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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

움직이는 속도가 더딜수록 길에 대한 느낌도 더 각별하고, 제각기 다른 길의 매력도 더욱 절실히 감지하게 되는 것 같다. 차로 달릴 때보다는 자전거로 달릴 때, 자전거를 탈 때보다는 뛸 때... 일요일인 오늘은 장거리 달리기를 하는 날인데, 지난 몇 주 동안 15-16 마일을 넘어선 적이 없다. 피로하고 버겁다는 느낌을 떨치기 어렵다. 아마 자전거 타기의 여파가 아닐까 추측만 할 뿐이다. 오늘은 달리는 코스를, 여느 때보다 유독 더 즉흥적으로 결정했다. 왼쪽, 오른쪽, 유턴... 그렇게 만난 길들만 모아 봤다. 집에서 나와 린 계곡 트레일을 타고 내려와 - 그 사진은 그간 많이 찍어서 따로 담지 않았다 - 바다와 가까운 차도로 방향을 잡았다. 여기는 'Cotton Road'라는 데다. 최근 길을 정비해 자.. 더보기
달리기...깊어가는 새알밭의 가을 월요일이지만 출근하지 않았다. 재택 근무다. 아내가 에드먼튼의 글렌 로즈 병원에서 하는 오티즘 관련 강좌를 들으러 가 있는 동안 내가 성준이와 동준이를 건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건사'라고 해야 하교하는 아이들을 마중나가는 일, 아내가 다 준비해둔 점심을 데우는 일, 그리고 아내를 데리러 병원에 가는 일 정도니까 사실 별로 내세울 일도 아니다. 시간이 어정쩡해 아침 10시쯤 동네 근처를 달렸다. 마라톤을 뛴 지 일주일 남짓 지났으니 이제 슬슬 다시 본 궤도로 진입할 시기다. 첫 주는 팍 쉬고, 둘째 주는 평소 주행 거리의 30% 정도, 셋째 주는 60-70%, 그리고 넷째 주부터 정상 수준으로 복귀하는 게 마라톤 이후의 '회복의 정석'이다. 지난 토요일에 6마일 정도를 뛰었고, 일요일 하루를 쉬었다. 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