나는 웨스트 밴쿠버의 호스슈베이에서 먹기로 하고 8시30분쯤 집을 나섰다. 타기로 마음 먹은 배편은 10시40분 출발. 그러나 시간이 생각처럼 여유롭지 못해서 음식을 카페에서 먹어야 할지, 픽업해 차 안에서 먹어야 할지 참 애매했다. 결국 전자를 택했는데, 시간이 하도 빠듯해 심리적으로 쫓기며 먹다 보니 음식이 입으로 들어갔는지 코로 들어갔는지 모를 지경이었다. 10달러 가까이 하는 아침 식사의 품질은 또 왜 그 모양인지... 다시는 가지 않으리라 다짐하는 것으로 치밀어 오르는 화를 달랬다. 관광지의 '바가지 상혼'은 만국 공통인 듯. 



나나이모로 가는 BC페리 위에서. 배 뒤로 바닷물이 하얀 포말을 만들며 배를 따라온다. 아래는 구글 지도로 찍은 여행 일정. 집에서 출발해 호스슈 베이에서 배로 바다를 건너 나나이모의 디파처 베이에 다다른 뒤, 북서쪽으로 40여 km를 달려 파크스빌의 '타이-나-마라'(Tigh-Na-Mara) 리조트 & 스파에 2박3일간 머무른다. 사흘째 남동쪽으로 두 시간쯤 내려가 빅토리아에서 1박 한 뒤 나나이모로 다시 올라와 돌아오는 일정이다.  


6월21-23일 (일-화) - 파크스빌, 퀄리컴 비치




파크스빌과 이웃 퀄리컴 비치는 해변이 좋기로 유명해서 특히 여름에 인기가 좋다. 나는 개인적으로 해변에 남다른 매력을 느끼는 편이 못 되지만, 이곳 북미 사람들은 해변을 참 무던히도 좋아한다. 아래 사진은 그 여러 해변 중에서도 '래스트레버 해번 주립공원' (Rathtrevor Beach Provincial Park)의 일일 소풍 지역에 있는 해변이다. 물을 튀기며 뛰는 놈이 동준이, 그 옆에서 열심히 따라가는 이가 그 아빠다.



밀너의 정원과 숲



음식도 커피도 별미...퍼시픽 브림



그 옆으로 놓인 가게들도 퍽 아기자기하고 재미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이 의상실이 우리 눈길을 끌었다. "댁의 남편이 전화해서, 댁이 좋아하시는 건 뭐든지 사도 좋다고 하셨어요"라는, 유치하지만 그래도 재미난 문구가 걸려 있다.



그 옆 가게는 친환경적인 재료들로 물건을 만들어 파는 곳이었는데, 아래 사진으로 찍어놓은 백이 내 눈에 들어왔다. 본래 뭐 눈에는 뭐만 보이는 법 아닌가 하하. 



동네만 놓고 보면, 파크스빌보다 퀄리컴 비치 쪽이 더 그럴듯했다. '그럴듯했다'라는 것은 주민들의 재정 형편이 더 나으리라는 추정을 유도하는, 아담하고 예쁘고 '럭셔리'한 가게들이, 시각적으로도 꽤 잘 정돈된 다운타운을 형성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불행하게도 우리가 이 동네를 찾은 시각은 대다수 가게가 이미 문을 닫은 오후 5시 - 한국에서는 상상조차 안 되는 일 아닌가! - 여서, 말 그대로 아이쇼핑 (Window shopping)만 하고 돌아왔다. 나야 아무래도 좋았지만 아내와 후배로서는 통탄할 노릇. 내일 아침에는 빅토리아로 내려가야 할테니...


부유한 은퇴자들이 선호할 법한 퀄리컴 비치


퀄리컴 비치의 다운타운을 걸으면서 찍은 사진 몇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