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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 - 베를린 필의 '베토벤의 밤'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와 베를린 필의 베를린 공연이 현지 시간으로 토요일 밤 여덟시, 이곳 앨버타 산지(山地) 시간으로는 낮 12시에 열렸다. 오늘은 별 탈없이 디지털 콘서트홀이 잘 연결되었다. 연주 레퍼토리는 베토벤의 미사 (Mass) C장조와 교향곡 5번. 특히 5번에 대한 기대가 컸다. 베토벤을 좋아한다고 하면서도, 그가 장엄미사 (Missa Solemnis) 외에 다른 미사곡을 작곡한 줄 몰랐다. 당연히 처음 들어보는 곡. Go! classics라는 웹사이트에 상세한 곡 해설이 나와 있어서 뒤늦게 읽어보았다. 하지만 음악을 제대로 감상하기는 역부족. 경건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음악이라는 정도.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래 그림은 듣는 도중 틈틈이 포착한 연주 장면. 오늘 연.. 더보기
1분 만에 마에스트로! 어떤 지휘자가 진짜이고 어떤 지휘자가 가짜일까? 아니, 가짜라면 너무하고, 그저 평범한 지휘자일까? 그저 듣는 것 말고는 연주할 줄 아는 악기도 하나 없는 문외한인 나로서는 그게 늘 궁금하다. 지휘자들의 지휘가 제대로 먹히는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DVD나 TV의 영상은 대체로 편집의 개입 때문에 실제보다 더 과장되고 더 그럴듯하게 바뀌기 십상이고, 설령 실제 연주회에 가서 봐도 단원들이 저 지휘자를 얼마나 신실하게 따르고 그와 함께 호흡하는지 분명히 알기 어렵다. 그런 편집이라는 필터와, 현장에서 귀로 받는 압도적 음량감의 요소를 다 고려하고도, 아 저 사람 정말 대단하다. 언필칭 마에스트로에 꼭 걸맞은, 거장 답다, 라고 느끼게 하는 사람은 물론 있다. 카라얀이나 번스타인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필요도.. 더보기
'차세대 거장' 리오넬 브랭기에르의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제5번 이웃 블로거 클라이네 님 덕택에 MDE 말러 특집사이트와 아르테의 말러 사이트를 알게 되어 정말 귀한 연주들을 공짜로 즐겼다. 약간 뒤늦은 탓에 1번과 7번을 놓쳤지만 리카르도 샤이와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의 2번과 8번, 에사-페카 살로넨과 슈타츠카펠레 드레스덴의 3번, 다니엘 하딩과 말러 체임버의 4번, 앨런 길버트와 뉴욕필의 5번, 데이비드 진만과 쥐리히 톤할레의 6번, 다니엘레 가티와 빈필의 9번을 볼 수 있었다. 모두 좋았다. 군데군데 마음에 안드는 템포나 화음도 있었지만, 특히 실황으로 보게 되면 그게 대세를 그르칠 정도로 심각하지 않은 한 다 눈감고 넘어갈 수 있다. 한 자리에서 저 화려찬란한 지휘자와 오케스트라들의 말러 향연을 언제 또 즐길 수 있으랴! 가외의 소득도 있었는데, 여기에 잠깐.. 더보기
눈물의 쇼스타코비치 5번 - 유타카 사도와 베를린 필하모닉 어젯밤, 편집을 마치고 아카이브로 막 올라온 유타카 사도와 베를린 필하모닉(BPO)의 연주를 봤습니다. 도루 다케미츠 것은 주말 중에 보기로 하고, 쇼스타코비치 5번부터 들었습니다. 베를린필이 연주하는 쇼스타코비치를 보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특히 5번의 경우 엄청난 스태미너와 에너지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베를린필에 딱일 것 같기는 했는데, 막상 음반으로도 들은 기억이 없습니다. 어제 연주에서 다시 한 번 '역시 베를린필!'이라고 감탄사를 내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베를린필에 대해 현 상임지휘자인 사이먼 래틀 경은 '야수'라고 표현했습니다. CNN과의 인터뷰에서였습니다. 쇼스타코비치의 5번을 보면서, 저는 베를린필이 정말 야수 같다고 느꼈습니다. 그들의 현은 모든 줄을 곧 끊어버릴 것처럼 강렬하게 왕복하고.. 더보기
이름 그대로 목소리가 달콤한 켈리 스위트 켈리 스위트 (Kelly Sweet)라는, 우리에게는 아직 신인인 여가수의 노래를 들으며 아내가 한 촌평이다. "노라 존스보다 낫네!" 켈리 스위트의 노래를 들어보면 안다. 그 촌평의 진의를. 우리는 아마존닷컴의 팟캐스트 (링크를 지웠다. 지금은 사라져서...대신 스위트의 홈페이지로 가는 게 좋을듯)에서 그녀의 목소리를 처음 만났다. 레인코트 (Raincoat)라는 노래. 사실 다른 노래들에 견주어 이 곡에서 그녀의 목소리는 더욱 도드라지게 '노라 존스적이다.' 약간 늘어지는 듯한, 재즈스러운 분위기의 음색에, 살짝 가성을 섞어 고음을 내는 스타일. 그 몽환적이면서, 마치 실크나 벨벳을 만지는 듯한 부드러움이라니! 실로 '스위트'라는 이름에 꼭 맞는 목소리... (그게 진짜 성인지, 아니면 일종의 '예명.. 더보기
