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영 썸네일형 리스트형 김훈의 <黑山> "저녁에 빛들은 수평선에 내려앉았다. 수평선은 눈동자 속의 선이고 물 위의 선이 아니라는 것이 물가에서는 믿기지 않았다. 시야의 끝에서 물과 하늘이 닿는 허상이 펼쳐졌으나, 닿아 있는 자리에서 물과 하늘 사이는 비어 있어서 수평선은 아무런 선도 아니었고 그 너머에 또 다른 수평선이 지나갔다." 김훈의 소설 (학고재)을 읽었다. 한국에 한 달 남짓 다녀 온 후배 편에 구했다. 그 내용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저 ‘김훈’이라는 이름을 보고 부탁했다. 김훈은 글쓰기와 글읽기에 관한 한 나의 우상이다. 김훈에게 빠져든 것은 고등학교 시절이다. 시골 집에서 아버지가 한국일보 지국을 했는데, 지국이라지만 새벽마다 트럭이 집앞 길가에 던져놓고 가는 신문 한 더미가 전부였다. 동네도 크지 않았지만, 한국일보 독자도 그..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