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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공비례

과잉 표현의 시대 과공비례(過恭非禮), 라는 말을 좋아한다. 지나친 공손(恭遜)은 오히려 예의(禮儀)에 벗어난다는 뜻인데, 그 말을 요즘처럼 자주 떠올린 적도 드문 것 같다. 그만큼 지나친 공손, 아니, 더 정확히 말해 위장된 거짓 예의, 공치사가 많아졌다는 뜻이고, 그만큼 서로에 대한 예의와 존중의 마음은 도리어 더 줄었다는 뜻으로 나는 해석한다. '너무'라는 말이 너무 남용되고, 뜻하지 않게 방구들이나 물이 존대어의 대상이 되고 - 이 방이 따뜻하십니다, 이 물이 시원하십니다 - 좀 예쁘장하다 싶은 연예인은 예외 없이 여신 몸매가 되고, 그저 그런 유행가 몇 곡 히트시켰던 가수는 전설이 되고 '국민 가수'가 된다. 좀 인기를 얻는다 싶으면 국민 여배우에 국민 할배, 심지어 국민 이모다. 너도 나도 국민 MC에 국민 오.. 더보기
모창 가수들의 경연이 ‘위대한 성전’이라고? 과공비례(過恭非禮), 지나친 공손은 오히려 예의에 벗어난다는 뜻이다. 한국의 TV 프로그램들을 보면서,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이른바 ‘페친’(페이스북 친구)들의 인삿말이나 칭찬, 댓글들을 보면서 그 사자성어를 수없이 떠올린다. 주부님, 고객님처럼 아무데나 ‘님’을 붙여대는 존대 과잉병이나, 이 방이 따뜻하십니다, 이 쪽이 시원하십니다 따위의 비문 남발병은 더 이상 잘못이나 실수가 아니라 마치 당연한 일상적 표현으로 굳어진 것처럼 보인다. 요즘 즐겨 보는 예능 프로그램 중에 ‘히든 싱어’라는 것이 있다. 유명 가수를 모창하는 사람들을 데려다 경쟁을 시키는 프로그램인데, 방청객들의 연출된, 좀 과장된 ‘리액션’과, 결과 발표를 질질 미루는 전현무의 유치하고 짜증스러운 진행 방식이 가끔 거슬리긴 하지만 그 나름.. 더보기