요즘은 이런 노래가 좋더라 이웃 선배댁에서 노래방 기계를 들이셨다. 그 댁 따님이 골라 부르는 노래는 보통 다섯 자리다. 11761, 16465, 뭐 그런 식. 그런데 나는 세 자리 이상으로 '발전'하지를 못한다. 아 내가 이렇게 뒤처졌구나, 늙었구나, 새삼 깨닫는 순간이다. 유튜브에 없는 게 없는데, 유독 이게 '꽂혔다'. 이미자 씨의 '그리움은 가슴마다'다. 워낙 노래를 잘하셔서 여왕 소리까지 나오는데, 걸핏하면 무슨 무슨 왕, 종결자, 왕자, 운운하는 요즘 한국 방송계의 '찬사 인플레'에도 불구하고 이 분의 '여왕' 칭호는 전혀 지나치게 들리지 않는다. 어린 시절 '이미자 노래 잘한다'라는 마을 어른들의 소리를 참 많이 들었다. 그로부터 몇 십년이 지난 지금도, 이 분은 정말 노래를 잘 하신다. 이미자 씨의 목소리와 노래 솜.. 더보기
씨네마틱 오케스트라...오늘 eMusic에서 내려받은 음반들 오늘 이뮤직(eMusic)에서 내려받은 음반들이다. 15달러짜리 팩을 샀더니 4달러를 보너스로 준다. 보통 낱개로는 49센트씩이다. 음질은 대략 200kbps 안팎. 생각보다 괜찮다. 위 맨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씨네마틱 오케스트라'라는 특이한 그룹의 싱글 To Build a Home. 사실 받고 싶었던 것은 'That Home'이라는 곡이었는데(유튜브에서 찾아 아래에 붙였다), eMusic에 없었다. That Home은 곧 나올 영화 Another Earth의 트레일러(아래에 붙여 놓았다)를 보다 알게 됐다. 정말 좋았다. 보컬의 목소리가 콜드플레이의 크리스 마틴과 비슷하다. 비음이 섞인, 로맨틱한 목소리. 게오르그 틴트너의 말러 교향곡 1번. 클라우스 텐슈테트의 말러 1번. 다시 클라우스 텐슈테.. 더보기
40년의 간극 - 베르나르트 하이팅크의 말러 2번 1968년 대 2009년 지난 주말 캘거리 필하모닉의 말러 2번 '부활' 연주회에 임시로 설치된 음반 판매대에 말러 음반은 달랑 두 장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 두 장 모두 하이팅크의 녹음이었다. 혹시 캘거리 필의 상임인 로베르토 민척이 하이팅크에게서 배웠나 했더니 그것도 아니었다. 어쨌든 최근 녹음은 이미 가지고 있는 터라 1968년반을 20달러 주고 샀다. 좀 비쌌지만 기념 삼아, 또 캘거리 필에 1, 2불 기부한다고 치고...^^ 이미 지난해 6월에 네덜란드에서 산 하이팅크의 말러 크리스마스 마티니 연주 DVD 박스를 통해 확인했고, 그래서 어떤 연주가 나올지 대략 감은 잡고 있었다. 더욱이 이미 확인한 크리스마스 연주가 1984년이었는데도 그처럼 거칠거칠했다면 1968년은 더 그렇겠지. 그 무렵의 리허설 장면을 보면 연주를.. 더보기
역시 라이브가 좋아 - 캘거리 필하모닉의 말러 2번 '부활' 감상기 지난 주말을 이용해 캘거리에 다녀왔다. 토요일 저녁 8시로 예정된 캘거리 필하모닉의 말러 2번 '부활' 연주를 보기 위해서였다. 평소 친하게 지내는 선배 댁, 그리고 이사 오기 전에 잠시 기숙했던 집에서 알게 된 L군이 동행했다. 연주는 나와 선배, L군이 보게 돼 있었고, 말러에 대해 특별히 열광적이지 않은 여성들은 낮에 캘거리 근처의 크로스아이언(CrossIron) 쇼핑몰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이번 여행의 명분을 얻었다. 일곱 시쯤 연주회장인 '엡코 공연 센터'(EPCOR Centre for the Performing Arts)에 도착해 표를 받았다. 하지만 7시30분이 넘을 때까지도 입장은 허용되지 않았다. 겨우 로비로 들어가고 나니 이번에는 연주회장 입장이 허용되지 않았다. 로비의 홀에서 7시.. 더보기
클래식 음악도 이렇게 웃길 수가 있다! 제목이 Classical Comedy다. 미국의 공영방송이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매체인 NPR에서 소개한 내용이다. 비디오에 담긴 공연은 보스턴의 클래식 라디오 방송국인 WGBH 홀에서 있었던 모양이다. 이 WGBH 또한 팟캐스트를 통해 친숙하다. 좋은 실내악, 독주곡을 많이, 그것도 종종 실황으로 들려준다. 각설하고, 아래 붙여다 놓은 공연은 그 배우/연주자 중 한 사람이 한국 분(주형기)이어서 더 친근한데, 영어 발음으로 보면 이민 2세쯤 되는 것 같다. 바이올리니스트 (겸 가수라는데 노래하는 장면은 안나온다)는 알렉세이 이구데스만(Alexey Igudesman, 영어식으로 '아이구즈먼'이라고 읽어야 하나?). 두 사람 다 영국 런던의 예후디 메뉴힌 스쿨에서 정식으로 클래식 음악 트레이닝을 받았다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