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 표현의 시대
과공비례(過恭非禮), 라는 말을 좋아한다. 지나친 공손(恭遜)은 오히려 예의(禮儀)에 벗어난다는 뜻인데, 그 말을 요즘처럼 자주 떠올린 적도 드문 것 같다. 그만큼 지나친 공손, 아니, 더 정확히 말해 위장된 거짓 예의, 공치사가 많아졌다는 뜻이고, 그만큼 서로에 대한 예의와 존중의 마음은 도리어 더 줄었다는 뜻으로 나는 해석한다. '너무'라는 말이 너무 남용되고, 뜻하지 않게 방구들이나 물이 존대어의 대상이 되고 - 이 방이 따뜻하십니다, 이 물이 시원하십니다 - 좀 예쁘장하다 싶은 연예인은 예외 없이 여신 몸매가 되고, 그저 그런 유행가 몇 곡 히트시켰던 가수는 전설이 되고 '국민 가수'가 된다. 좀 인기를 얻는다 싶으면 국민 여배우에 국민 할배, 심지어 국민 이모다. 너도 나도 국민 MC에 국민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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