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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

시사인에 실린 엄마의 동준이 이야기 “동준아 ‘아~’해봐. 아~”“……..”“엄마 입 보고 따라 해봐. 아~~”“……..”“이렇게.. 아~~, 아~~”“………….아….” “…… 아빠! 동준아빠! 우리 동준이가 말을 했어!” 아이가 소리를 따라내기 시작한 건 만 네살이 지나서부터였다. 우리 가족이 캐나다로 이민한지 1년반 남짓한 시간이 흘렀을 때다. 10년이 지난 지금, 내 무릎에 앉아 처음 ‘아~’ 소리를 따라했던 그 아이는 6척 장신의 고등학생이 되었다. 하지만 동준이의 언어능력은 여전히 유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내 아이는 흔히 ‘자폐증’이라고 알려진 오티즘(Autism)이라는 전반적 발달장애를 갖고 있다. 돌이 지나고부터 동준이는 아주 작은 소리로 “맘마” “엄마” “딸기” 라는 말을 했지만, 그걸 들어본 적은 도합 열 번도 채 .. 더보기
과잉 표현의 시대 과공비례(過恭非禮), 라는 말을 좋아한다. 지나친 공손(恭遜)은 오히려 예의(禮儀)에 벗어난다는 뜻인데, 그 말을 요즘처럼 자주 떠올린 적도 드문 것 같다. 그만큼 지나친 공손, 아니, 더 정확히 말해 위장된 거짓 예의, 공치사가 많아졌다는 뜻이고, 그만큼 서로에 대한 예의와 존중의 마음은 도리어 더 줄었다는 뜻으로 나는 해석한다. '너무'라는 말이 너무 남용되고, 뜻하지 않게 방구들이나 물이 존대어의 대상이 되고 - 이 방이 따뜻하십니다, 이 물이 시원하십니다 - 좀 예쁘장하다 싶은 연예인은 예외 없이 여신 몸매가 되고, 그저 그런 유행가 몇 곡 히트시켰던 가수는 전설이 되고 '국민 가수'가 된다. 좀 인기를 얻는다 싶으면 국민 여배우에 국민 할배, 심지어 국민 이모다. 너도 나도 국민 MC에 국민 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