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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준이 생일, 그리고 말러 분주하게 보내면 심지어 주말조차 제법 길다고 느껴진다. 이번 주말이 그렇다. 다른 주말에 견주어 일이 많았다. 금요일 (6월12일)은 성준이의 여덟 번째 생일이었다. 실상은 birth'day'가 아니라 birth'week', 심지어 birth'month'처럼 여겨진 6월의 둘째 주였고, (5월 중순부터 지속된) 한 달이었다. 나이가 들수록 세월의 흐름에서 가속도를 느낀다는데, 어린 시절에는 그 반대의 인상을 같는 것 같다. 감속도, 혹은 아예 시간이 멈추어 있는 듯한 답답함. 왜 이렇게 시간은 더디게 흐를까? 조촐하게 촛불 끄고 케이크 자르는 '예식'을... 성준이 옆에 놓인 레고 '아이언맨'은 생일선물. '헐크 버스터 스매쉬'를 사달라고 노래를 부른 게 벌써 여러 달 전이었다. 나는 자주 그 이름을 헷.. 더보기
밴쿠버 심포니 - 신선하고 약동하는 에너지로 충만했던 베토벤의 밤 밴쿠버 심포니의 연주회를 처음 봤다. 신선한 충격. 이 정도로 민활하고 정력적이며 단정하고 균형 잡힌 합주력을 보여줄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특히 베토벤 교향곡 7번에서는 약동하는 에너지와 경쾌한 템포로 어젯밤 연주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후반에 들려준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도, 7번만큼 생명력 넘치는 소리를 들려주지는 못했지만 '수연'이라는 표현이 무색하지 않은 자리였다. 핑커스 주커만의 협연도 명불허전. 베토벤의 다소 괴짜스러우면서도 거침없는 천재성이 잘 표현된 밤이었다. 들임말: 밴쿠버에 3박4일 일정으로 왔다가 우연히 날짜가 맞아 난생 처음 밴쿠버 심포니의 연주를 직접 볼 기회를 가졌다. 레퍼토리는 온통 베토벤 - 내가 서곡중 가장 좋아하는 에그몬트 서곡으로 시작해, 역시 베토벤 교향곡중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