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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on Rattle

사이먼 래틀 - 베를린 필의 베토벤 사이클 '약동하는 베토벤'. 사이먼 래틀 경과 BPO의 베토벤 사이클을 들으며 받은 첫 인상을 두 마디로 표현하면 그렇다. 속도를 다소 높이고 울림은 약간 줄이고 기름기와 어깨의 힘은 뺀, 그러나 팽팽한 긴장감과 에너지는 풍만한, 굉장한 베토벤 사이클이다. '어, 이건 좀 다른데?' 베토벤 교향곡 5번의 첫 몇 소절이 나오자마자 든 느낌이다. 카를로스 클라이버와 빈 필의 5번이 떠올랐다. 제시부의 긴장감과 템포가 그 연주 못지 않았다. 오케스트라의 편성 규모만 다소 줄어든 느낌이랄까? 베토벤 당대의 연주 형식과 규모, 속도를 따르면서도 현대적 세련미를 잘 섞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이하 BPO)의 온라인 서비스인 디지털 콘서트 홀 (Digital Concert Hall)을 통해 사이먼.. 더보기
말러 교향곡 2번 '부활'을 보고 듣는 재미 토요일 아침 10시, 독일 베를린의 필하모니 홀에서 연주된 베를린 필하모닉의 말러 2번 '부활'을 '라이브'로 감상했습니다. 정말 좋았습니다. 제 성화에 아내도 옆에 앉아서 중반 이후를 함께 봤습니다. 말러의 음악을 다 좋아하지만, 그 중에서도 2번을 특히 더 사랑합니다. '다 좋아한다'라고 말하긴 아직 자격 미달이긴 합니다. 8번 '천인 교향곡'과 '대지의 노래'는 아직 그 진가를 제대로 느낀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죠. 멀지 않아 그 음악들에도 깊이 들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만... 베를린 필의 상임 지휘자인 사이먼 래틀의 말러 연주를 다 감상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2번은 래틀의 장기라고 할 수 있죠. 그가 지휘자의 길로 들어서게 된 계기도 어렸을 때 2번 연주를 보고 깊이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 더보기
사이먼 래틀 - BPO의 말러 사이클: 교향곡 제5번 실황 4월7일.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디지털콘서트홀 실황. 이번에도 혹시? 하고, 높은 수요에 따른 네트워크 접속 장애를 각오했으나 놀랍게도 아무런 문제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아주 흥미진진하게 즐겼다. 좋은 연주. 사진으로 그날의 감동을 다시 한번... 5번 도입부 자막. 역시나 구선생님 특기대로 장송 행진곡으로 문을 연다. 말러에 대한 래틀 경의 해설. 그가 어린 시절을 보낸 리버풀에서, 그것도 1960년대에 정기적으로 말러 연주회가 열렸었다는 충격적인 얘기를 전한다. 그리고 그것이 그의 지휘자 꿈을 부추겼다는 것도... 베를린필의 트럼펫 수석중 한 분인 가보르 타르코비 (Gábor Tarkövi) 씨가 그 유명한 트럼펫 서주를 장식한다. 빠라바바밤~ 믿거나 말거나, 이 때의 소릿결과 질감이, 전체.. 더보기
침묵의 소리, 침묵의 감동 '침묵이 금'이라는 말의 적실성은, 거의 누구나 나이가 들면서 깨닫는다. 말 실수로 크고 작은 봉변을 치르거나 스스로 부끄러운 경험을 자꾸 되풀이하면서, '침묵'이 어떤 때늦은 변명이나 해명보다 더 유용하고 유효함을 발견하는 것이다. 하지만 침묵의 소리라? 침묵의 아름다움, 그것도 더할 수 없는 [極] 아름다움이라고? 나는 그 한 사례를 클래식 음악에서 가끔 확인한다. 오늘도 그런 순간을 잠깐 확인하는 행운을 누렸다. 사이먼 래틀 경과 베를린 필이 연주하는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제4번. 크리스틴 쉐퍼 (Christine Schäfer, 소프라노)가 4악장 천국의 삶을 아름답게, 조금 과장하면 '천상스럽게' 노래하고, 교향곡은 말러스럽지 않게, 조용히, 마치 잠들듯 마무리된다. 래틀 경은 마지막 여운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