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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

습관의 힘 여러 달 전, 집 근처 키스 로드(Keith Road)를 뛸 때 찍은 사진. 이 때도 제법 많은 비가 내렸다. "밴쿠버에 오래 살면 오리발이 될 거야." 밴쿠버 직장에 출근한 첫날, 한 동료가 던진 농담이다. 밴쿠버가 그만큼 비가 잦고 축축한 동네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올 겨울은 건조한 편이다. 밴쿠버 인근의 스키장 세 곳- 마운트 시무어, 그라우스, 사이프러스 -은 눈이 없어 난리다. 코스의 절반도 채 열지 못한 상태란다. 심지어 눈 많기로 유명한 휘슬러조차 누적 적설량이 채 1m가 안된다고 했다. 보통 이맘때면 족히 4~5m는 되는 산간 지역이 그러니 울상을 지을 만도 하다. 1월이 열리면서 정상 기후를 보여주려는 걸까? 이번 주 내내 비가 내렸다. 다음 주까지 이어지리라는 예보다. 물론 가봐야 알지.. 더보기
물난리 어렸을 때 본 만화가 종종 떠오른다. 제목도 기억나지 않고, 작가가 고우영이었는지 이두호였는지, 아니면 다른 누구였는지도 그저 아득할 따름인데, 초능력을 가진 세 남자 - 형제 사이였던가? - 의 이야기였다. 이들은 각각 바람, 불, 그리고 물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었는데, 그 중에서 가장 강력한 이는 결국 물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었다. 올해 유독 그 생각이 자주 났다. 물의 위력, 아니 공포를 느끼게 하는 사건 사고가 유난히 많았던 탓이다. 지난 6월에는 알버타주 남부가 사상 초유의 물난리로 큰 낭패를 보았다. 미국과 접경한 소읍 하이리버는 거의 동네 전체가 물속에 잠겼고,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로키산맥 근처의 캔모어와 밴프도 홍수로 큰 피해를 당했다. 그런가 하면 알버타주에서 가장 큰 도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