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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다

바람아 멈추어 다오 밴쿠버 아일랜드 주변에는 이처럼 자잘한 섬들이 참 많다. 그 섬들에 자리잡은 아담한 집, 목장, 농장, 작은 개인 선착장, 소규모 골프장처럼 보이는 목초지 따위를 보노라면, 자연스레 '저 섬에 가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침 섬들 사이로 BC 페리가 지나간다. 삶과 죽음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혹은 사라져 버리는 듯한 느낌을 문득 가질 때가 있다. 그저 발 한 번 잘못 디디면, 심지어 고개 한 번 잘못 돌려도, 혹은 몇 초 간의 몽상에 마음을 빼앗기는 것만으로 삶이 죽음으로 표변할 수 있다는 섬뜩한 깨달음과 만날 때가 있다. 지난해 7월 자전거를 타고 귀가하다 트럭에 부딪혀 인도로 날아가던 순간이 그랬다. 그리고 지난 수요일, 빅토리아 당일 출장을 마치고 수상비행기로 돌아오던 길에 또 그런 느낌을.. 더보기
正名...이라고? 한국경제연구원 산하 사회통합센터라는 데에서 이런 제안을 내놓았다. 여기에 열거된 '종전 명칭'과, 그것을 대체할 용어로 제세된 '변경 제안'을 보면서, 착잡했다. 무엇인가가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느낌을 떨치기 어려웠다. 위선, 왜곡, 은폐, 가증 따위의 말들이, 마치 비누방울처럼 머릿속에서 보글보글 피어 올랐다. 요즘 직장에서 동료들과 자주 하는 은유법 'Put the cart before the horse'라는 말도 상기되었다. 말 앞에 수레를 놓으면 수레가 가나. 그러니 앞뒤 순서를 틀리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멀리 갈 것도 없이, 한국경제연구원이라는 데가 재벌, 아니, 이들 표현에 따르면 '대기업집단'의 산하 단체라는 점을 떠올리면 이 제안이 처음부터 떠안을 수밖에 없는 한계는 명백하다. 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